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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과 기의 정의

1편 입문 2장 음양 1절
[과학도가 본 명리학 5]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자] 모든 천간과 지지는 음기와 양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의 순환으로 세상의 모든 존재가 생주이멸*을 이어가게 된다. 명리학은 음기(陰氣)와 양기(陽氣)로 시작하는 학문이다. 우선 음기 양기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어서 그 근원인 음양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기의 물리적 의미

 

수분이 증발하여 구름이 되는 것을 태양이 작용한 양기라 하고 이것이 비가 되어 내리는 것을 땅이 작용한 음기라고 했다. 이것을 물리적으로 표현하면 “수분을 하늘로 올라가게 한 양기는 태양의 열에너지가 한 일이고 비가 되어 내리게 한 음기는 지구의 중력에너지가 한 일이다. 여기에서 “음기 양기는 상반된 방향성을 갖는 에너지”임을 알 수 있다. 두 에너지는 서로 반대 방향의 운동성을 갖기 때문에 결국 순환하는 에너지가 된다. 이처럼 자연계의 기는 물리적으로 충분히 설명되는 일종의 에너지이다. 신비하거나 영적인 기운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이 정의된다.

 

음기와 양기의 정의

 

음기 : 양기를 끌어 들이거나 내리려는 에너지 (양기를 흡수 수렴 수축 저장시키는 에너지)

양기 : 음기를 밀어 내치거나 올리려는 에너지 (음기를 발산 팽창 확장 소모시키는 에너지)

 

우리가 현상계에서 실제로 확인하는 것은 대부분 양기를 머금고 있는 물질을 음기가 내리거나 음기를 머금고 있는 물질을 양기가 올리거나 하는 일이기 때문에 위의 정의가 다소 혼동될 수 있으나 매개체인 물질보다 그 안의 에너지를 보아야 더 넓게 음기, 양기를 이해할 수 있다. 많은 경우 음기 양기는 여러 종류의 에너지가 복합되어 있다. 위의 경우도 주 에너지원은 태양력과 중력이지만 양기에는 부력, 음기에는 냉기 등이 추가되어있다.

 

음양의 정의

 

음과 음기, 양과 양기는 물리적으로 확연히 다른 개념이다.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우선 물리학이 정의하는 일의 개념부터 살펴보자. 서구에선 주로 말의 힘(마력)으로 일을 해왔다. 우리도 말이나 소가 힘을 써서 물건을 이동시키면 일을 했다고 한다. 18세기 초 뉴튼이 일은 힘과 움직인 거리의 단순 곱임을 밝혀낸다. 이를 수식화하면 일 = 힘 x 이동거리. 이것이 뉴튼 역학(力學)의 기초 법칙이다.

 

다음은 에너지의 물리적 의미를 알아보자. 에너지 하면 우리는 열에너지를 떠올린다. 19세기 초 프랑스의 카르노가 열에너지의 역학적 의미를 알아낸다. 예컨대, 석탄을 태우면 열에너지가 발생한다. 이것으로 물을 끓이면 수증기를 얻고, 이 수증기의 활동성 곧 운동에너지가 피스톤을 움직이고 피스톤의 운동이 쇠 바퀴를 돌려서 말보다 몇백 배 강력한 철마를 달리게 하니 결국, 열에너지가 일을 한 것이다. 이상에서 뉴튼이 정의한 일과 카르노가 밝힌 에너지는 같은 것을 다른 측면에서 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기의 물리적 의미와 뉴튼, 카르노가 밝혀낸 바를 수식화하면, “기 = 순환하는(방향성이 상반된) 에너지 = 일* = 힘* x 이동거리”가 된다. 이 수식을 관념적으로 음미해 보면, 기는 벡터적인 힘이 그 근원임을 알 수 있다. 명리서에 양기는 양에서 음기는 음에서 근원 한다고 하였으니 결국, 음양은 방향이 서로 반대인 힘이다. 이제 자연계의 음양도 물리적으로 명료한 개념이 되었다.

 

 

음은 양을 내리려는 힘이고 양은 음을 올리려는 힘

 

만약 이 정의에 무언가 무리한 점이 있다면 이 정의를 가설로 여겨도 좋다. 그러나 음양을 힘으로 정의하는 것이 명리학의 제반 원칙이나 주제들을 기존의 정의보다 더 잘 설명하는 것이 입증되면 이 가설은 정설이 된다. 현대 과학은 가설을 세우고 이를 귀납*적으로 증명하는 방식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기존의 명리서는 음양을 과정 또는 운동과정으로 정의하였는데 음양이 자연계의 현상이니 물리적으로 좀 더 확실한 표현이 필요하다. 또한, 음기ㆍ양기를 이런 과정이 만드는 운동에너지라 함은 여러 종류의 에너지를 포괄하는 음기ㆍ양기의 정의로 덜 적합하다. 음양을 과정 대신 힘이라고 정의하고 음기ㆍ양기를 벡터적인 에너지라 할 때 그들의 관계는 더 명확해진다.

 

 

음기와 양기의 특성

 

이중성 - 음기, 양기는 함께한다. 음기가 있으면 반드시 양기도 있다.

대립성 - 하나의 사건 또는 현상에는 상반된 성질을 가진 음기와 양기가 맞물려 있다.

역동성 - 음기건 양기건 주도하는 기의 모습을 보이며 순환한다.

 

 

 

음양의 구분

 

 

 

반 론

 

뉴튼 역학은 초미시,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물질의 운동 상태를 설명하지 못한다. 이러한 운동 상태를 기술하는 역학을 양자 역학이라고 하며, 이 세계를 보려면 전자 현미경이 있어야 한다. 양자적 세상은 우리가 경험하는 일상의 세계와 판이하다. 미래와 과거가 뒤섞이고 같은 물질이 여기에 있고 동시에 저기에도 있다. 시공도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도 모두 두서가 없고 뒤죽박죽이다. 양자적 세상의 음양은 어떨까? 구태여 뉴튼 역학에 기초한 필자의 음양론은 쓸모없을 것이다.

 

 

<낱말풀이>

* 생주이멸(生住異滅) : 생겨나고 머무르며 변하다 사라짐을 뜻하는 말

* 에너지의 단위는 calorie=cal, 일의 단위는 jule=J 이며 실험 결과 1cal는 4.185J의 일을 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 일, 힘 : 뉴튼 역학의 물리량을 크기만 갖는 스칼라(scalar)량과 크기와 방향성 둘 다 갖는 벡터(vector)량으로 나눈다. 물리량의 방향성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들어, 방향이 같은 힘을 합치면 두배의 힘이 되지만 반대인 경우는 0이 된다. 힘이나 힘을 써서 한 일 등은 벡터량 이며 질량, 넓이 길이 처럼 크기만 있는 양은 스칼라량이다. 속력이 대단하다고 말할 때의 속력은 벡터, 시속 100킬로라고 할 때의 속도는 스칼라가 되겠다. 음 양이나 음기 양기는 모두 벡터량이다.

* 귀납 : 개개의 특수한 사실, 원리에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명제나 법칙을 유도해 내는 것.

* 길항(拮抗) : 결과를 상쇄하는 방향성이 반대인 두 인자. 인체의 경우,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작용이 좋은 예이다. 인체는 이 같이 상반되는 작용으로 항상성을 유지한다.

 

 

※ 이어지는 연재는 ‘기의 생물학적 실체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