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산과 들의 신록이 그 어떤 꽃보다도 아름다운 계절이다. 일본도 그렇다. 이러한 신록의 계절에 알록달록한 모형 잉어가 펄럭이는 장관과 마주친다면 어떨까? 이것이 이 계절에 일본에서 볼 수 있는 ‘고이노보리 (鯉のぼり)’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아하 그 계절이구나’라고 하겠지만 이러한 일본의 관습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신기한 모습’ 일 것이다.
5월 5일은 한국에서는 어린이날이다. 일본도 어린이 날이라고 해서 (고도모노히 , 子供の日)’라고는 하지만 일본은 이날을 ‘탄고노셋쿠 (端午の節句 )’라고 해서 ‘남자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하는 풍습이 있다.(여자아이들은 3월 3일의 히나마츠리가 있다) 이날은 형형색색의 모형 잉어를 띄우는데 이를 ‘고이노보리’라고 한다. 고이는 잉어요, 노보리는 띄우다, 위로 올리다라는 뜻으로 예전에는 남자 아이가 있는 집 앞에 긴 장대 끝에 모형잉어를 매달아 놓았다. 그러나 도회지 아파트 등에 사는 생활에서는 모형 잉어 장식을 하기 어렵다. 그래도 가끔은 집앞에 장식을 하는 집도 있다. 그럼 왜 모형 잉어를 뛰우나?
중국 《후한서 (後漢書)》에 보면 황하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 용(龍)이라 불리는 폭포가 있었는데 이 폭포를 향해 수많은 물고기가 뛰어오르려고 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잉어란 놈만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잉어를 입신출세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전해지는데 일본에서도 잉어는 입신출세와 건강의 상징으로 믿어왔다.
5월 5일은 단오이기도 하여 일본에서는 에도시대 (江戶時代.1603-1868)에 무사집안에서 아들이 ‘덕천가강 (도쿠가와이에야스)’ 같은 씩씩한 장수가 되라는 뜻에서 모형 잉어 장식을 한데서 유래한다. 그러니까 단오 명절(端午の節句)을 어린이날로 활용했다고나 할까? 현대에 와서는 어린이날(子供の日), 단오명절((端午の節句), 잉어띄우기 (鯉のぼり)가 모두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무렵이면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던 갑옷과 투구 등을 현관에 장식으로 걸어두고 아이들에게 은근히 조상의 위업을 본받도록 하는 풍습이 있다. 이때 쓰는 인형을 특별히 ‘5월인형(五月人形)’이라 부른다. 언뜻 보면 단순한 어린이날 같아 보이지만, 사내아이의 건강과 입신출세를 비는 5월 5일은 현대를 살아가는 일본인들에게 새삼 전통을 뒤돌아보는 날이기도 하다 .
참고로, 한국의 어린이날은 1919년 3ㆍ1만세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드높이고자 1923년 방정환을 포함한 일본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축이 되어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다. 그 뒤 1927년, 날짜를 5월 첫 일요일로 바꾸었고 광복 이후에는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