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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오월의 붉은 숨결로 피어난 ‘작약’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오월의 붉은 숨결로 피어난 ‘작약’

 

                                                       - 이윤옥

 

오월의 꽃 너는 화왕(花王)의 곁을 지키는

화상(花相)의 기개로

꺾이지 않는 지조를 품고 송이송이 피어났구나

 

일제가 민족의 정기를 끊으려

철길로 마당을 가른

안동 임청각의 서글픈 담장 너머로

기어이 고개 내밀어

붉게 터지는 저 꽃망울을 보아라

그것은 가산을 모두 바치고

만주로 떠난 열사들의 지조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아낌없이 흘린 숭고한 피다

 

어디 그뿐이랴!

뜨거운 영혼의 핏빛 꽃은

의성 땅 골짜기마다 깊게 스며들어

<작약에서 피어나는 의로운 향기>로 오늘날 다시 피어났도다

 

영종도 앞바다 ‘물치도’의 서러운 이름 ‘작약도’

백 년의 세월 동안 ‘작약도’라 불린 그 섬의 이름은

또 어떠하냐!

 

그러나 보아라

마침내 제 이름을 찾은 푸른 바다 위로

독립의 제단에 바쳐진 붉은 영혼들이

오월의 바람을 타고

찬란한 꽃잎 되어 흩날리고 있지 않느냐!  

 

<작약꽃에 담긴 역사와 독립운동의 발자취>

 

* 모란이 화상(花相)으로 불리는 까닭

역사적으로 궁궐과 사대부가는 모란을 꽃의 왕인 '화왕(花王)'으로, 작약은 임금을 보필하는 정승이라는 뜻의 '화상(花相)'으로 불렀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와 의병들의 정승 같은 기개는 작약의 이 이름과 닮아있다.

 

* 임청각의 붉은 지조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성지이자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인 임청각에는 해마다 오월이면 작약꽃이 피어난다. 일제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이 가문의 정기를 꺾겠다며 마당 한가운데로 철길을 내어 집을 반토막 냈다. 훼손된 아픈 역사의 현장 속에서 피어나는 붉은 작약꽃은 가산을 모두 바치고 만주로 떠난 열사들의 꺾이지 않는 지조를 상징한다.

 

*의성 항일투쟁과 의로운 향기

경상북도 의성군은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호국의 고장이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은 의성 지역의 항일투쟁 사적지를 소개하는 역사 여행 에세이 《작약에서 피어나는 의로운 향기》를 펴냈다.  의 성의 대표 작물이자 오월에 활짝 피는 작약꽃을 꺾이지 않는 독립운동가들의 의로운 정신에 비유한 책이다.

 

* 물치도의 아픔과 작약도 유래

물치도는 조선시대에는 강화 해협의 거센 조류를 치받는 섬이라고 해서 물치도(勿淄島)라 불렸다. 1893년 펴낸 ‘청구도’를 비롯하여 ‘대동지지’, ‘대동여지도’, ‘동지도’, ‘경기고지도첩’ 등에는 물치도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1919년에 제작된 지도에는 작약도(芍藥島)라는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는 일본인 화가가 섬을 사들인 후에 이 섬의 형태가 마치 ‘작약꽃 봉우리 모양이 생겼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인천광역시 동구는 일본식 지명을 옛 지명으로 복원하는 차원에서 지명 변경 작업을 추진하여 2020년 국가지명위원회에서 물치도로 최종 확정되었다.  《다음백과사전》

 

<참고로 모란과 작약의 차이는?>

두 꽃은 서로 비슷하지만 다른 꽃이다. 모란(牡丹, 목단이라고도 함)은 겨울에도 줄기가 살아남는 나무이고, 작약(芍藥)은 겨울에 줄기가 시들어 뿌리만 남는 식물이다. 꽃피는 시기를 보면, 모란은 4월 말에 윤기 없는 오리발 모양 잎과 함께 먼저 피고, 작약은 5월에 윤기 나는 길쭉한 잎을 올리며 뒤이어 꽃이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