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슬옹 교수] 지난 30여 년 동안 대학생과 대학원생, 직장인을 대상으로 문서 작성 글쓰기 강의를 해오면서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학습자 대부분(거의 다)이 컴퓨터 문서 작성기인 ‘한글오피스(아래아한글)’이나 MS워드의 '스타일' 기능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비율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타일 기능을 적용하지 않은 문서는 엄밀히 말해 '문서'라 할 수 없다. 이는 마치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원고지 쓰는 법을 모르는 것과 같다. 기본 중의 기본을 놓치고 있는 셈이다.
비효율의 악순환
그렇다면 이 '스타일 기능'이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문서의 서식을 미리 정의해 두고 한꺼번에 적용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제목 1', '제목 2', '본문' 등의 스타일을 만들어 두면, 클릭 한 번으로 해당 서식이 자동 적용된다.
한컴오피스에서는 '문단 모양'과 '글자 모양'을 조합한 '스타일'을 등록할 수 있고, MS워드에서는 'Styles' 기능으로 같은 작업이 가능하다. 이를 활용하면 수십, 수백 쪽의 문서라도 차례가 자동으로 생성되고, 제목 번호가 자동으로 매겨지며, 전체 서식을 한 번에 변경할 수도 있다. 이를 모르면 학위 논문의 차례를 수동으로 만들 때 한 시간 이상 걸린다(표 차례 포함). 스타일 기능을 이용하면 2, 3초면 되는데 엄청난 시간 낭비인 셈이다.
이처럼 스타일 기능을 모르면 문서 작성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짧은 문서는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지만, 긴 문서의 경우 작업 시간이 몇십 배까지 늘어난다. 차례 생성, 쪽 번호 매기기, 일관된 서식 적용 등 모든 작업을 수동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문서 작성 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학생들은 과제와 논문을, 직장인들은 보고서와 기획서를 끊임없이 작성해야 한다. 그런데 정작 이 기본 도구를 기술한 국어 교과서는 전혀 없고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교육의 근본적 문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수많은 글쓰기 교육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왜 글쓰기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라 할 수 있는 컴퓨터 문서 작성법은 가르치지 않는 걸까? 우리 교육은 여전히 종이 시대에 머물러 있다. 내용과 형식, 창의성과 논리성에 대해서는 강조하면서도, 정작 그 결과물을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방법은 외면하고 있다. 이는 훌륭한 요리법을 알면서도 칼 쓰는 법을 모르는 것과 같다.
흥미롭게도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로는 아래아한글의 스타일 적용이나 자동 차례 생성 기능을 완벽히 구현할 수 없다. 아무리 발전한 인공지능이라도 사람이 직접 설정해야 하는 영역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더욱 시급한 것은 학생들에게 이런 기본 기능을 제대로 가르치는 일이다.
교육이 진정 학생들의 미래를 준비시키는 것이라면, 당장 현실에서 필요한 기술부터 가르쳐야 한다. 화려한 이론보다 실용적인 기능이, 추상적인 개념보다 구체적인 도구 사용법이 더 절실할 때가 있다. 문서 작성 프로그램의 기본 기능 교육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작은 변화지만, 학생들의 학습 동
안 변하지 않은 이 현실을 이제는 바꿔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