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어젯밤 11시, 공항에서 수하물을 찾아서 다행이다. 아침 식사 뒤 8시 30분 호텔 체크아웃하고, 대원 6명과 셰르파(가이드) 2명이 14인승 승합차를 타고 카트만두에서 출발하였다. (포터 3명은 어제 출발) 출근길 도로에 오토바이와 차량이 뒤엉켜 혼잡한 데다 곳곳에 도로가 파손되어 차량이 심하게 흔들렸고, 빵빵대는 경적까지 더해져 정신이 없다. 도로에는 먼지와 매연이 날려 시민들의 건강이 걱정스럽다.
40여 분을 달려 북쪽 산악지대로 접어들면서 해발 1,900m까지 점점 높아지는데, 아래를 내려다보면 깎아지른 듯한 다랑논과 밭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다. 산 아래의 식생은 열대우림인데, 고도를 올리면서 사계절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멋진 풍광이다. 한쪽에서는 추수하여 곡물을 말리고 있으며, 벚꽃, 밤꽃 등 이름 모를 꽃들도 만발하였다. 야자수 나무 뒤편으로 멀리 구름 위로 하얀 설산과 빙하수가 넘쳐흐르는 계곡이 보이는데, 이 수직적인 비현실적 광경에 참으로 묘한 느낌이 든다.
늙은 아주머니가 힘겹게 무거운 짐을 머리에 메고 걸어가고, 벼랑 끝 손바닥만 한 밭에서 일하는 농부, 가파른 절벽에서 염소나 양을 치는 목동까지…. 척박한 환경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럽다. 헐벗고 가난하게 살아도 이들의 순수한 미소가 너무 아름답고 행복해 보였다. 호사스러운 여행객인 나는 부끄럽다. 화려한 옷과 비싼 장비와 셰르파를 동행하여 거들먹거리는 걸음걸이, 허여멀건 내 꼬락서니를 저들이 볼 때 얼마나 우스꽝스럽게 생각할까 싶다. 나를 깊이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길가에 있는 휴게소 같은 식당에서 '달밧(쟁반 백반)'으로 점심을 먹고, 차는 해발 500m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2,150m까지 고도를 올린 뒤 굽이굽이 절벽을 돌아내린다.
산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은 산 중턱 해발 1,500m에서 2,000m 사이에 계단식 논과 밭을 일구며 수직으로 마을을 이루어 사는데, 남향이라 설산의 찬바람도 막아주고, 따뜻하여 농사가 잘되는 것 같았다. 밭의 아래와 위쪽까지 고도차가 어림잡아 300~500m에 달해 농사짓기가 매우 힘들 것 같은데도, 농토를 잘 일구어 놓아 유채꽃이 활짝 피었다. 그래도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에 안타까웠다.
멀리 차창 밖 풍경은 너무 아름답지만, 도로 곳곳에 산사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약 6시간을 달려 마지막 열두 구비 내리막길을 내려오니, 마침내 이번 트레킹의 기점 마을 샤브루베시(Syabru Besi, h 1,420m)에 도착하였다.
우리가 묵을 '올드나마스테 호텔'에 짐을 풀고 마을 구경에 나섰다. 산비탈 언덕에 부처님이 앉아 계셔, 오솔길과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 보았다. 룽다(돌무더기)와 타르초(오색 깃발)가 바람에 휘날리고, 부처님은 마을을 묵묵히 내려다보며 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사람들의 안녕과 축복을 빌어주는 것 같았다. 이곳을 한 바퀴 돌면서 내려다보니 마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어둠이 내리는 계곡에 빙하수가 휘감아 돌아 내면서 굉음을 울리며 무섭게 흘러간다. 하산하여 호텔 식당에서 계란볶음밥을 먹었는데 맛있었다.
밤이 되니 산속이라 별로 할 일도 없고 피곤하여 일찍 자리에 누웠다. 숙소 아래로 계곡물이 여울을 이루어 흐르는 소리가 마치 폭포수가 쏟아지는 것처럼 시끄럽다. 이름만 호텔이지 시설은 엉망이다. 유리창으로 바람이 들이쳐 추워서 침낭을 꺼내 덮었다.
※ 나는 내일 대원들과 헤어져 랑탕 계곡을 따라 걷기로 하였고, 대원 5명은 셰르파가온(h 2,500m) 코스로 가서 모레 랑탕빌리지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 고산병약 복용 도움말(Tip): 고산 지대에 진입하기 전, 하루 반 알이나 한 알 정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부작용은 손발이 저리는 증상이 있다. 물을 자주 마셔서 소변으로 약 성분과 노폐물을 배출해 주어야 한다. 반드시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