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합창단은 오는 8월 14일(금) 저녁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광복절 기념음악회 <눈물상자>를 연다. <눈물상자>는 대한민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국제 부커상 수상 작가인 한강의 작품을 원작으로, 박천휘가 작사ㆍ작곡을 맡아 새롭게 빚어낸 창작 합창음악극이다. 박천휘는 지난 25년 동안 뮤지 컬과 연극,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온 창작자로,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천 개의 파랑> 등 동시대 한국 소설을 무대 언어로 풀어낸 작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강 특유의 섬세하고 시적인 문장과 인간 내면을 조용히 응시하는 시선, 말로 다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결을 국립합창단의 목소리로 담아낸다. 박천휘의 음악은 아이와 눈물상자 아저씨, 할아버지가 지닌 서로 다른 감정과 서사를 따라 흐르며 문학 속 인물과 장면에 생생한 호흡을 불어넣는다. 문학과 음악, 연극적 표현이 어우러진 무대를 통해 소설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관객의 마음 깊은 곳을 어루만질 예정이다.
작품은 남들보다 쉽게, 자주 눈물을 흘리는 아이로부터 시작된다. 아이는 이른 봄 연두색 잎사귀와 햇빛에 반짝이는 이슬,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의 날개처럼 다른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풍경 앞에서도 눈물을 흘린다.
사람들은 아이가 우는 까닭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이는 ‘눈물단지’라 불리며 마을에서 외톨이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해 이른 봄날, 20년 동안 세상을 떠돌며 눈물을 모아온 ‘눈물상자 아저씨’가 아이 앞에 나타난다. 세상 모든 눈물의 색깔을 알지만 정작 자신의 눈물은 한 번도 흘려보지 못한 인물이다. 아이는 아저씨를 따라 난생처음 제 발로 마을 밖을 나서고, 세 개의 산을 넘는 길 끝에서 평생 울지 못해 온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이 작품에서 ‘눈물’은 단순한 슬픔의 표시가 아니다. 아이에게 눈물은 세상을 너무 깊이 느끼는 감각이며, 할아버지에게 눈물은 오랫동안 억눌려온 감정의 문이다. 눈물상자 아저씨에게 눈물은 세상을 떠돌며 끝내 찾고자 했던 자기 흔적이다. 여기에 오랜 침묵 끝에 마침내 노래하게 되는 ‘파란 새벽의 새’가 더해지며, 작품은 감정을 잃거나 표현하지 못했던 존재들이 서로를 통해 조금씩 자기 목소리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국립합창단이 이번 작품에서 주목하는 지점은 바로 ‘목소리’다. 눈물과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시대, 어느새 울 수 없게 된 사람들에게 합창은 혼자서는 꺼내기 어려웠던 마음을 함께 부르는 예술이 된다. 한 사람의 감정은 독창으로 시작되지만, 그것이 합창으로 번지는 순간 개인의 상처는 공동의 위로로 넓어진다. 국립합창단은 <눈물상자>를 통해 문장 속에 머물던 감정이 어떻게 목소리가 되고, 침묵하던 마음이 어떻게 음악으로 피어나는지를 무대 위에 섬세하게 펼쳐 보인다.
번 무대는 국립합창단 단장 겸 예술감독 민인기가 지휘를 맡고, 국립합창단과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아저씨 역에는 배우 김승대, 아이 역에는 배우 최은영, 할아버지 역에는 국립합창단 단원 베이스 길은배, 내레이션에는 배우 신소현이 출연한다. 여기에 작품의 본질을 입체적으로 구현할 연출과 음악적 구성, 합창의 밀도 있는 표현이 더해져 관객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국립합창단 광복절 기념음악회 <눈물상자>의 입장권값은 R석 5만 원, S석 3만 원, A석 1만 원이며, 예매는 예술의전당과 놀 티켓을 통해 할 수 있다. 관객을 위한 다양한 할인 혜택도 마련했다. 경로우대ㆍ문화누리카드 소지자ㆍ2006~2007년생 청년문화예술패스와 초ㆍ중ㆍ고등학생은 50% 에누리, 대학생과 국립합창단 유료회원은 40% 에누리, 문화릴레이ㆍ여가친화인증사 임직원은 20% 에누리 등 폭넓은 혜택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