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푸른 달밤
호수에 어리는 산과 나무들 (돌)
깊고 푸른 밤을 수놓는 별빛 (심)
잠 못드는 사람들의 뒤척임 (달)
이 밤이 가야 돌아올 님이여 (빛)
... 25.6.20.불한시사 합작시
삼십여 년 만에 다시 찾은 압록강은 여전히 말없이 흐르고 있었다. 끊어진 철교는 세월을 견디며 녹슬었지만, 강물은 예나 지금이나 쉼 없이 흘러간다. 명나라 이여송의 군대가 건너고, 왜군이 건너고, 또 중공군이 건넜던 그 강은 수많은 역사를 품은 채 오늘도 묵묵히 흐를 뿐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니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가 문득 떠올랐다. 변하는 것은 사람과 시대지만, 강은 모든 것을 품고 흘러간다는 사실만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강가의 풍경은 많이 변했다. 한때 낚시를 드리우던 위화도의 갈대밭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아파트와 붉은 벽돌집들이 대신하고 있었다. 마치 남쪽의 을숙도가 옛 모습을 잃어버린 것처럼, 강둑에는 나무 한 그루 없이 인공의 풍경만 길게 이어진다. 강 양안의 도시는 서로를 마주 보며 달라졌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 도시보다 더 멀어질 수도, 더 가까워질 수도 있다.
오늘 나는 제자가 건너간 강 위의 철길을 바라보았다. 다시 돌아올 수도 있고,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는 길이었다. 예부터 회자정리(會者定離)라 했듯, 모든 만남은 이미 이별을 품고 있다. 그래서 만남은 더욱 소중하고, 이별은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긴다.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을 약속했으니, 희망은 늘 세월을 기다리게 한다.
수풍댐 호수에는 오늘도 푸른 달빛이 고요히 내려앉았다. 지난해 함께 지었던 「푸른 달밤」 합작시의 시구가 문득 떠오른다. 산과 나무는 호수에 어리고, 별빛은 깊은 밤을 수놓으며,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달빛이 스며든다. 그러나 떠나간 사람은 함께 돌아오지 못하고, 오래된 추억만이 푸른 달빛처럼 호수 위에 조용히 머물러 있다. (26. 7. 11. 압록강변 단동에서 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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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한시사(弗寒詩社) 손말틀 합작시(合作詩) `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 ‘불한티산방’에 모이는 벗들 가운데서 시를 쓰는 벗으로 함께 한 시모임이다. 이들은 여러 해 전부터 손말틀(휴대폰)로 서로 합작시(合作詩)를 써 왔다. 시형식은 손말틀 화면에 맞게 1행 10~11자씩 4행시로 쓰고 있다. 일종의 새로운 정형시운동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