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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대서(大署), 너 자신이 더위가 되어라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26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두째인 대서(大署)입니다. 이때는 대개 중복(中伏) 무렵으로, 올해는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아 사람들은 무더위(물+더위)로 고생합니다. 장마 때의 이 후텁지근한 더위를 우리는 무더위 말고 찜통더위 또는 가마솥더위라고도 하지요. 그런데 장마가 지나면 습도가 낮은데 더위가 몹시 심해 이를 된더위, 마른 더위, 강더위라고 하며, 더 심해지면 불더위, 불볕더위가 됩니다. “염소 뿔도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더위가 가장 심한 때죠.

 

“쇠를 녹일 불볕더위에 땀이 마르지 않으니 가슴 헤치고 맨머리로 소나무 난간에 앉았노라. 옥경의 신선 벗이 나를 지성스레 생각해 주어 맑은 바람 한 줄기를 나누어 보내주었구려” 이 시에서 불볕더위가 쇠를 녹인다는 말은 한여름 더위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1940년에 펴낸 옥담 김위원(玉淡 金偉洹, 1864-1925)의 시문집 《옥담고(玉淡稿)》에 나오는 한시 ‘부채선물에 화답’입니다.

 

 

조선시대 옷을 훌훌 벗어 던질 수 없었던 선비들은 냇가에서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을 하거나 소나무 그늘이 진 정자에서 솔바람 맞으며 시를 읊는 것으로 더위를 피하기도 했습니다. 요즈음은 건강에 해롭다는 에어컨 바람으로 여름을 나기도 하지만 아무리 해도 더위를 극복하기가 어렵습니다. 9세기 동산양개 선사(禪師)는 ‘너 자신이 더위가 되어라.’라고 했다는데 그 말처럼 우리 자신이 ‘더위’가 되어 큰 더위 곧 ‘대서’와 마주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