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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월인천강지곡》, 세계기록유산에 꼭 등재되어야

서울역사박물관 아주개홀서 <월인 콘퍼런스 2026> 열려
김슬옹 교수, 한글이 한자를 넘어 주류문자가 되는 꿈을 꾸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하늘에 오른 그대는 달이 되고

즈믄 가람 위에 고이 내려앉아

물결마다 그대 얼굴 어리누나

 

노래를 지어 부르면

그대 들으실까

오백 곡 넘는 가락 속에

차마 못다 한 사랑이 넘치네”

 

이는 김슬옹 월인천강지곡 세계기록유산 등재 학술위원장이 어제 7월 22일 낮 1시에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아주개홀에서 열린 “월인천강지곡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학술대회” <월인 콘퍼런스 2026>에서 헌정, 낭송한 <즈믄 가람에 비친 달빛의 노래 셋 - 월인천강지곡 세종대왕의 노래> 시다.

 

 

박병천 월인천강지곡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장은 <월인 콘퍼런스 2026> 개회상에서 “《월인천강지곡》은 세계 최초의 자국 문자 금속활자본이라는 인쇄사적 가치를 비롯하여, 국보로서의 위상, 세종의 친제(親製)라는 저자의 위격, 한글 위주의 편찬, 한글 서체사(書體史)에서의 자리, 소장ㆍ전승의 내력, 찬불가(讚佛歌)로서의 종교ㆍ문화적 가치, 뛰어난 음악성 등 여러 분야에서 그 가치를 두루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미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훈민정음》 해례본에 버금가는 기록유산적 가치를 지닌 국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콘퍼런스는 객석 230개를 꽉 찬 청중으로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 없이 성황이었다. 행사의 시작은 박병천 등재추진위원장의 개회사가 있은 뒤 조상호 세종특별자치시장(박성수 경제부시장 대독)과 김영진 ㈜미래엔 회장의 환영사 그리고 김명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장과 윤재웅 동국대학교 총장(영상)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후 본격적인 <월인 콘퍼런스 2026>가 시작되었는데 맨 먼저 김주원 한글학회 회장의 <‘월인천강지곡’의 ‘월인천강’의 출전에 대하여>란 제목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되었다. 김주원 회장은 ‘월인천강지곡’의 세계기록유산으로서의 값어치와 등재의 의의로 진정성(불복장물), 희귀성, 대체불가능, 국보 지정(2017), 한글 창제 뒤 처음으로 만들어진 한글 가사집으로 국문학적 값어치, 한글을 크게 쓰고 한자를 작은 글자로 씀으로써 한글 주권의 의지를 보여 준 것 등을 꼽았다.

 

본격적인 주제발표는 나라 안팎 ‘월인천강지곡’ 5인 전문가들이 했다. 김문희 등재추진위원의 사회로 열린 제1발표 박병천 한국 경인교육대학교 명예교수의 “세종조 한글 금속활자체 형성과 《월인천강지곡》의 서체적 조형성 고찰”, 제2발표 일본 노마 히데키 전 도쿄외국어대학원 교수의 “언어 존재론이 《월인천강지곡》의 보편성을 조명하다”, 제3발표 인도 니르자 사마즈달 네루대학교 교수의 “석가모니 일대기를 노래한 불교 찬가 《월인천강지곡》”이 이어졌다.

 

그리고 김선희 등재추진위원의 사회로 제4발표 이탈리아 빈첸자 두르소 베네치아대학교 교수의 ”서양에서의 《월인천강지곡》 연구 동향과 구텐베르크 인쇄문화“, 제5발표 한국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장의 ”《월인천강지곡》의 국어사적 의의와 대중 확산 전략“으로 쉼 없이 달렸다.

 

 

 

특히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장은 발표에서 《월인천강지곡》 권상 제1장 앞면에 나타난 한자음 표기 전체를 대상으로, 가로ㆍ세로 길이가 확인되는 한글과 한자 28자(받침 있는 글자 17자, 받침 없는 글자 11자)를 실사 측정하여 두 문자의 크기 비율을 밝혔다.

 

김 교수는 ”받침이 있는 글자는 한글의 평균 넓이가 한자의 3.22배인데 견줘, 받침이 없는 글자는 2.60배에 그친다. 한자의 평균 크기는 두 집단이 거의 같으므로, 이 차이는 한자가 아니라 한글에서 비롯된다. 곧 받침이 결합하면 한글의 세로 길이가 늘어나(13.89㎜ : 12.49㎜) 글자 넓이가 커지고, 그 결과 한자 대비 비율도 함께 높아진다. 반면 가로 폭은 받침 유무와 관계없이 한자의 약 2배 안팎으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는 한글이 초성ㆍ중성ㆍ종성을 하나의 음절 단위로 모아쓰되, 받침의 결합 여부에 따라 세로 방향으로 글자 크기를 신축적으로 조정하는 운용 원리를 실측으로 보여 준다. 따라서 이는 한글이 한자보다 공식문자가 되는 꿈을 분명히 보여줬다.“라고 강조했다.

 

 

훈민정음 창제(1443)ㆍ반포(1446) 직후인 1447년 무렵, 세종대왕이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친히 지어 한글로 펴낸 한글 전용 고문헌 국보 《월인천강지곡》, 이는 물론 세종대왕이 자신의 사랑하는 왕비에 관한 사랑이 절절히 담긴 문학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날 콘퍼런스는 김슬옹 교수의 주장처럼 한자가 완전한 공식문자이던 시절 한글이 한자를 넘어 공식문자가 되는 꿈을 분명히 보여 준 엄청난 보물, 그것도 임금이 백성을 사랑한 결과가 나타난 세계사적 보물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