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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최영 장군 신앙과 화순군 동복면 삼베문화 지역

지역 주민의 눈으로 기록한 국립민속박물관 권역별 속 조사 보고서 2권 펴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남해안을 침입하는 왜구를 무찌르고 죽어서도 남해안 마을을 지키는 신이 된 최영 장군,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는 시원한 옷감이자 인생 마지막 옷(수의)의 재료이기도 했던 삼베, 남해안 지역과 전라남도 화순군 동복면에서 수백 년 전해온 이야기가 생생한 기록으로 재탄생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지난해 공모를 통해 뽑힌 연구자 두 명이 직접 민속 현장을 찾아 조사한 《2025년 국립민속박물관 권역별 자유주제 민속조사 보고서》 2권을 펴냈다. 이번 보고서는 실제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민속 연구자가 그 지역에서 오랜 기간 전승되어 지역적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주제를 1년여 동안 조사하여 꼼꼼하게 기록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고려의 충신 최영 장군이 남해안 신이 된 까닭은?

노성미 《남해안 지역의 최영 장군 신앙》

 

 

최영 장군은 고려 말기 홍건적의 침입을 막아내고 남해안의 왜구를 토벌한 명장이었지만 정치적 상황 속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조상들은 그의 용맹을 기리고 억울한 원혼을 달래기 위해 그를 신격화하여 사당을 만들고 제의를 지냈다. 이러한 최영 장군 신앙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중부지방의 무속신앙과 바닷가의 해신 신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가운데 남해안 최영 장군 신앙은 그의 무혼(武魂)과 충절이 해양 환경과 마을 주민의 삶과 결합하여 바다의 안전과 마을을 보호하는 다층적 성격으로 전승되었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 책은 부산과 경상남도, 전라남도 바닷가 마을과 도서 지역 등 남해안 일대에 전해 내려오는 최영 장군 신앙의 형성과 전승 과정을 살펴보고 각 지역의 최영 장군 사당과 제의의 내용을 조사하여 그 특징을 밝혔다. 또한 지역 공동체의 민속신앙이 지역의 자연환경, 역사적 경험과 인식에 따라 주민의 생업과 생활 모습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조명하고 있다. 특히 남해안 곳곳의 최영 장군 사당 전경과 그곳에서 모시는 영정과 무신도 사진을 수록하여 관심을 끈다.

 

사라진 화순군 동복면의 전통 삼베문화를 지역 주민의 눈으로 기록하다

김윤희 《화순 동복삼베 길쌈의 문화적 가치와 현재적 의의》

 

 

‘동복삼베 길쌈’은 전라남도 화순군 동복면 일대에서 재배되는 삼으로 직물(마포, 麻布)을 만드는 직조 기술을 의미하는 말이다. 오래전부터 동복면의 여러 마을은 삼베를 주 소득원으로 삼았다. 또한 ‘베틀바위’와 같이 자연 지형을 길쌈 도구의 형상에 빗대어 명명한 사례도 확인되지만, 지금은 의생활의 변화와 제작자의 고령화로 전통적인 직조 기술의 전승은 중단되었다. 이 책은 동복면에 거주하는 연구자가 삼 재배 환경과 제작 과정을 조사하고 삼베 생산에 참여했던 주민들을 면담하여 전통 직조 방식을 설명한 책이다.

 

아울러 삼베와 관련된 동복면의 상장례 관습이나 삼베를 매개로 한 놀이와 노동요 등 전통 생활문화까지 보여줌으로써 지역 정체성과 함께 삼베와 관련된 생활문화까지 밝히고자 했다. 또한 삼베 길쌈 관련 도구를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곡성 돌실나이 등 인접 지역 삼베 직조 기술과 비교하여 동복삼베 길쌈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민속은 생활방식의 변화로 인해 사라지기도 하고, 지역과 자연환경에 따라 변모하거나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민속 현장에 대한 조사와 기록이 필요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앞으로도 국립민속박물관은 민속의 현장의 변화와 생활문화를 국민에게 널리 소개하고자 하며, 이번에 펴낸 보고서는 전국 국공립도서관이나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www.nfm.go.kr)에서 원문을 내려받아 읽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