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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전주에서 외규장각 의궤를 만나는 특별한 경험

국립전주박물관 왕실기록문화유산 연중 주제전시 열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지난 2월 25일부터 상설전시관 2층에 조선왕조의 기록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왕실기록문화공간'을 조성하여 네 차례의 주제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조선은 기록의 나라였다.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간의 나랏일을 기록한 《조선왕조실록》부터 나라의 중요한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남긴 《의궤》까지, 조선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기록문화를 발전시켰다. 조선왕조실록은 1997년에, 《의궤》는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값어치를 인정받고 있다.

 

계절마다 외규장각 의궤 새롭게 만나기

3달마다 선보이고 있는 왕실기록문화유산 주제전시는 현재 두 번째 주제인 '기록의 보고(寶庫)'가 진행 중이다(붙임 1). 주제전시 기간에 국립전주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은 매번 새로운 외규장각의궤를 만나며 조선 왕실의 정교한 기록문화를 감상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말고 외규장각 의궤를 만나볼 수 있는 박물관은 국립전주박물관이 유일하다.

 

외규장각 의궤는 1786년 정조가 강화도 행궁에 지은 왕실 도서관인 외규장각에 보관되었던 왕실 기록물이다. 외규장각의궤는 왕이 보던 어람용의궤로 왕실의 위엄을 더하는 청녹색의 비단 표지와 황동 변철로 꾸며진 장황(비단이나 두꺼운 종이로 서책이나 서화첩을 꾸며 만듦) 방식, 사자관(승문원과 규장각에서 문서를 정서하는 일을 맡아보던 벼슬)이 정성스럽게 쓴 글씨가 특징이다. 특히 외규장각 의궤는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로 반출되었다가 145년 만인 2011년 우리나라로 돌아와 귀환 자체가 하나의 역사로 남게 되었다.

 

 

‘기록의 보고’전에는 외규장각 의궤 가운데 《세조영정모사도감의궤》가 전시 중으로, 영조 때 세조 어진(御眞)의 제작 과정과 초상화를 그린 화원들의 활약을 소개하고 있다(붙임 2). 9월에 열릴 세 번째 주제전시 ‘짓고 쓰다 – 건축과 기록’에서는 전주의 경기전과 같이 한양에서 어진을 봉안했던 남별전의 중건 과정을 기록한 《남별전중건청의궤》를 선보인다.

 

 

전북이 지켜낸 《조선왕조실록》

전시에서는 외규장각 의궤와 함께 전주사고본 《조선왕조실록》도 만나볼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 서울과 충주, 성주의 사고가 불타 실록이 소실된 가운데, 전주사고에 보관된 《조선왕조실록》은 전북 사람들의 헌신 덕분에 끝까지 보전될 수 있었다. 선조는 강화도로 이관된 전주사고본 실록을 바탕으로 실록을 재간행하면서 《조선왕조실록》이 온전하게 전해질 수 있었다. 전시에서는 실록과 의궤와 같은 기록유산을 만들고 그것을 소중하게 지켜낸 사람들의 노력을 조명하였다.

 

기록문화유산 진열장 옆 디지털책 공간에서는 애니매이션을 통해 실록의 편찬과 임진왜란 중 전주사고 실록의 이동을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디지털책을 넘겨보며 400여 년 전 전북의 사람들이 힘을 모아 실록을 지켜낸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록은 미래를 위해 과거와 현재를 남기는 것이다. 후세를 위해 남긴 외규장각 의궤와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서 선조들이 남긴 기록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8월, 가족과 함께 국립전주박물관을 들러 조선시대 특별한 기록문화 여행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