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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비끄러매다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비끄러매다

[뜻] 2)제멋대로 하지 못하게 붙잡아 놓다(강제로 통제하다)
[보기월] 아이들이 어디서 무엇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비끄러매어 놓아야 한다고 하는 어른들이 있긴 합니다.
 
  하루 봄볕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했던가요? 제가 엊그제 곧 터질 것만 같다고 했던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옆에 있던 다른 나무들도 이제 하루나 이틀이면 다 피지 싶을만큼 꽃봉오리를 맺고 있더군요. 예쁜 꽃을 구경하는 사람들, 꽃을 찍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저도 아이들과 함께 그 많은 사람들 속에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어서 조금 서늘할 것 같아 입고 간 윗도리는 나가자마자 벗어서 허리에 둘러야 했습니다. 발수레가 작아서 못마땅했던 딸아이가 발수레를 빌려서 타는 바람에 타는 게 설어서 잡아 주느라 땀을 좀 뺐습니다. 신나게 봄바람을 쐬며 달리지는 못 했지만 또 하나 돌이켜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서 나름대로 보람이 있었습니다. 

  일부러 만나려고 해도 만나기 쉽지 않던 사람도 만나고 끼리끼리 어울려서 놀러 나온 사람들의 밝은 얼굴을 보며 삶의 기운을 얻기도 했습니다. 동무들끼리 발수레를 타고 온 한 무리의 아이들이 발수레로 갖가지 재주를 부리는 것을 보면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디서 무엇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비끄러매어 놓아야 한다고 하는 어른들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배움'이라는 것이 '배곳'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들 잘 알고 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어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비끄러매다'는 1)줄이나 끈 따위로 서로 떨어지지 못하게 붙잡아 매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뜻이 번져 나왔을 것입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1)- 돼지 장수 아낙네들이 머릿수건을 풀어 돼지 다리 묶던 솜씨로 두 팔목을 비끄러맸다.(현기영, 변방에 우짖는 새)
 2)- 아이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야지 억지로 비끄러매어 둘 수는 없다.(표준국어대사전)


4348. 3. 30.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