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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비그이

[뜻] 비를 맞지 않으려고 짧은 동안 몸을 옮겨서 그치기를 기다리는 일 
[보기월] 가방을 머리 위로 올리고 가던 아이가 비그이를 하는 것도 보였습니다.
 
  머리가 아파서 밤새 잠을 잘 못 잤습니다. 하지만 배곳에 가야 된다는 생각에 일어나 밥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섰는데 수레를 몰 수 없을 만큼 식은 땀이 나고 속이 매스끄웠습니다. 아무래도 덧이 났다 싶어서 수레를 돌렸습니다. 게운 뒤에도 속은 마뜩잖았고 머리도 아팠습니다. 제가 아픈 바람에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해 드려서 참 많이 미안했습니다. 몸이 아픈 뒤에야 아프지 않을 때의 고마움을 느끼는 참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나으려고 이것저것 챙겨 먹고 살만하다 싶어서 일어나 움직였습니다. 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비받이(우산)를 들고 오가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가방을 머리 위로 올리고 뛰어가던 아이가 비그이를 하는 것도 보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아침에 챙겨 갔는데 그 아이는 아마 깜빡했거나 비가 올 거라는 기별을 못 들은 모양이었습니다. 그래도 비가 주룩주룩 내릴 때가 아니라서 좀 나아 보였지만 곧 그칠 비가 아니라서 안쓰러웠습니다. 제 몸처럼 내리는 비도 기운이 없어 보이고 빗방울과 함께 떨어져 나무 밑을 하얗게 만들어 놓고 있는 벚나무도 추워 보였습니다.   
 
  '비그이'의 말밑은 '비+긋+이'이라고 하며 움직씨로 '비그이하다'도 씁니다. '긋다'가 '비가 그치다'는 뜻도 있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다'는 뜻이 있다는 것을 알면 말밑을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월이 있습니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일행은 당장 비그이를 할 곳부터 찾지 않으면 안 되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48. 4. 1.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