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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빕더서다

토박이말 맛보기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빕더서다

[뜻] 1)다짐(약속)을 어기고 돌아서다.
[보기월] 일부러 빕더서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에 걸립니다.
 
  어디 갔는지 찾을 수가 없던 봄을 오늘은 찾을 수 있으려니 봅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만 해도 해는 구름 뒤에 숨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울마당을 하기에는 괜찮겠다 싶었는데 집에서 나설 무렵 환한 해가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뒷낮에는 봄다운 봄을 만날 수 있겠습니다. 
 
  어제는 토박이말 놀배움 동아리 첫모임을 했습니다. 미리 모일 때를 알려 드리려고 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일들이 이어져 못 해드린 게 많이 미안했습니다. 다들 바쁘신데도 겨를을 내어 자리를 함께해 주신 분들께 참으로 고맙습니다. 
 
  모임에서는 토박이말 이름을 짓는 데 슬기를 모았습니다. 이름으로 쓸만한 토박이말들을 살펴보면서 뜻이 좋거나 소리결이 좋은 말들 가운데 고르기로 했지요. 이름을 지은 분도 있고, 조금 더 좋은 이름을 생각해서 다음 모임에서 나누기로 했습니다. 모임 끝에는 제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토박이말 놀배움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 어려운 갈말(학술용어)을 갈음할 수 있는 토박이말을 알려 주기도 하고 새로운 말을 만들기도 한 보기를 알려 드리고 다음 모임에는 저마다 배움책(교과서)을 가지고 와서 함께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로 하여금 말에 마음을 쓰고 생각을 해 볼 수 있도록 하며 머릿속 낱말밭을 넓히는 데 도움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앞날 어른이 되었을 때 저마다의 일터에서 더 많은 토박이말을 쓰며 살 수 있는 바탕을 다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갈배움(교수-학습)에 도움이 되는 토박이말이라는 것을 더욱 널리 알리는 실마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발등에 불이 여럿 떨어졌습니다. 앞으로 이틀 눈코 뜰 새가 없이 바쁘게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주 앞서 잡은 일을 생각하지 못하고 다른 일을 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한 가지 일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일부러 빕더서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에 걸립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날이니 저를 갈음해서 일을 할 사람이 있지 싶습니다. 이레끝 봄을 마음껏 즐기고 오시기 바랍니다.^^ 

  '빕더서다'는 '2)몸을 옮겨 물러서다'는 뜻으로도 쓰며 '비켜서다'와 비슷한 말이고 아래와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2)-거리 장사치들이야 이 골목에서 데모하면 저 골목으로 빕더서서 파는 게 일상이지.(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옆으로 빕더서서 눈치만 보고 있다.(표준한국어대사전)  

4348. 4. 10.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