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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찬찬하다
[뜻] (됨됨이, 솜씨, 움직임 따위가)꼼꼼하고 차분하다.
[보기월] 묵은 때를 깨끗하게 가시게 한다고 찬찬하게 씻고 나니 다리도 저리고 허리도 아팠습니다.
 
  제가 바라지 않던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이레 봄장마가 이어질 때 이렇게 봄 같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다가 해가 나오면 여름처럼 덥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어제와 그제 낮에는 여름처럼 더웠습니다. 소매가 긴 옷은 입고 있을 수가 없어서 바로 짧은 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봄은 어디로 갔는지 철은 겨울에서 바로 여름으로 갔나 봅니다.
 
  엿날(토요일)은 부산에서 집안 잔치가 있어서 고모님을 모시고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집안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반갑고 좋았습니다. 다들 저마다 살기에 바빠서 이런 잔치가 아니면 얼굴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길이 막혀서 오가는 데 많은 때새가 걸렸지만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고 와서 힘든 줄 몰랐습니다.  
 
  돌아와 옷을 맡기러 빨래집에 갔더니 안에 겨울 옷들이 가득했습니다. 겨우내 입었던 옷들을 많은 사람들이 한참에 다 맡겨서 그렇다며 일하시는 분은 옷을 걸 곳이 모자란다고 즐거운 울음을 울기도 했습니다. 옷을 맡기고 와서 겨우내 신었던 신발도 씻기로 했습니다. 아이들 것 둘에 제 것까지 세 켤레에다 집안신(실내화) 두 켤레까지 모두 다섯 켤레를 씻었습니다. 묵은 때를 깨끗하게 가시게 한다고 찬찬하게 씻고 나니 다리도 저리고 허리도 아팠습니다. 하지만 씻고 난 뒤 깨끗해진 신발을 보면서 그 아픔은 잊을 수 있었습니다. 

  무지개달 마지막 이레입니다. 벌써 여름이다 싶지만 다음 달은 여름으로 들어서는 들여름달입니다. 그래도 한낮이 아닌 때에 막바지 봄을 느끼시며 기쁜 날들 이어 가시길 빕니다.^^ 

  '찬찬하다'는 여러 해 앞에 '되퉁스럽다'의 맞섬말로 알려 드린 적이 있는 말이고 큰 말은 '천천하다'입니다. 어찌씨로는 '찬찬히'가 되고 큰 말은 '천천히'입니다. 이렇게 번진 말들을 묶어서 익혀 놓으면 좋습니다. 한자말 '침착'에 '하다'가 더해진 '침착하다'를 갈음해 쓸 수도 있는 말입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 그는 성미가 찬찬해서 무슨 일을 해도 실수하는 법이 거의 없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찬찬치 못하고 곰살궂지 못한 그는 제 몸치장에도 등한하였던 것이다.(현진건, 적도)

4348. 4. 27.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