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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한갓

[뜻] 기껏해 봐야(다른 것 없이) 겨우
[보기월] 토박이말의 힘과 종요로움을 잘 모르면 한갓 잘 안 쓰는 말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배곳돌날(게교기념일) 어울림 한마당 잔치 채비를 했습니다. 앞서 미리 해 보면서 모자란 것, 걸리는 것들이 있는지를 살폈습니다. 아침나절에는 구름이 해를 가려서 어려움 없이 잘 했는데 낮밥을 먹고 나니 해가 쨍쨍 나니 햇볕도 뜨겁고 눈이 많이 부셨습니다. 오늘은 그늘을 만들어 줄 천막을 치긴 하지만 아이들이 더위에 좀 많이 힘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버이 앞에서 솜씨를 자랑하고 겨루는 것이니 잘 참아 줄 거라 믿습니다. 

  배곳 안 토박이말 갈침이 동아리를 낫날(목요일)마다 하고 있습니다. 배움가지(교과) 속으로 들어가 아이들이 알아차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토박이말을 알려주고 좀 더 쉽게 가르치고 배우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와 와서 토박이말을 알려드린 지 두 달이 되었습니다. 태어나 처음 만난 말이 얼마나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지는 잘 압니다. 하지만 낯설고 어렵다고 멀리할 수만은 없는 것 또한 참일(사실)입니다. 

  토박이말의 힘과 종요로움을 잘 모르면 한갓 잘 안 쓰는 말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과 삶이 하나요 말이 생각을 낳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고 말 속에 깃든 겨레의 얼을 알고 나면 우리 말글살이와 배움이 얼마나 어긋나 있는지 똑똑히 볼 수 있습니다.

  가르치는길(교육과정)에 그리고 배움책(교과서)에 가르치고 배우도록 되어 있지만 그것만으로 하고많은 토박이말을 다 배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가르치고 배울 때새를 만들어서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배움가지를 배울 때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곁들여 가르칠 수 있도록 하고 싶은데 아직 그런 감들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을 풀려고 많은 사람의 힘, 슬기, 솜씨를 모아 보태야 하는 것입니다. 조금씩 그런 분들이 늘어날 것이라 믿고 오늘도 토박이말을 맛보여 드립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들이 많습니다. 

 -나라가 망한 지금 이 나라의 화폐는 한갓 휴지 조각일 뿐이다.(표준국어대사전)
 -아버지 앞에서는 나는 한갓 어린 아이일 따름이다. (박기동, 아버지의 바다에 은빛 고기떼)
 -어른들 눈에는 내가 한갓 장난꾸러기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48. 5. 1.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