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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늠

[뜻] 볼을 이루고 있는 살=아늠살
[보기월] 그 말을 듣고 바로 거울을 보니 아늠이 더 홀쭉해 보이긴 했습니다.
 
 일으키기 쉽지 않아 힘들게 일으킨 바람에 꿈쩍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살짝 움직일 듯 하다가 다시 가라앉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길(버릇)을 들이는 게 참 어려운데 길이 든 사람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갑작바람이 될 수 없다면 실바람이라도 되어 지며리 불 수 있게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어제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은 셈갈(수학)과 아랑곳한 말들을 가지고 했습니다. 큰 셈(수), 그림꼴(도형) 이름들을 챙겨보면서 아이들이 쉽게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되는 말들을 새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나눔과 배움들이 모여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바꾸는 큰 물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주에 온 지 세 해가 넘도록 이런저런 일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밥 한끼 하지 못했던 분을 뵈러 갔습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잘 따랐던 분이셨고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저런 도움을 많이 주신 고마운 분이지요. 여러 해 만에 뵜는데 저를 보고 얼굴이 작아졌다며 걱정을 하셨지요. 그 말을 듣고 바로 거울을 보니 제 아늠이 더 홀쭉해 보이긴 했습니다.^^

  아주머니는 함께하지 못할 일이 있어서 아저씨와 저녁을 먹었습니다. 밥을 먹으며 그동안 살아 온 이야기를 했습니다. 늘 바쁜 가운데서도 배움을 쉬지 않으셨다는 말씀과 여러 가지 좋은 일들을 많이 해 오고 계신 이야기를 들으니 절로 우러러 보였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제가 하고 있는 토박이말 살리는 일을 힘껏 도와 주신다고 하셔서 기운이 났습니다. 마침 저도 아저씨를 도울 일이 있어서 기쁘고 반가운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우리를 있게 해 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고마움의 인사를 올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말의 어머니인 토박이말도 더 많이 챙기는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늠'은 '아늠살'로도 쓰며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그제야 아내는 말귀가 열리는가 아늠을 씰룩대며 비웃었다.(이문구, 우리 동네)

4348. 5. 8.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