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뿌리 깊은 나무’를 드라마 제목으로 아는 이가 많겠지만, 오랜 시간 우리나라를 대표한 잡지명이기도 하다. <뿌리깊은 나무>는 경제발전이 지상과제였던 70~80년대, 이미 한류를 예언하듯 한글 전용과 가로쓰기를 선언하고 우리네 토박이 문화에 주목했다.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은 뿌리깊은 나무의 발행인 한창기를 기려, 그의 수집품 6,500여 점을 중심으로 전시·보존하는 박물관이다. 박물관 한창기실은 그의 집무실을 재현하고 <뿌리깊은 나무>, <샘이깊은물>, <민중자서전> 등의 잡지와 책을 전시한다. 특히 <뿌리깊은 나무>는 표지 사진만으로 마음을 움직인다. 키오스크에서 <뿌리깊은 나무>의 기사를 검색해 읽을 수 있다.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은 그의 수집품을 전시하는데 헌종의 어머니 신정왕후 등이 쓴 한글 편지가 눈길을 끈다. 박물관 맞은편에는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인간문화재) 백경 김무규의 고택 수오당이 있어 같이 돌아볼 수 있다.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 옆은 낙안읍성이다. 조선 시대 읍성 풍경이 고스란하다. 새로 단장한 순천만국가정원 역시 흥미로운데, 정원드림호 수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백성을 기쁘고 즐겁게 살 수 있게 만드는 것 못지않게 국가를 이웃 나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첫걸음은 먼저 이웃나라와 평화 시에 원활한 교류를 이루고 있어야 한다. 이에는 물적, 인적 교류가 활발한 것은 물론 문화나 사상, 종교와 같은 높은 단위의 교류도 이루어지게 된다. 이를 교린지의(交隣之義)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의(義)라고 하면 정의(正義)가 연상되는데 정의란 ‘올바른 행동과 도덕적인 원칙’이다. 중세의 가치철학으로는 임금에게 충[事君以忠], 친구 사이에는 신{朋友有信]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국가 사이에는 의(義)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실록 번역에서는 친선이나 정리로 번역해 놓았으나 의(義)라고 하면 개인과 사회 간의 관계에서 책임감, 상호존중, 그리고 도덕적 원칙과 값어치를 지키고 나아가 사회적인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실록에 일본과의 교류에서 ‘교린지의交隣之義’로 나오는 내용 몇 예가 있다. 예물로 친선을 닦는다 우리 백성이 표류하여 일본에서 편의를 제공받고 있으니, 그에 대응하여 대장경과 선물들을 보낸다는 것이다. 교류는 현실적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계속 산길을 가는데, 왼쪽 바위틈에 토종벌통 3개가 보인다. 벌통의 나무 색깔로 보아서 최근에 만들어놓은 것 같다. 농약으로 인해 요즘 벌들이 수난을 당하는데, 토종벌들은 무사한지 걱정이 된다. 지리산에서 벌을 키우는 친구에게 전화 걸어서 물어보니, 토종꿀은 1년에 단 한 번 늦가을 서리가 내린 뒤에 수확하기 때문에 더 귀한 꿀로 간주한다고 한다. 이에 견줘 양봉꿀은 한 해에 많게는 세 번까지 수확할 수 있다. 최근에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봄이 되면 꽃이 순차적으로 피지 않고 일제히 피기 때문에 꿀을 많이 수확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산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는데, 아주 예쁘게 꽃밭을 가꾼 시골집이 나타난다. 정원에는 으아리, 장미, 황금낮달맞이꽃 등이 예쁘게 피어있다. 내가 시골에서 살아보니 외딴집에 사는 것보다는 이웃이 있는 마을에서 함께 사는 것이 더 좋다. 외딴집은 경치가 좋고 또 조용하므로 살기 좋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막상 시골에서 살아보면 이웃이 있는 집에서 사는 것이 좋다. 사람은 무리 지어 함께 사는 동물의 한 종(種)일 뿐이다. 산속 깊은 곳에서 혼자서 살 수는 있으나 이웃이 없으면 사는 재미는 줄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언론에 “사상 최악의 폭염…온열질환ㆍ가축폐사 잇따라” 같은 기사가 나오는 요즘입니다. 최근 온열질환자 수가 2,900명에 육박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불볕더위에 폐사한 양식장 어류와 가축은 667만 마리에 이른다고 합니다. MBC뉴스에 나온 한 배달노동자는 "지옥이 있다면 이게 지옥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바닥이 너무 뜨겁습니다."라고 토로합니다. 하지만, 내일은 24절기 가운데 열넷째 처서(處暑)입니다. 불볕더위가 아직 맹위를 떨쳐도 오는 가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흔히 처서를 말할 때 ’땅에서는 가을이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라고 할 정도로 그 위세를 떨치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때입니다. 처서 무렵엔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처럼 해충들의 성화도 줄어들고 대신 귀뚜라미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불볕더위에 고생하고 있지만,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 해 농사가 풍년인지 흉년인지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때로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내리쬐는 하루 땡볕에 쌀이 12만 섬(1998년 기준)이나 더 거둬들일 수 있다는 통계도 있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2024년 광복의 달인 8월 10일부터 20까지 평화의 국제도시인 인천 청라에서 <한라에서 백두까지 그리고 그 너머> 순국선열추모 문화전 34번째 행사가 순국선열추모 글로벌네트워크 주최 및 주관하에 한백글로벌 센터에서 애국보훈행사가 열렸다. 특히,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1년 앞둔 해를 맞이하여 순국선열 추모의 길을 돌이켜보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통일된 나라를 소망하며 준비한 글로벌 추모전으로 주제도 <새 시작, 새 다짐>으로 정했다. 그리고 뜻깊은 8.15일에는 <한백 TV> 개국을 통해 그동안 순국과 호국의 길에서 만난 수많은 역사와 사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첫 방송녹화도 하였다. 개막식장은 10년 동안 전시된 추모전의 작품이 전시되었고 34회 동안 추모전 역사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영상이 제작되어 상영되었다. 대한민국 각 지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베트남 등 글로벌 지역에서 함께 인연으로 만난 분들의 영상이 제주도 이상은 회원님의 섹스폰 연주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처음 공개되었다. 제주 김동호 낭송가가 보내온 이근배 시인<금강산은 길을 묻지 않는다>, 세종의 송미숙 시인이 보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소장 이명선)는 오는 9월 3일부터 9월 8일까지 창덕궁 낙선재(서울 종로구)에서 국가유산형 예비사회적기업 말리카(대표 신동훈), 세이버스코리아(대표 정우성)와 함께 「낙선재유(遊)_이음의 결」이라는 주제로 ‘K-헤리티지 아트전(Korean Heritage Art Exhibition)’을 연다. * 운영시간: (주간) 9.3.(화)~9.8.(일) 09:00~17:30 / 창덕궁 관람객 누구나 (야간) 9.5.(목)~9.7.(토) 19:00, 19:30(1일 2회) / 사전 추첨제를 통한 당첨자 * 국가유산형 예비사회적기업: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 분야에 특화된 예비사회적기업을 발굴ㆍ육성해 취약계층에게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관련 일자리 기반을 구축하고자 국가유산 분야의 사회적 목적 실현 등 사회적기업 인증을 위한 요건을 갖추고 있는 기업을 선정해 공모전, 창업과 경영 활성화를 위한 사업개발비 등을 지원 이번 전시는 우리 문화유산의 정수를 보여주는 궁궐 건축공간을 전시장으로 활용한 민관협업 행사로, 무형유산 전승자들의 작품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창덕궁을 방문하는 나라 안팎 관람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이재필)는 오는 9월 6일부터 11월 16일까지 모두 23회에 걸쳐 조선왕릉과 궁궐 그리고 지역 문화유산을 연계한 여행프로그램인 「왕릉천(千)행」 하반기 행사를 운영하며, 8월 22일 오전 11시부터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한다. 2024「왕릉천(千)행」은 조선시대 왕의 능행을 소재로 한 6개의 주제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앞서 올 상반기에는 ‘1795 정조 원행길(5.18./6.7.)’을 시작으로, ‘1892 고종 능행길(5.27./6.15.)’, ‘왕실여인의 길’(5.20./6.8.)’, ‘단종의길’(5.25./6.14.)’까지 4가지 경로(코스)를 운영하였고, 모두 310명이 참여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조선왕릉을 체험하였다. * 능행(陵幸): 조선시대 국왕이 선대 임금이나 왕비의 능에 제사 등을 위해 행차하는 일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운영한 4개 프로그램에 새로운 2개의 프로그램인 ‘1490 성종 능행길(여주 영릉)’과 ‘1733 영조 능행길(서울 헌릉)’이 추가되어 모두 6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전문 강사의 해설을 들으며 조선의 임금과 왕비, 왕실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물론,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하나 윈드 오케스트라의 '제2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9월 22일(일) 저녁 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지난 2월 관객의 뜨거운 호응으로 성황리에 창단 연주회를 마친 하나 윈드 오케스트라는 지휘자 김우일, 단장 전하나, 단무장 김진영, 악장 이현진, 편곡 이우석 등 국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문연주자들과 전공자, 은퇴 연주자, 순수 아마추어 단원에 이르기까지 넓은 영역의 단원들로 구성된 단체다. 하나 윈드 오케스트라가 추구하는 '하나 되는 음악'의 창단 취지를 이어나갈 이번 정기연주회는 보다 다채로운 작품들이 소개될 예정으로, 마에스트로 김우일의 지휘를 통해 영화음악의 거장 △J. Williams - 스타워즈 테마 △영화 진주만 OST △D. Shostakovich - 축전 서곡 △뮤지컬 레미제라블 모음곡 △A. Márquez - 단존 △A. Reuber - 아틀란티스 등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들과 함께 특별히 호르니스트 이석준(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의 협연이 더해져 보다 깊이 있고 웅장한 음악이 선보여진다. 음악을 통해 하나 되는 무대, 나아가 국내 관악기 앙상블의 저변 확대라는 단체 활동 방향을 밝힌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뇌병변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24시간 돌봄시설 건립을 비롯해 성인 뇌병변장애인들에게 교육ㆍ돌봄ㆍ건강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전센터 확대 조성, 최중증 뇌병변장애인의 낮 활동 지원 서비스 강화 등 뇌병변장애인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의 일상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높여 주는 방안이 마련된다. 서울시는 앞으로 5년간 시행될 ‘제2기 뇌병변장애인 기본계획’을 20일(화)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개인별 중증도를 고려한 서비스 제공부터 주간 활동 지원 강화 등 지난 2019년부터 시행한 1기 기본계획 추진과 관련한 가족들의 돌봄 대책 요구 상황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뇌병변장애인은 뇌성마비, 뇌졸중, 뇌손상 등 뇌의 기질적 손상으로 인해 걷고, 움직이고, 말하는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특히 뇌성마비 장애인은 의사소통의 어려움, 특수의료 보조기기 착용, 신체의 뒤틀림, 섭식장애 등을 보이며 생활전반과 전 생애에 걸쳐 전문적인 건강관리와 돌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양육, 교육, 치료비 등에 대한 가족의 부담감이 상당하다. 서울시에 등록된 뇌병변장애인은 2024년 기준 38,822명으로 서울시 전체
[우리문화신문=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Transcendence(트렌센던스)’란 영어단어가 있다. '초월', '탁월' 등의 뜻이다. 이 단어의 형용사는 transcendent인데 이를 '초월하는', '초월적인'이란 뜻으로 푸는 것을 보면 Transcendence란 단어는 뭔가 개인의 존재로부터 초월한 정신세계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우리 인간이 경험으로부터 획득한 그 이전의 상태를 의미하기에 '선험(先驗)'이라는 말로 번역되기도 한다. 이 단어는 몇십 년 전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즐겨했다는 초월명상(Transcendental Meditation)이 알려지면서부터 우리들에게도 가까워졌지만, 사실은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1724. ~ 1804)가 새로운 철학의 개념을 제시하면서 쓰기 사작해 이미 유명해진 개념이다. 칸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대상(對象)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 방식은 경험 독립적(선험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는 한에서 일반적으로 다루는 모든 인식은 선험적(초월적)이다." 올해 83살의 화가 곽훈 씨가 지난주 대구 문화예술회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는데 전시회의 제목이. <선험의 전이(轉移)>다. 선험이 어떻게 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