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전남의 한 '미니부락'이 행정착오로 빼앗긴 땅을 1년 만에 되찾았다. 68가구, 200여 주민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전남 나주시 남평읍 신촌부락 주민들이 1915년부터 소유해온 '95년 묵은 땅'의 소유권을 잃은 것은 지난해 2월. 나주시는 일제 강점기인 1915년 '신촌리(里)' 명의로 확정된 뒤 1944년 분할된 마을 땅 473㎡(143평)에 대해 지난해 2월 나주시 소유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광주 뉴시스 2010,3,28- 작은 마을이라 하면 될 것을 미니부락이라고 쓰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부락민을 모아놓고 한바탕 선동 연설을 하였다(채만식의 소년은 자란다) 처럼 부락은 문학작품 속에서도 널리 쓰고 있다. ▲ 오사카 인권박물관에서 펴낸 책 부락이란 말의 정의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시골에서 여러 민가가 모여 이룬 마을 .또는 그 마을을 이룬 곳. 마을로 순화 하라고 적고 있다. 지금은 이 말이 많이 사라졌지만 경기도 남양주 종합촬영소 앞 길가에 세운 아양부락처럼 아직도 마을 들머리 (입구)안내판에는 부락이란 말을 여전히 쓰고 있다. 부락민(部落民)이란 말로도 많이 쓰는 이 말은 결론부터 말하자
[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우리말 살려 쓰기》에서 이오덕 선생은 강수량 예년의 10%... 농작물 관리 비상 (ㄷ 신문 99.1.6)의 예를 들면서 강수량은 비온 양으로 쓰고 농작물은 일본말이니까 우리말 곡식이라 쓰자고 했다. 또한 채소 또는 나물 같은 말을 쓰되 야채는 일본말이다. 라고 지적한바 있다. (124쪽, 323쪽) 평생을 교육자로 살면서 아이들이 자기의 삶을 올바르게 헤아릴 수 있도록 글쓰기와 바른 우리 말글 지도를 해온 이오덕 선생의 글은 언제보아도 귀감이 된다. 그런데 위글 야채가 일본말이라는 것은 조금 맞지 않는 듯 하여 야채의 오랜 기록을 찾아보았다. 먼저《표준국어대사전》 풀이를 보면 야채(野菜) :「1」들에서 자라나는 나물.「2」채소(菜蔬)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로 설명하고 있는데 풀이말 끝에 순화라는 말을 붙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예전부터 쓰던 말일을 알 수 있다. ▲ 1922년 11월 16일동아일보 임시 야채시장 기사 예컨대, 같은 한자말이라도 추월 (追越): 뒤에서 따라잡아서 앞의 것보다 먼저 나아감. 앞지르기로 순화.에서처럼 순화하라고 한 것은 일본한자말에서 유래한 경우를 나타낸다. (국립국어원은 그냥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유기농 우리밀 통밀을 이용하여 크림치즈와 카야잼을 넣고 앙꼬빵을 반들어 봤답니다. 작게 만들어 하나씩 먹기에 부담이 없고 우리밀 통밀을 이용하여 몸에도 좋고 속도 편한 빵이랍니다. -다음- 우리밀로 앙꼬빵을 만들었다? 왜 멀쩡한 조선 밀에 일본말을 섞는가? 인터넷에 자랑스러운 듯 우리밀 빵 사진을 올린 사람은 20대 아가씨 같다. 딴엔 우리밀 빵을 자랑하고 싶은 거겠지만 앙꼬가 일본말인줄은 모른다. 이 아가씨뿐이 아니다. 다음 블로그에는 온통 앙꼬빵 찬양 문구가 즐비하다. 밥맛없는 아침대용으로 간단히 먹고 출근길에 나설 수 있는 앙꼬빵은 사람들에게 인기 만점 빵이란다. 대관절 앙꼬란 무엇일까? ▲ 앙꼬빵 위 일본어사전 풀이처럼 앙꼬의 재료는 팥강낭콩 뿐 아니라 속을 채우는 것이면 뭐든지 앙꼬이다. 따라서 녹두, 밤, 검은깨, 땅콩, 호두, 대추, 바나나 등이 모두 앙꼬가 된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팥에만 한정하고 있다. 실제로는 일본처럼 밤이나 고구마 검은깨 등도 속 재료로 쓰면서 말이다. 속재료로 밤을 넣으면 밤빵이요, 팥을 넣으면 팥빵이라 부르면 되는 것을 앙꼬빵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구나 서양밀가루도 아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핑크땡땡이 주문했는데 무지핑크 원피스가 왔어요. 화가 나서 전화하니 땡땡이랑 무지랑 주문번호를 같이 해놓은 자기들의 실수를 인정 안하고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고 하네여... 첨부터 주문번호를 틀리게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사람 헷갈리게 주문번호는 똑같이 해놓구선 낚시질 하는 것도 아니고..기분 엄청 나빴어여.. 다시 돌려버리고 싶었지만 배송비도 내가 물어야 된다고 해서 그냥 입기로 했지만 솔직히 볼 때 마다 화나는 건 어쩔 수가 없네여.. -다음- ~하네여, ~어여 라고 쓰는 것을 요새 많이 본다. 귀엽게 봐주기엔 우리말이 너무 불쌍하다. 여름이라 땡땡이 원피스를 입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흰 바탕에 검정 땡땡이도 괜찮고 검은 바탕에 흰 땡땡이도 괜찮다. 나도 땡땡이를 좋아해서 옷장에 두어 벌 땡땡이 무늬 옷이 있다. 누리집엔 온통 땡땡이 옷들이 넘쳐난다. 잘 팔린다는 증거다. 어렸을 적엔 땡땡이를 땡땡이가라라고 했다. 일본말을 공부하다 보니 땡땡이도 땡땡이가라도 모두 일본말이다. ▲ 땡땡(点点)이 무늬 옷감 엑? 하고 놀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이다. 그러나 이 말은 일본말이라서 그런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대리운전에서 나와바리란 어쩌다 한번 가서 콜 잡고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요일별로 몇 시 쯤 어디서 어떤 오더가 나올지 알고 있어야 한다. 정말 착한가격의 오더가 떴을 때를 제외하고는 내 나와바리 내에서 활동하는 게 고정적인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 -다음- 대리운전을 하는 사람이 나름대로 나와바리를 정한 예문이 확 눈에 띈다. 글을 올린 사람은 대리운전을 하는 모양인데 나름대로 대리운전에서의 나와바리를 정의해 놓고 있다. 그에 따르면 대리운전도 나와바리가 있어야 수입을 보장 받는다는 것이다. 나와바리는 의외로 남자들이 많이 쓰는 일본말이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거의 이 말을 들어 본적이 없는데 남성사회에서는 곧잘 듣게 된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말이 나와 있지 않다. 일본말이라고 뺀 모양인데 무데뽀(막무가내), 요지(이쑤시개) 같은 말은 실려 있다. 다만 다음 일어사전에서 나와바리(なわばり,縄張り) : 1 줄을 쳐서 경계를 정함. 2 건축 부지에 줄을 쳐서 건물의 위치를 정함. 3 (노름꾼폭력배 등의) 세력 범위. 세력권. 4 남의 침범간섭을 허용하지 않는 영역. 5 (동물의) 텃세권. 세력권. 테리토리
[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외출을 할 때는 뱀이 허물을 벗듯 우선 빤쓰부터 벗어야 한다 고무줄이 약간 늘어나 불편하지만, 편안하지만, 그래서 빤쓰지만 땡땡이 물무늬 빤쓰 손현숙 시인의 나 죽어도 빤스 아닌 꽃무늬 팬티로 들키고 싶다의 일부분이다. 영어의 팬티 (Panty)가 일본으로 건너가면 빤스(ぱんつ, pantsu)가 된다. 같은 속옷이지만 빤스의 이미지가 다르고 팬티 이미지가 다른 것은 왜일까? 같은 사물에 대해 다른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말은 팬티와 빤스말고도 얼마든지 있다. 예컨대, 빠마와 펌, 아까징끼와 요드딩크, 뼁끼와 페인트같은 것들도 우리의 뇌리에 와 닿는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일본 작가 다코와카코(田幸和歌子)는 ≪잡학사전≫에서 일본인 최초로 서양식 여성 속옷인 즈로즈를 손에 넣은 사람은 풍신수길(豊臣秀吉)이라고 했다. 포르투갈 사람이 선물용으로 가지고 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당시는 이 이상한 여성 속옷을 구경만 했을 뿐 입었다는 기록이 없다. ▲ 씨름선수 등이 차는(입는) 훈도시. (구화상회 제공) 그때까지 여자들은 고시마키(腰巻)라 해서 엉덩이에 긴 천을 둘렀는데 오늘날의 팬티와는 사뭇 다른 것으로 옷이라기보다는
[우리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최 참판 댁의 기둥 군데군데 초롱이 내걸려 있고 행랑의 불빛도 환하게 밝었다.” 박경리의 토지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초롱이라고 하면 왠지 귀여운 등불이 연상된다. 전기가 없던 시절 불을 밝히는 도구였던 초롱은 꽃이름에도 붙어 있는데 금강초롱이 그것이다. 꽃모양이 흡사 신랑신부 가마타고 시집가던 날 들던 청사초롱 모양을 하고 있어 더욱 정겹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금강초롱 :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 줄기는 높이가 20~40cm이며, 잎은 끝이 뾰족한 달걀 모양이다. 여름에 초롱 모양의 자주색 꽃이 가지마다 몇 송이씩 핀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산지(山地)에서 자라는데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등지에 분포한다. ≒금강초롱꽃. (Hanabusaya asiatica) "라고 해서 하나부사 학명이라는 것은 영어로만 살짝 써두고 있다. ▲ 학명이 하나부사인 금강초롱 1 / 사진작가 박효섭 제공 금강초롱이라고 요즈음 부르는 이 꽃이름은 화방초(花房草, 학명은 ‘hanabusaya asiatica')라고 불렀는데 여기서 화방초는 하나부사 요시타다(花房義質,1842-1917)를 일컫는 말이다. 그는 25살 때 유럽과 미국을 순방
[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사회생활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갑을관계가 대단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제 동기들 중에도 으쓱대기 좋아하고 목에 힘주고 발주처랍시고 협력업체 불러다놓고 알지도 못하고 소리치는 놈들 있습니다만 솔직히 아무 것도 아닙니다. 협력업체에 똑똑한 분들 더 많구요. 술자리 가서 싸바싸바하며 계약서에 도장 받으려고 손비비는 그런 관계 아닙니다. 갑과 을에 대한 환상 때문에 갑도 을도 아닌 공기업을 찾으신다면 갑과 을에 대한 그 거창한환상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사회생활 자체가 갑과 을로 얽히고 얽혀있는 겁니다. -다음- 요즘 뜨고 있는 갑과 을의 관계에 대한 누리꾼들의 뜨거운 의견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위 누리꾼처럼 세상은 갑과 을이 얽혀 사는 아무것도 아닌 사회라는 의견부터 갑이 센놈이고 을은 약자라는 등 나름의 정의가 난무하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에서 갑을(甲乙) 관계의 성립은 언제부터인가 이참에 살펴보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갑을(甲乙):「1」갑과 을을 아울러 이르는 말.「2」순서나 우열을 나타낼 때, 첫째와 둘째를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일찍이 조선왕조실록에도 갑을(甲乙)이란 예는 많이 보이지만 그러나 오늘날 흔
[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국내 포도 재배는 조기 증수를 목적으로 한 계획 밀식재배로 재식 45년차부터는 간벌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초기 밀식된 재식주수를 경제성이 떨어질 때까지 그대로 유지하여 꽃떨이현상 등의 밀식장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농가에서는 간벌을 하면 수량이 감소된다고 생각하여 간벌을 기피하고 있으나 간벌시 주지연장지를 활용하면 간벌에 의한 수량 감소는 일어나지 않는다. -다음- 한 귀농 준비자 누리집에 올라있는 포도나무 간벌 이야기 속에는 생소한 말들이 잔뜩 들어 있다. 증수, 밀식재배, 간벌, 재식주수, 밀식장해, 주지연장지 같은 말들은 한글이지만 알아먹기가 힘들다. 간벌이라는 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간벌(間伐) : 나무들이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여 잘 자라도록 불필요한 나무를 솎아 베어 냄. 솎아베기로 순화. ≒소벌(疏伐).이라고 풀이하고 있을 뿐 간벌이라는 말의 유래를 알려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간벌은 일본말 간빠츠에서 온 것이다. ▲ 압록강 유역에서 마구잡이로 간벌한 나무들 (동아일보 1931.9.2)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泉》에 보면 かん‐ばつ【間伐】:森林や果樹園で、主な木の生育を助けたり、採
[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대두 새송이 버섯 된장 볶음 만드는 법 1 대두는 깨끗이 씻은 후 물을 넉넉하게 붓고 하룻밤 불린다. 2 새송이 버섯은 반 자른 뒤 1.5㎝ 크기로 썰고, 대파는 4㎝ 길이로 토막 낸 다음 채 썬다. 3 미소(일본 된장)는 체에 한 번 거르고 분량의 볶음 양념 재료와 합한다. 4 냄비에 대두를 넣고 충분히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푹 삶는다. -다음- 설탕도 변변하게 없던 시절 어머니가 해주시던 까만 콩장은 참으로 꿀맛이었다. 그러나 요즘 애들은 갖은 양념을 해서 만든 콩자반도 잘 먹질 않는다. 그래서 '대두 새송이버섯 요리' 같은 것이 등장 한 것일까? 위 예문의 콩 요리 방법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이제는 그 대두에 일본된장 미소까지 넣어 먹는단다. 그러다가 일본 사람 될라? ▲ 메주콩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대두(大豆) : 콩. 콩으로 순화 하라고 되어 있다. 대두라는 한자말을 피하고 우리말 콩이라는 말로 순화하라는 말은 좋은 지적이다. 그러나 콩을 뜻하는 대두를 일본말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 말은 일찍이 조선시대에도 널리 쓰던 말이다. 세종실록 19권(1422년 11월 22일)에 호조에서 계하기를, 헌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