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어에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말이 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말이겠지만 <다음 국어사전>의 뜻을 빌리자면 “지은 죄가 있으면 자연히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는 말”이라고 한다. 일본어에는 이런 말이 없지만 구태여 일본말로 옮겨보면 “悪いことをすると気がとがめて必ずばれてしまう(나쁜 짓을 하면 마음의 가책을 느껴 반드시 들통난다)”라는 정도로 바꿀 수 있겠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그제(2일), 교도통신(共同通信) 보도가 볼썽사나운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 한국선수단이 선수촌에서 제공되는 후쿠시마 산 식재료를 피해 자체 급식센터를 설치했다”라면서 근거없는 피해(風評被害, 후효히가이)를 조장하는 한국선수단의 급식센터에 대해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응해야 한다는 게 골자였다. 이러한 교도통신의 뉴스에 대해서는 이미 한국의 언론에서도 “2008년 북경 올림픽 때부터 자체 급식센터를 운영해왔는데 새삼 무슨 소리냐.”라고 반박하는 기사가 나와 있는 상황이다. 문제의 본질은 일본이 후쿠시마산 식재료에 대해 너무 과민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올림픽 참가 선수들은 단순한 관광객들이 아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최근 우리 신문에는 “'나도 쓰레기 없애기' 함께하기!”라는 기사를 올린 적이 있었다. 이는 원래 컴퓨터 백신 ‘V3’를 만든 안랩 콘텐츠기획팀에서 작성한 글로 내용이 아주 좋아 우리 신문 독자들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생각하여 옮겨오게 된 것이다. 그런데 원문을 보면 일반 독자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이 많아 쓰여 있었다. 우선 제목부터 ‘제로웨이스트’라는 말을 쓴 것이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란 ‘쓰레기를 줄이자’라는 뜻으로 쓴 영어로 지구가 오염되면 마침내는 사람이 더는 살지 못할 세상이 되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쓰레기를 줄여보자는 운동이다. 제로웨이스트 뿐이 아니다. A4 용지 3쪽의 글에는 스토리, 고고챌린지, 플랫폼, 에코백, 업사이클링, 패키지 프리 스토어, 라이프스타일, 슬로건, 트렌드, 그로서란트, 프리사이클링, 패브릭, 비건 카페, 숍, 비건 디저트, 리필 스테이션, 메인 보컬, 론칭 등 무려 20여 개의 영어를 쓰고 있다. 따라서 ‘여기가 미국도 아닌데 꼭 이렇게 영어를 써야만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 신문에는 이런 말들을 될 수 있는 대로 우리말로 풀어 기사를 올렸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창경궁의 현판을 창경원으로 바꿔 달고 나서 2년이 지난 1911년에, 일본 놈들이 자기나라의 정신을 조선에 심는다며 창경원에 대대적으로 벚나무를 심었어요. 자그마치 1,800그루를 심은 겁니다. 그 나무들이 10년 남짓 자라니까 화사하게 꽃이 필 것 아닙니까. 그러자 일제는 그 벚꽃을 이용해서 정례적인 축제를 열어볼까 기획을 하고는, 1924년 봄에 연습 삼아서 조심스럽게 밤 벚꽃놀이 행사를 열었지요.” 이 말은 예전 창경원 수의사였던 김정만 씨가 들려주는 “창경원 벚꽃놀이”가 시작된 내력이다. 일제는 우리의 궁궐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바꾸고 동물원을 만들었으며 벚나무를 심어 아예 조선의 궁궐이 아닌 일본 혼으로 즐기는 난장판을 만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제는 조선의 절에도 벚꽃을 심으라고 강요하고 있는데 1937년 3월 5일 치 조선일보에는 경기도 시흥군내 20여 개 사철경내(京畿道 始興郡內 20餘個 寺刹境內)에 벚꽃나무, 단풍 따위를 심으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묘목은 “될 수 있는 대로 군에서 공동 구입으로 할 것이며 실행계획을 수립하여 군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그렇게 일제는 절에까지 벚꽃을 심으라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지난 3월 5일 JTBC 뉴스에서는 “김치가 중국 거라고?...'파오차이' 김치 종주국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랐다. 최근 중국에서 자신들이 김치 종주국이라는 주장이 나왔는데 발단은 지난해 11월 중국의 채소절임 음식 '파오차이'가 받은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인증을 받은 것으로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이 '김치 종주국의 굴욕' 등으로 보도한 것이다. 사실 '김치'와 '파오차이'는 만드는 방식이나 맛이 완전히 다른 음식이다. 한국의 '김치'는 저온에서 자연 발효를 시키는 음식이며, 숙성될수록 유산균이 월등히 많아지는 특징을 지닌다. 하지만, 중국의 '파오차이'는 쓰촨(四川)의 염장 채소로, 김치처럼 추가 부재료를 써서 2차 발효를 거치지 않고 제조 공정에 조미 단계를 추가해 맛을 내는 음식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억지를 쓰고만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중국 유튜버 '시인'(Shiyin)이 “한복을 중국 '한푸'(Hanfu)의 영향을 받았다. 한푸는 오랜 역사를 보유했으며 동아시아 국가에게 영향을 줬다.”라면서 억지를 부리는 글을 올렸다. 이는 복식에 대한 기본 개념도 없는 무식한 주장이다. 우리 한복의 복식을 보면 옷에 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원웅 광복회 회장이 한 기념사를 두고 미래통합당 정치인들이 나서 반발하면서 파장이 퍼지고 있다. 김원웅 광복회 회장은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최근 광복회가 독일 정부로부터 안익태의 친일ㆍ친나치 관련 자료를 받았다. 그 가운데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 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강조했다. 야스쿠니에 합사된 전범의 졸개가 국립묘지에 묻혀 그뿐만 아니라 “일본 정치인을 만나 '독일처럼 진심으로 과거청산을 하라' '전범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에 일본 정치인은 '서울에 있는 국립현충원에는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전범, 그 전범의 졸개들이 묻혀 있더라. 당신들은 왜 그곳을 참배하느냐?'라고 했다.”라며, 노무현 정부 당시 국회에서 외교ㆍ통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이하 박물관, 관장 심동섭)은 제623돌 세종대왕탄신일(5.15.)을 맞이하여 진행했던 ‘순우리말 한글 이름 찾기’ 행사 결과 뽑힌 순우리말 한글 이름 40개를 2층 출입구에 올해 연말까지 전시하여 소개한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온라인으로 접수된 700개의 이름 가운데서 아름다운 순우리말 한글이름 40개를 대표적으로 선정하였다. 이번 전시는 선정된 40개의 이름, 작명 의미, 사전적 의미를 함께 게시하여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이름을 소개한다. 이름이 담고 있는 의미와 어울리는 느낌의 서체(폰트)를 사용한 것에 초점을 두고 관람하면 더 흥미로울 수 있다.”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글이름’이라고 쓰는 것이 맞는 것일까? 이는 오래전부터 그 잘못이 지적되어 온 것인데 여전히 그 잘못이 고쳐지지 않고 이를 소개한 책들도 ‘한글이름’으로 써왔으며, 결국은 한글을 드높인다는 국립한글박물관마저도 말과 글을 구분할 줄 모르고 그들의 잘못에 부화뇌동하고 말았다. 여기서 ‘한글이름’이란 ‘글’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말을 가리킨다. 예를 들면 한자로 된 문재인 대통령을 한글로 ‘문재인’이라고 썼다고 ‘한글이름’일까? 그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 2월 14일 편의점과 쇼핑몰 등은 밸런타인데이라 하여 이러저러한 이벤트를 통해 초콜릿을 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심지어는 밸런타인데이가 무슨 민속명절이라도 되는 양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하지만 이날은 1958년 일본 모리나가제과에서 '이날 하루라도 여자가 남자에게 자유로이 사랑을 고백하게 하자'는 캠페인을 하면서 교묘하게 초콜릿을 선물하도록 유도한 날이다. 이렇게 상술이 만들어낸 밸런타인데이는 제과회사의 배만 불릴 뿐임을 알아야 한다. 대신 우리는 1910년 오늘(2월 14일) 안중근 의사가 중국 하얼빈에서 겨레의 원수 일본의 이등박문을 처단하여 사형선고를 받은 날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안 의사는 1909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발행되는 〈원동보(遠東報)〉를 통해 이등박문이 북만주 시찰을 명목으로 러시아의 대장대신(大藏大臣) 코코프체프와 회견하기 위하여 온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10월 26일 아침 9시 30분쯤 하얼빈역에서 이등박문을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했다. 이등박문을 처단한 직후 안중근 의사는 코레아우라(대한만세)를 삼창하고 곧바로 러시아 헌병에게 체포되었다. 안 의사는 체포된 뒤 일본 검찰관 미조부치에게 심문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문화재청은 지난 8월 20일 ‘한양도성 돈의문 IT건축 개문식’ 행사를 열었다. 올해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 100돌을 기려 1915년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돈의문을 IT 기술(가상ㆍ증강현실)로 복원한 것이다. 이날 공개된 돈의문 상징물은 돈의문 현판(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의 한자 획을 한글로 변환ㆍ응용한 새로운 글자체를 사용하여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문화재청이 광화문 현판을 한자로 고집하였던 것에 견주면 참으로 뜻밖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나명하)는 지난 8월 14일 문화재위원회(사적분과) 보고를 거쳐 광화문 현판 바탕은 검정색, 글자는 동판 위에 금박으로 재제작하고 단청은 전통소재 물감을 쓰기로 최종 결정하였는데 거기에 사용하는 글씨는 광화문 중건 당시 임태영이 쓴 한자 글씨를 디지털 복원한 것이다. 그동안 현판에 금이 가 그것을 내리고 새로 현판을 만들어 달면서 글씨의 색깔을 중건 당시와 같게 바꾼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현판의 색상이나 크기가 아니다. 광화문이 가지는 상징성을 생각하여 한자 현판일지 한글 현판일지 다시 숙고할 필요가 있음이다. 그동안 문화재청과 문화재 관계자들은 한자를 고집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어제 문화재청 발표를 보면 광화문 현판을 새로 고쳐 달면서 그대로 “光化門”이란 한자를 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의 주장을 보면 문화재의 복원은 원형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 다시 만들려고 하는 현판은 진정한 복원이랄 수가 없다. 원래 광화문 현판이야 태조 4년(1395년) 광화문을 준공하면서 붙였던 현판대로 하는 것이 진정한 복원이지 고종 때 새로 지으면서 다시 훈련대장이 써서 붙인 글씨를 올리는 것으로 복원이라고 우길 수는 없다. 혹시 고종이 직접 썼다면 모를까 예술적으로 크게 평가받는 글씨도 아닌 것을 꼭 고집하여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광화문은 서울의 중심지에 있어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것인데 여기에 한자 현판이 달린다면 외국인들은 왜 한글 현판이 아닌지 의아해 하지 않을까? 우리가 세계 으뜸 글자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실제로는 푸대접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문화재청엔 진정 세종대왕의 백성사랑 정신이 없다. 물론 우리는 경복궁 근정전이나 다른 문화재들까지 모두 한글로 고쳐 달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광화문에만 요구하는 것이다. 제발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문화광장 – 문화예술공연’ 누리집이 있습니다. 첫화면에는 “오늘의 공연”이 소개되는데 날마다 3개의 공연이 추천되어 먼저 대표로 선보입니다. 그런데 6월 23일 치를 보니까 3개의 공연 포스터가 모두 영어로 도배된 것입니다. “HEKLLO”와 “A Grand Day Out”, “Stories & Dreams”가 그것입니다. 특히 “Stories & Dreams”는 한글은 한 글자도 없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묻습니다. 정말 이 3개의 공연이 6월 23일 공연을 대표할만한 우수한 것인지 아니면 담당자가 영어에 빠져서 영어로 도배된 포스터 공연이 좋게 보인 것인지 말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공연들도 영어를 많이 쓰는 것이 유행이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기관이 이렇게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말과 글은 한 나라의 뿌리입니다. 10여 년 전 한국에 왔던 중국 연변대학교 총장은 “만주족은 말에서 내렸기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총장이 말한 “말”이란 중의법으로 쓰인 것인데 만주족이 즐겨 타던 ‘말’을 얘기하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