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소공원 (少公園) 이육사 한낮은 햇발이 백공작(白孔雀) 꼬리 우에 함빡 퍼지고 그넘에 비둘기 보리밭에 두고 온 사랑이 그립다고 근심스레 코고울며 해오라비 청춘을 물가에 흘려보냈다고 쭈그리고 앉아 비를 부르건만은 흰 오리떼만 분주히 미끼를 찾아 자무락질치는 소리 약간 들리고 언덕은 잔디밭 파라솔 돌리는 이국소녀 (異國小女)둘 해당화 같은 뺨을 돌려 망향가도 부른다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춘수삼제(春愁三題) 이육사(李陸史) 1 이른아츰 골목길을 미나리장수가 기-ㄹ게 외우고 감니다. 할머니의 흐린동자(瞳子)는 창공(蒼空)에 무엇을 달리시난지, 아마도 에간 맛아들의 입맛(味覺)을 그려나보나봐요. 2 시내ㅅ가 버드나무 이ㅅ다금 흐느적거림니다, 표모(漂母)의 방망이소린 웨저리 모날가요, 쨍쨍한 이볏살에 누덱이만 빨기는 짜증이난게죠. 3 빌딍의 피뢰침(避雷針)에 아즈랑이 걸녀서 헐덕림니다, 도라온 제비떼 포사선(抛射線)을 그리며 날너재재거리는건, 깃드린 옛집터를 차저목찻는 괴롬갓구려.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해 후 이육사 모든 별들이 비취계단(翡翠階段)을 나리고 풍악소래 바루 조수처럼 부푸러 오르던 그밤 우리는 바다의 전당(殿堂)을 떠났다 가을 꽃을 하직하는 나비모냥 떨어져선 다시 가까이 되돌아 보곤 또 멀어지던 흰 날개우엔 볕ㅅ살도 따겁더라 머나먼 기억(記憶)은 끝없는 나그네의 시름속에 자라나는 너를 간직하고 너도 나를 아껴 항상 단조한 물껼에 익었다 그러나 물껼은 흔들려 끝끝내 보이지 않고 나조차 계절풍(季節風)의 넋이 가치 휩쓸려 정치못 일곱 바다에 밀렸거늘 너는 무삼 일로 사막(沙漠)의 공주(公主)같아 연지(脂)찍은 붉은 입술을 내 근심에 표백(漂白)된 돛대에 거느뇨 오―안타까운 신월(新月) 때론 너를 불러 꿈마다 눈덮인 내 섬속 투명(透明)한 영락(玲珞)으로 세운 집안에 머리 푼 알몸을 황금(黃金) 항쇄(項鎖) 족쇄(足鎖)로 매여 두고 귀ㅅ밤에 우는 구슬과 사슬 끊는 소리 들으며 나는 일흠도 모를 꽃밭에 물을 뿌리며 머―ㄴ 다음 날을 빌었더니 꽃들이 피면 향기에 취(醉)한 나는 잠든 틈을 타 너는 온갖 화판(花瓣)을 따서 날개를 붙이고 그만 어데로 날러 갔더냐 지금 놀이 나려 선창(船窓)이 고향(故鄕)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노정기 - 이육사 목숨이란 마치 깨어진 베쪼각 여기저기 흐터져 마을 이 한구죽죽한 어촌(漁村)보담 어설푸고 삶의 틔끌만 오래 묵은 포범(布帆)처럼 달아 매였다. 남들은 기뻤다는 젊은날이었건만 밤마다 내꿈은 서해(西海)를 밀항(密航)하는 쩡크와 같애 소금에 쩔고 조수(潮水)에 부풀어올랐다. 항상 흐렷한 밤 암초(暗礁)를 벗어나면 태풍(颱風)과 싸워가고 전설(傳說)에 읽어본 산호도(珊瑚島)는 구경도 못하는 그곳은 남십자성(南十字星)이 바쳐주도 않았다. 쫓기는 마음! 지친 몸이길래 그리운 지평선(地平線)을 한숨에 기오르면 시궁치는 열대식물(熱帶植物)처럼 발목을 오여쌋다 새벽 밀물에 밀려온 거미인 양 다 삭아빠진 소라 깍질에 나는 불어왔다. 머-ㄴ 항구(港口)의 노정(路程)에 흘러간 생활(生活)을 들여다보며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서 풍 -이육사 서리 빛을 함북 띄고 하늘 끝없이 푸른 데서 왔다. 강바닥에 깔여 있다가 갈대꽃 하얀우를 스처서 장사(壯士)의 큰 칼집에 숨여서는 귀향가는 손의 돋대도 불어주고 젊은 과부의 빰도 히든날 대밭에 벌레소릴 갓구어 놋코 회한(悔恨)을 사시나무 잎처럼 흔드는 네오면 불길한 것 같어 좋와라.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이육사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꼭 한 개의 별을 12성좌 그 숫한 별을 어찌나 노래하겠니? 꼭 한개의 별! 아침 날 때 보고 저녁 들 때도 보는 별 우리들과 아주 친하고 그 중 빛나는 별을 노래하자 아름다운 미래를 꾸며볼 동방의 큰 별을 가지자 한 개의 별을 가지는 건 한 개의 지구를 갖는 것 아롱진 설음밖에 잃은 것도 없는 낡은 이 땅에서 한 개의 새로운 지구를 차지할 오는 날의 기쁜 노래를 목안에 핏대를 올려가며 마음껏 불러보자 처녀의 눈동자를 느끼며 돌아가는 군수 야업의 젊은 동무들 푸른 샘을 그리는 고달픈 사막의 행상대도 마음을 축여라 화전에 돌을 줍는 백성들도 옥야천리를 차지하자 다 같이 제멋에 알맞은 풍양한 지구의 주재자로 임자 없는 한 개의 별을 가질 노래를 부르자 한 개의 별, 한 개의 지구, 단단히 다져진 그 땅 위에 모든 생산의 씨를 우리의 손으로 휘뿌려 보자 영속처럼 찬란한 열매를 거두는 찬연엔 예의에 끊임없는 반취의 노래라도 불러보자 영리한 사람들을 다스리는 신이란 항상 거룩합시니 새 별을 찾아가는 이민들의 그 틈엔 안 끼어 갈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강 건너 간 노래 - 이 육 사 - 섣달에도 보름께 달 밝은 밤 앞 냇강 쨍쨍 얼어 조이던 밤에 내가 부른 노래는 강 건너 갔소 강 건너 하늘 끝에 사막도 닿은 곳 내 노래는 제비같이 날어서 갔소 못 잊을 계집애 집조차 없다기에 가기는 갔지만 어린 날개 지치면 그만 어느 모랫불에 떨어져 타서 죽겠죠 사막은 끝없이 푸른 하늘이 덮여 눈물 먹은 별들이 조상 오는 밤 밤은 옛일을 무지개보다 곱게 짜내나니 한 가락 여기 두고 또 한 가락 어데멘가 내가 부른 노래는 그 밤에 강 건너갔소
[한국문화신문=마완근 기자] 연보(年譜) 이육사(李陸史) '너는 돌다리목에 쥐왔다.'든 할머니 핀잔이 참니라고하자 나는 진정 강(江)언덕 그마을에 버려진 문바지였은지몰라? 그러기에 열여덟 새봄은 버들피리 곡조에 부러보내고 첫사랑이 흘러간 항구(港口)의 밤 눈물섞어 마신술 피보다 달드라 공명이 마다곤들 언제 말이나했나? 바람에부처 도라온 고장도 비고 서리밟고 걸어간 새벽길우에 간(肝)입만 새하얗게 단풍이 들어 거미줄만 발목에 걸린다해도 쇠사슬을 잡어맨듯 무거워졌다 눈우에 걸어가면 자국이 자리라고 때로는 설래이며 파람도부지
[한국문화신문=마완근 기자] 서 울 이육사(李陸史) 어떤 시골이라도 어린애들은 있어 고놈들 꿈결조차 잊지 못할 자랑 속에 피여나 황홀하기 장미(薔薇)빛 바다였다. 밤마다 야광충(夜光蟲)들의 고흔 불아래 모혀서 영화로운 잔체와 쉴새없는 해조(諧調)에 따라 푸른 하늘을 꾀했다는 이애기. 왼 누리의 심장을 거기에 느껴 보겠다고 모든 길과길들 피줄같이 얼클여서 역(驛)마다 느름나무가 늘어서고 긴 세월이 맴도는 그판에 고초먹고 뱅―뱅 찔레먹고 뱅―뱅 너머지면 「맘모스」의 해골(骸骨)처럼 흐르는 인광(憐光) 길다랗게. 개아미 마치 개아미다 젊은놈들 겁이 잔뜩나 참아 참아하는 마음은 널 원망에 비겨 잊을 것이었다 깍쟁이. 언제나 여름이 오면 황혼의 이뿔따귀 저뿔따귀에 한 줄씩 걸처매고 짐짓 창공에 노려대는 거미집이다 령비인. 제발 바람이 세차게 불거든 케케묵은 몬지를 눈보래만냥 날러라 녹아 나리면 개천에 고놈 살무사들 승천을 할넌지.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만등동산(晩登東山, 늦게 오른 동녘 산) 이육사 卜地當泉石 샘과 바위 있는 곳을 가려 相歡共漢陽 한양에 함께 삶이 즐겁다 擧酌誇心大 잔을 들어 마음 담대함을 자랑하고 登高恨日長 높은 곳에 올라 해가 길어짐 한탄한다 山深禽語冷 산이 깊어 새소리 차갑고 詩成夜色蒼 시를 지으니 밤빛은 푸르다 歸舟那可急 돌아가는 배는 왜 그리도 급한가 星月滿圓方 별빛과 달빛이 하늘에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