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림 <둥글둥글한 세상>

  • 등록 2015.08.01 16: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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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이 김상아의 음악편지 49] ‘한국의 존 바에즈’ 허림 데뷔곡

[한국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당신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나요. 근심걱정 버리고 내 노래를 들어요
세월은 덧없이 흘러흘러 가고요. 하고 싶은 일들은 너무너무 많아요
욕심 많은 사람들 마음 착한 사람들. 가파른 한세상 둥글둥글 삽시다.
아직도 무엇을 생각하고 있나요. 뜨겁던 태양도 서산에 지네요  

 

   
▲ 허림 ‘둥글둥글한 세상’ 음반 표지

우리는 지난 해 몇 달간을 온통 세월호와 그와 관련된 얘기들로 채웠다. 

운전대를 잡았을 때 인격이 나타나고, 노름을 해 보면 그 사람의 인간성이 드러난다는 말처럼,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사고가 터지고 나면 그 나라와 사회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이번 사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재의 대한민국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선 돈벌이에 눈이 멀어 규정을 어겨가며 제 멋대로 선박의 구조변경을 한 것이나, 운항수칙 같은 것은 무용지물이요 거기에 따른 관리감독이 엉망이었던 점. 사고 이후 선장과 선원들이 보여준 반인륜적 행동과 해군, 해경의 구조체계의 부재,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정치권이며, 그러한 국가적 비극마저도 자신들의 목적 달성에 이용하려는 사람들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  

다만 남의 슬픔도 내 것 인양 여기고 함께 아파하는 국민의 따스한 마음만은 평균점수 이상이라 해야 할 것이다.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리고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번 사건의 복마전이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못했다. 그래도 이번 사건을 나는 대로 정리해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불운 따위는 개입하지 않은 순전히 인간욕망의 소산으로 결론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욕망이란 바닷물과 같은 것이다.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니까.”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말이다. 바닷물은 다 마실 수 없는 대상이다. 하지만 욕망은 그걸 부추긴다. 결국 극심한 갈증에 시달리다 배가 터져 고통스레 죽어갈 뿐이다. 

세상은 둥그니까 그저 둥글둥글 서로 나누고 다독이며 사는 게 답이다. 

별 이야기’ ‘사랑 이야기’ ‘인어 이야기’ ‘엄마 이야기’ ‘잊어버린 이야기등 이야기 시리즈로 유명한 허림은 1974인어 이야기로 첫 선을 보였다. 

음색이 고우면서도 끝 떨림이 애잔하여 한국의 존 바에즈라는 애칭을 얻었다. ‘둥글둥글한 세상은 그녀의 데뷔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한 해 전에 남성듀엣 에보니스가 먼저 불렀던 곡이다. 에보니스는 허림에게 초대되어 이곡에서 멋진 기타연주를 들려준다. 

욕망에 중독된 자들이 많은 세상이기에 이 노래가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 감사, 전 한국교통방송·CBS DJ>

 

 

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ccrk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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