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서도소리 가운데 <산타령>에 관한 이야기로 가사의 내용이 매우 건전할 뿐 아니라, 국내 곳곳 명산(名山)이나 강(江)의 이름, 기타 인물 등등, 상식이 풍부한 내용이어서 학생들의 음악 교재로 매우 적절하다는 이야기, 서도명창 유지숙이 <서도 산타령 음반>을 출시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 관련해서 명실상부(名實相符)라는 말이 실감된다는 이야기, 과거 전통사회에서 <산타령>을 배우던 스승의 진심 어린 마음을 이제, 유지숙도 그의 제자들에게 전해 주고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산타령>과 같은 합창 음악은 다른 일반 민요와는 달리, 가사의 내용이 매우 건전해서 어린 학생들의 음악교육을 위한 교재로도 매우 적절한 분야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주민들이나 직장의 동호인들이 함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유지숙은 얼마 전, 산타령 음반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스승에게 배우던 시절, 스승이 그에게 일러주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실천에 옮기려 했다고 실토한 적이 있다, 곧 그 스승의 전언(傳言)이란 “산타령이란 태산이 으쓱으쓱하도록 뽑아내는 신명의 소리”라는 말씀이었다고 한다. 기교보다는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하는 소리라는 뜻이다.
그가 출시한 산타령 음반에는 과거 서도지방 곳곳에서 불러온 <산타령>과 민요창들이 담겨 있는데, 서도지방의 산타령을 구성하고 있는 악곡들의 이름은 <초목이>를 시작으로 해서 <놀량>, <앞산타령>, <뒷산타령>, <경발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기지방의 <산타령>과 곡명이 유사한 점에서도 상호 관계가 깊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100여 년 전만 해도, 산타령이라고 하는 합창 음악은 한국인들이 즐겨하던 대표적인 합창곡이었음이 분명하다. 그것은 1920년대 초, 한국으로 음악기행을 왔던 일본인 다나베의 다음과 같은 감상 소감에서도 엿볼 수 있다. 곧 그는 “모갑이의 지휘에 따라 산타령패들이 소고(小鼓)를 치며 대형을 만들고, 율동을 하면서 목청을 드높이기 시작하면 구경꾼들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라고 전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격정(激情)의 역사를 함께 해 온, <산타령>의 흥겹고 멋진 가락이나 장단도 현재 상황은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어서 이 분야 종사자들을 매우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산타령은 원래 구음(口音), 곧 입타령이 많고, 장단이 들쑥날쑥하며 강약이나 호흡조절이 까다롭고 고음역의 선율을 통성으로 질러대는 부분들이 많아서 다소 남성취향의 노래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노래는 각 지역의 산천경개를 두루두루 노래하기 때문에 사설의 내용이 매우 건전해서 어린 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이 부르기에 적절하다.
그뿐만 아니라, 산타령은 독창보다는 합창으로 부르며 대형을 이루는 통일성이 강조되는 노래라는 점에서 협동을 통해 남과 내가 더불어 사는 방법이나 질서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또한 장점이며, 2박이나, 3박, 또는 4박 등의 장단형이라든가, 3분박, 2분박의 리듬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도 씩씩하고 활달한 창법과 다양한 표현법을 익힐 수 있다는 점 등등, 장점도 많은 종목이다.
경기 산타령에 뚝섬패, 왕십리패 등 10여 패 이상이 존재해 온 것처럼, 서도 산타령에도 지방에 따라 여러 소리패들이 있을 것이나, 이를 확인하기 어렵고, 다만 이 음반에 <의주 산타령>과 <황해도 산타령>을 수록하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러나 이 악곡들은 후렴구 가락이나, 가사 내용에 있어 기존의 민요가락들과 흡사한 점이 발견되고 있는데, 특히, <황해도 산타령>에는 불규칙한 장단 형태가 나타나고 있어 이채롭다. 또한 <의주 산타령>의 곡명은 의주 지역에서 불리던 ‘산타령’이란 의미이기는 하나, 혼합박 구조, 메기는 구음(口音)이 보일 뿐, <서도 산타령>의 구조와는 차이를 보이는 단일 악곡에 지나지 않는다.
일제 강점기 장학선과 김추월이 녹음한 <산타령>이란 곡명이 바로 <의주 산타령>인 점을 참고해 보면, 그 시대 유행했던 소리의 하나였음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오복녀 명창의 전언대로 기백 있는 산타령의 모습을 담고자 노력하였다는 유지숙의 말에서 이 음반이야말로 그에겐 더없이 뜻깊은 의미를 지닌 자료가 아닐까, 생각한다. 항상 서도소리의 새로운 자료를 찾고, 매만지며 바쁘게 뛰어다니는 유지숙 명창과 이 작업에 함께 참여한 그의 후배와 제자들에게 수고 많았다는 격려의 말을 보낸다.
열악한 환경에서 이 분야에 정진하고 있는 학생들이나 젊은 소리꾼들은 물론이고,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애호가와 동호인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활용을 권해 마지않는다. (다음 주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