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부부의 연은 따로 있다고 한다. 그런 까닭인지 연인들 가운데 부부의 인연을 맺지 못한 채 가슴 아픈 이별을 하는 쌍들도 많다. 사실 생면부지의 남녀가 만나서 하나가 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각자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여 각기 다르게 형성된 성격을 맞추어 간다는 게 어디 그리 만만한 일인가?
예전에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웠기에 헤어짐도 어려웠지만, 요즘은 만나기가 쉬워진 탓인지 헤어짐도 쉬운 것 같다. 사람들의 마음이 강퍅(剛愎)해진 것도 한 원인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타인의 사고와 가치관이 자신과 다르면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풍조가 만연하게 되었다. 자신만이 옳다고 우기고 융화하려 하지 않는다. 그 이기와 독선이 남녀관계라고 다를 바 없어 상충을 거듭하다가 마침내는 결별을 선택하고 마는 것이다.
개인의 성격 차이로 헤어지는 경우에는 그래도 마음에 상처가 덜 남는다. 둘 사이의 마음이 잘 맞고 아낌없는 사랑을 주고받는 사이라 할지라도, 부부의 연이 닿질 않아 아픈 이별을 해야 하는 연인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런 경우엔 평생 쓰라림을 달래며 살아가야 한다.
전생에서 수백 번의 인연을 쌓아야 부부가 된다는 불가의 말처럼, 부부란 맺어지기도 어렵지만 지키기도 어려운 것인가 보다.
오늘은, 짝사랑으로 애만 태우다 끝내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마음에만 간직해야 하는 어느 순정파 여인의 노래를 들어본다.
포기하지 않으면 사랑이
▲ 린다 론스태드(Linda Ronstadt) 음반 표지
떠나지 않을 것이란 말은
듣기 좋은 말이지만
아무 소용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 진다고
상처도 아물 것이라 말들 하지만
그 뜻을 모르겠어요
당신을 내 사랑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걸 바쳤기에
눈물을 삼키며 두려움을 참았어요
당신이 날 가까이 하지 않는다 하여
상처를 준 것이라 할 수야 없지요
당신에게서 어떤 대답도 듣지 못했고
당신이 알지 못하는 한 소녀에 대한
당신의 생각도 들을 수 없었어요
그게 바로 나의 상처랍니다
왜냐하면 당신을 내 사랑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걸 바쳤기에
그래서 오랫동안
마음이 아플 것 같아요
그래도 오래도록 사랑할 것 같아요
- ‘long long time’ 중
이제는 기억하는 이들도 많지 않지만, 한 때는 미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급 가수였다. 노래실력도 빼어나지만 미모도 그 못지않아 속칭 ‘오디오’와 ‘비디오’가 다 되는 가수였다.
린다 론스태드의 출세가도는 비교적 순탄했다. 대학시절 친구들과 결성한 스톤 포니가 안착하면서 인맥을 넓혀나갔다. 신인시절에 이미 밥 딜런이라는 매머드급 스타와 교류를 했으며, 슈퍼스타 닐 영과의 합동공연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녀가 신인시절에 거느렸던 백밴드는 훗날 이글스(Eagles)로 이름을 바꾸고 최정상의 밴드로 성장한다. 초기에는 컨트리에 바탕을 둔 음악을 지향했으나 점차 영역을 넓혀 나중에는 ‘록의 여왕’이라는 경칭까지 얻었다.
1966년에 데뷔하여 80년대 후반까지 늘 정상의 자리를 지켰던 린다 론스태드. 쏜살같은 세월은 그녀를 올해 고희의 과녁에 명중시키고 말았다. ‘Long long time’은 70년에 발매되어 그녀의 상징이 된 곡이다.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 감사, 전 한국교통방송·CBS D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