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조개와 갈조류가 바위에 빼곡히 달라붙어 있어 그런지 물빛이 검게 보였다. 그래서 묵호(墨湖)라 이름 하였으리라. 그 검은 물의 항구를 뒤로한 채 미끈하게 빠진 여객선 한 척이 뱃고동도 우렁차게 동으로 나간다.
나는 배꼬리에 붙어 서서 스크류가 일으키는 포말이 시계(視界) 밖까지 이어지는 걸 바라보며 감회가 새로워 눈을 감았다. <벌써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구나.> 요즘 같은 광속시대에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이 무색하리만치 모든 게 빠르게 변해간다.
울릉도가 가까워질수록 30년의 시간은 섬 전체를 뒤집어 놓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하지만 도동항으로 배가 들어서자 나는 안도의 한숨과 미소가 번졌다. 몇 채의 건물만 현대식으로 바뀌었을 뿐 시가지 모습은 거의 변한 게 없었다.
새로운 광경이라면 폭발적으로 늘어난 자동차가 시커먼 매연을 내뿜으며 그 좁은 도로에서 꼬리를 물고 다니는 것이었다.
과연 인간의 편익과 환경보존은 병립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으로 잠시 비애감에 젖기도 하였다. 때마침 강원도민일보와 삼척시가 주최하는 ‘이사부 독도 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섬 전체가 독도열기로 가득했다.
골목마다 독도관련 문구와 구호로 넘쳐났다.
공연장 스피커에서 수십 번 반복되어 흘러나오는 ‘독도는 우리 땅’과 ‘홀로 아리랑’을 들으며, 울릉도가 자랑할 만한 노래도 많은데 간간이 섞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오늘은 울릉도 대표곡으로 선정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울릉도의 특색을 잘 표현한 ‘울릉도 트위스트’를 소개한다.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연락선을 타고 가면 울릉도라
뱃머리도 신이 나서 트위스트
아름다운 울릉도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잎처럼
아가씨들 예쁘고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르는 호박엿
울렁울렁 울렁대는 처녀가슴
오징어가 풍년이면 시집가요
육지 손님 어서 와요 트위스트
나를 데려 가세요
울렁울렁 울렁대는 울릉도 길
연락선도 형편없이 지쳤구나
어지러워 비틀비틀 트위스트
요게 바로 울릉도
평생 다가도록 기차 구경
한번 못해보고 살아도
기차보다 좋은 비행기는
구경 실컷 하며 살아요
싱글벙글 생글생글 처녀 총각
영감 마님 어서 와서 춤을 춰요
오징어도 대풍일세 트위스트 사랑을 합시다
한여름 비치파라솔 아래서 마시는 생과일주스처럼 청량감 으뜸의 상큼한 목소리 이 씨스터즈! 그녀들의 목소리는 악기보다도 더 정확한 절대음의 소유자들이다. 김천숙, 김명자, 이정자로 구성된 이 씨스터즈는 1964년에 공식 데뷔 하였다.
김씨 성을 가진 두자매가 주축이기 때문에 김 씨스터즈로 이름을 지으려 했으나 이미 김 씨스터즈라는 팀이 활동하고 있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이 씨스터즈로 붙였다 한다. 그래도 창단멤버에는 이씨가 한명 있었지만 67년 이정자가 탈퇴하고 김상미가 합류한 2기 이 씨스터즈는 이씨가 한명도 없는 이 씨스터즈가 되고 말았다.
1966년에 발표되어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울릉도 트위스트! 누구나 가보고 싶어 하는 신비의 섬 울릉도!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 감사, 전 한국교통방송·CBS D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