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숙선 명창의 귀한 소리로 한 해 마무리하기

2020.11.30 12:51:31

국립극장 송년판소리 ‘안숙선의 흥부가 만정제’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은 2020년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마지막 무대인, ‘송년판소리–안숙선의 흥부가’를 12월 19일(토)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값어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연으로, 매해 12월에는 연말을 맞아 ‘송년판소리’ 무대로 꾸며진다. 올해 역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안숙선 명창의 깊은 소리를 들으며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안숙선 명창은 국립극장 완창판소리와 각별한 인연을 지니고 있다. 1986년 처음으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 오른 이래 30회 최다 출연 기록을 세웠고, 국립극장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춘향가ㆍ심청가ㆍ흥부가ㆍ수궁가ㆍ적벽가)을 모두 완창한 유일한 소리꾼이다. 지난 2010년부터는 10년간 매해 빠짐없이 12월 완창판소리 무대를 도맡아왔다.

 

올해 ‘송년판소리’는 2부로 나눠 더욱 풍성한 무대를 선보인다. 1부에서는 안숙선 명창이 만정제 ‘흥부가’를 들려준다. 제자인 소리꾼 정미정ㆍ김미나ㆍ박애리ㆍ김준수가 분창자로 나서 소리와 재담을 관객과 나눌 예정이다. 국립창극단 기악부 단원들이 함께하는 2부에서는 흥겨운 남도민요를 통해 우리 국악의 진수를 선물한다.

 

 

1부에서 선보이는 ‘흥부가’는 가난하고 착한 흥부와 부자이면서 욕심 많은 놀부의 대비를 통해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아내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익살스러운 대목과 아니리로 형제간 우애를 다루면서도 조선 후기 서민들의 애환을 그려 해학적인 가운데 비장미가 서려 있다. 슬프게 애원성으로 부르는 ‘가난타령’, 제비의 여정을 긴 호흡으로 그려낸 ‘제비노정기’, 청중에게 기쁨과 설렘을 주는 ‘박 타는 대목’, ‘제비 몰러 나간다’ 등이 백미로 꼽힌다.

 

여러 유파 가운데 만정제 ‘흥부가’는 동편제를 바탕으로 만정 김소희(1917~1995)가 새롭게 구상한 소리제다. 송만갑ㆍ박녹주로 이어진 담백한 소리에 섬세함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안숙선 명창의 청아한 성음과 명료한 발음, 우아한 발림이 만정제 ‘흥부가’와 어우러져 판소리의 깊은 멋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유수 판소리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중견 명창 정미정ㆍ김미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중과 가까이서 호흡하는 소리꾼 박애리ㆍ김준수가 분창자로 나서 농익은 소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고수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보유자 김청만, 국립창극단 기악부장 조용수가 함께한다.

 

2부에서는 남도민요의 정수인 ‘육자배기’와 ‘진도아리랑’을 선보인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끝자락, 흥겨운 민요와 함께 신명나게 마무리하고자 마련한 시간이다. 안숙선 명창과 1부를 꾸민 소리꾼들은 물론 국립창극단의 대표 소리꾼 김차경ㆍ김금미가 흥을 더한다. 국립창극단 기악부 단원 조용수(고수)ㆍ최영훈(거문고)ㆍ이성도(피리)ㆍ이원왕(대금)ㆍ박희정(아쟁)도 함께해 우리 전통가락의 멋을 들려준다. 모두 3시간여간 진행되는 이번 공연의 해설과 사회는 유영대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맡는다.

 

‘송년판소리–안숙선의 흥부가’는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실행방안에 따라 ‘객석 띄어 앉기’를 실시한다. 전석 3만 원. 예매ㆍ문의 국립극장 누리집(www.ntok.go.kr) 또는 전화 02-2280-4114

 

 

정석현 기자 asadal1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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