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살리기]1-28 너름새

2021.03.11 11:05:50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의 토박이말 살리기

어제 아이들과 처음으로 누리배움(원격수업)을 했습니다. 제가 아이들 길잡이 구실을 잘못해서 아이들이 누리그물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일도 있었고, 아이들이 풀그림(프로그램)을 잘 다루지 못해서 배움방으로 못 들어온 일도 있었습니다. 저도 처음이고 아이들도 처음이라 널리 헤아려 주자고 하면 그럴 수도 있지만 좀 더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것은 참일입니다. 배움이들에게 저의 이런 마뜩하지 못한 마음을 이어주고 싶습니다. 

 

배곳밖배움동아리(학교밖학습공동체)를 꾸리는 데 도움을 주시기로 한 소문날마을학교 신명진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함께해 주시겠다는 분들이 계시다는 말씀을 듣고 참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배곳과 마을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토박이말 살리기를 한다면 온나라에서 본보기가 될 거라 믿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힘과 슬기를 모아야겠습니다. 

 

배때(학기) 처음이라서 보내달라는 것도 많고 내야할 것, 올려야 할 것들을 하다보니 배움 갖춤을 다 못 하고 나와야했습니다. 아들에게 보낼 짐에 넣어 줄 것을 찾아 가기로 해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다들 남아서 일을 하는 것을 보고 나가려니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요즘 날마다 잠이 모자라서 그런지 저녁을 먹기도 앞에 눈꺼풀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잘 수가 없어서 잠을 쫓으며 일을 했습니다. 경남교육청에서 할 토박이말 알림과 경남도민일보와 함께할 일까지 생각하니 잠이 달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새로운 곳으로 옮겨 일을 하게 된 저에게 있으면 좋겠다 싶은 것과 아랑곳한 말입니다. 같이 일을 하는 분들도 많고 무엇이든 잘하시는 분들이 많아 잘 되도록 여러 가지로 힘을 쓰면 좋은 열매를 거둘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하는 요즘입니다.  

 

넉살도 좀 있고 말도 시원하게 하면서 일을 잘하도록 힘을 쓰는 솜씨가 있으면 좋겠다는 거죠. 이런 솜씨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이 바로 '너름새'입니다. 다시 말해서 저도 너름새가 있으면 좋겠다 싶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타고 나는 것이니 어쩔 수가 없지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 너그럽고 시원스럽게 말로 떠벌려서 일을 주선하는 솜씨'라고 풀이하고 있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넉살 좋고 시원스럽게 말로 떠벌려서 일을 주선하는 솜씨'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너그럽다'도 마음에 들고 '넉살 좋다'도 마음에 들어서 둘 다 넣어 풀이를 하면 더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선하다'는 말이 '일이 잘 되도록 여러 가지 수로 힘을 쓰다'는 뜻이니까 그렇게 풀어서 하면 다음과 같이 하면 좋겠습니다.  

 

너그럽고 넉살 좋으며 시원스럽게 말로 떠벌려서 일이 잘 되도록 여러 가지 수로 힘을 쓰는 솜씨

 

그리고 '너름새'라는 말은 농악 또는 풍물놀이에서 1. 악기를 든채 두 팔을 벌려 춤을 추는 움직임, 2.  가락을 멋있게 치라는 말이라는 뜻도 있으며 3. 판소리에서 소리꾼이 소리의 가락이나 알맹이에 따라 몸짓과 손짓으로 나타내는 움직임을 나타낼 때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을 멋있고 익숙하고 솜씨 있게 해내는 재주'라는 뜻이 있다는 것도 알아 두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고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54해 온봄달 열하루 낫날(2021년 3월 11일 목요일) 바람 바람.

 

 

 

 

 

 

 

 

이창수 기자 baedalmaljig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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