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 AI 서비스 급증, 내 개인정보 괜찮을까

2021.11.26 11:45:27

슬기로운 컴퓨터ㆍ손말틀(휴대전화) 쓰기를 위한 귀띔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안랩 시큐리티 레터에서는 지난 861호에 ‘언택트 시대, 인공지능(AI) 스피커와 대화가 늘어난 이유는?'을 소개한 바 있다. 초기에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중심으로 음악을 플레이하고 날씨 안내 등 간단한 정보를 알려주는 기능이 주를 이뤘는데 최근에는 다양한 가전제품과 금융 같은 전문적인 영역에서도 사람과 비슷한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다.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몇 가지 서비스를 소개한다.

 

 

음성인식 인공지능이 세상에 처음 등장한 건 2011년 10월에 발표한 애플의 시리(Siri)다. 시리는 자연어 질문에 답변하고 동작을 수행하는 음성인식 개인 비서 프로그램이다. 이어 구글이 2012년 7월에 인공지능 비서 나우(Now)를 선보였다. 음성인식 인공지능아 본격적으로 세상에 등장한 건 아마존이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Echo)를 2014년 7월에 출시하면서부터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국내 첫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인 누구(NUGU)를 출시하면서 경쟁이 본격화됐다.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서비스, 일상 속으로

 

“헤이 카카오, 오늘 날씨 알려줘” 같은 질문은 이제 너무 식상하다 못해 구시대 유물로 느껴질 정도로 인공지능 스피커는 엄청난 속도로 진보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AI 스피커 가입자는 올해 10월 현재 1,61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아마존, 구글, 애플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전부 인공지능 스피커를 내놨고 국내 기업들도 KT 기가지니, 삼성전자 홈미니, LG전자 씽큐, 네이버 클로바, 카카오 카카오미니, SK텔레콤 누구 등을 출시해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이제 음성인식 인공지능은 스피커를 넘어 슬기말틀(스마트폰)과 자동차, 텔레비전, 에이컨 등으로 급속하게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사람이 아닌 기계와 대화하는 모습이 절대 낯설지 않다.

 

 

지구촌 소비자의 20% 이상이 사물인터넷(IoT)이 가능한 가전기기를 보유한 가운데 에어컨이나 냉장고 등에서도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를 활용하는 예도 점차 늘고 있다. 와이파이와 스마트 기기 등을 통해 원격 제어가 가능한 식기세척기, 냉장/냉동고, 자동 건조기, 공기청정기, 에어컨, 로봇청소기, 오븐, 세탁기 등 커넥티드 가전 관련 제품에서 음성인식 인공지능이 구현되고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이제 단순 음악재생과 대화 기능을 넘어 집안의 비서로 변신하고 있다. 독거노인의 집에서 안부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고독사 예방을 위해 인공지능이 안부 전화를 하는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한다.

 

삼성전자는 2014년 사물인터넷(IoT) 업체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뒤 슬기말틀ㆍ태블릿에 사물인터넷 기기 제어 기능을 통합하고, 올 1월부터는 구글 네스트와 연동 기능을 추가하는 한편 노트북 제품인 '갤럭시북 프로'에도 스마트싱스 앱을 탑재해 제어 가능 기기를 확대했다. 또 지난 10월 온라인으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SDC)를 통해 음성인식으로 제어되는 신규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 사물인터넷플랫폼을 대거 발표했다.

 

SDC 2021에서 소개된 플랫폼은 인공지능 어시스턴트 ‘빅스비’,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 Things)’, 보안 플랫폼 ‘녹스(Knox)’, 타이젠 TV 에코시스템, 슬기말틀 OS ‘원 UI 4’, 스마트홈 프로토콜 ‘매터(Matter)’ 등으로 슬기말틀, 웨어러블, 노트북, 텔레비전, 냉장고, 로봇 등을 음성으로 연결하는 스마트홈을 구현했다.

 

LG전자도 냉장고와 세탁기, 식기세척기, 오븐 등 스마트 가전제품을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씽큐' 앱을 출시하고 적용 제품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내 중소ㆍ중견 가전 제조사들도 중국ㆍ미국 등 나라 밖 시장 판매용 제품에 슬기말틀 등과 연동 가능한 사물인터넷 기능을 포함해 출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서비스 누구(NUGU) 음성 안내를 인기 스타 목소리로 이용할 수 있는 ‘누구 셀럽’ 서비스를 출시했다. 누구 셀럽에는 아이돌 스타 3명(엑소 백현ᆞㆍ레드벨벳 조이ᆞㆍNCT태용)의 목소리를 적용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 목소리로 음성 안내가 가능하고, 인기 연예인 애칭으로 알람음을 제공할 수도 있다.

 

국내 주요 통신사와 가전ㆍ전자업체, 건설사가 참여하는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도 새로 건설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방범ㆍ보안 등 시설을 모바일 기기와 연계하기 위해 각종 플랫폼 등을 개발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 ‘푸르지오 스마트홈’에 삼성전자와 LG전자, 통신 3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을 연동시키기로 했다.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에 삼성ㆍLG가전이나 이동통신 업체들의 음성인식 스피커를 설치하기만 하면 스마트홈 시스템으로 제어할 수 있다. 한화건설은 ‘포레나’ 아파트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올 들어 KTㆍ네이버ㆍLG전자와 함께 스마트홈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가구 업체들도 스마트홈 시장을 넘보고 있다. 한샘은 지난 7월 홈 사물인터넷 스타트업 ‘고퀄’에 30억 원을 투자하고 지난달 말 자사 리모델링 사업에 홈 사물인터넷 상품을 포함한 꾸러미를 출시했다. 슬기말틀 앱을 이용해 원하는 때에 조명을 켜고 끄거나 블라인드ㆍ커튼을 열고닫을 수 있다.

 

전문 영역에서도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 확대

 

웹케시와 KT는 세계 처음 업무를 돕는 인공지능(AI) 비서 '에스크아바타'를 출시했다. 에스크아바타는 은행, 매출매입, 세금계산서, 현금영수증, 법인카드, 신용카드, 세무, 거래처, 온라인 매출 등 회사의 주요 경영 사항 10가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인공지능 비서다. 흔한 인공지능 스피커가 생활을 돕는 인공지능 비서였다면 에스크아바타는 업무에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 비서(B2B AI비서)다. 업무관련 질문을 하면 관련 정보를 즉각 제공해 준다.

 

KEB하나은행은 SK텔레콤과 ‘누구’를 통한 음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은 등록된 계좌의 잔액 조회와 거래내역 조회, 환율/환전 조회, 지점 안내 등을 음성으로 문의하고 듣는 ‘음성 금융 서비스’를 내놓는다.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를 통한 금융거래(개인계좌 조회서비스)는 국내 처음이며, 올 하반기에는 간편 송금 기능 등 계좌이체 서비스로 ‘음성 금융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챗봇(인공지능이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일상언어로 사람과 대화를 하며 답을 주는 대화형 메신저)을 넘어 콜봇(인공지능 음성상담)을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금융이나 증권 회사는 다양한 고객과 수많은 정보나 상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음성으로 상담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챗봇의 주 기능이 고객과의 채팅이라면, 콜봇은 고객의 음성을 듣고, 음성으로 답해준다.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콜봇 서비스를 선보인 곳은 NH농협은행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018년 문자를 입력해야 했던 챗봇보다 편리하게 음성으로 금융상담이 가능한 ‘인공지능 콜봇’ 서비스를 국내 은행권 처음 문을 열었다. 최근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직원을 대신하여 대출 및 상품 판매 적정성 등에 대해 해피콜(판매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간접 마케팅 방식)을 수행하는 콜봇을 도입했다. 영업시간 말고도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전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과 전화로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라서 직원과의 전화 상담을 부담으로 느끼는 고객에게는 큰 장점이다.

 

신한금융투자의 클라우드 & AI 디지털 컨택센터에도 콜봇이 도입됐다. 콜봇 시스템 구축을 진행한 한솔인티큐브는 지난 2018년 아이작(ISAC)이라는 인공지능 브랜드를 런칭, IBM과 함께 현대카드 인바운드 콜봇을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KB손해보험 긴급출동 콜봇, 한화생명, 신한금융투자의 인바운드 콜봇 구축사업 등을 진행했다.

 

음성인식 인공지능도 개인정보 노출 조심

 

음성 명령과 사물 인식을 위해 각종 기기에 탑재되는 카메라와 마이크가 사생활을 제3자에게 그대로 노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구글 홈과 아마존 알렉사를 비롯해 나라 안팎 인공지능 스피커 업체들은 마이크로 수집한 음성 데이터 저장을 둘러싸고 논란을 겪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클로바’와 삼성전자의 ‘빅스비’, SK텔레콤 ‘누구’ 등 대부분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가 사용자 목소리를 수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분석해 인공지능 서비스가 사용자의 명령어를 잘못 알아듣는 등 인식률이 떨어지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는 목적에서다.

 

또한 스피커를 통해 택시 호출, 쇼핑 등 서비스 이용 시에도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개인의 계좌번호, 주민번호 등의 민감정보는 자동 변조 처리돼야 하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사전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개인 민감인식 정보 경우 자동변조가 필수인데도 지켜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처럼 음성인식 안공지능 기기에서 보안이 우려스러운 것은 대부분의 스마트홈 기기가 가정 내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에 연결되기 때문이다. 보안 취약점을 지닌 기기는 가정 내 네트워크에 침입한 다음 다른 기기를 공격하거나 망가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2021년 사이버 위협 전망' 보고서를 통해 보안이 취약한 도어락의 원격 개폐기능을 악용해 가정 내 무단침입을 시도하거나, 취약한 비밀번호가 설정된 IP 카메라를 해킹해 사생활 노출협박 및 금전을 요구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정보 유출 및 해킹을 예방하기 위해 초기 비밀번호 변경,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 접속 기록 관리 등을 수행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또한 알려진 취약점으로 인한 악성코드 감염, 정보 유출 등을 방지하기 위해 펌웨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보안 패치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비인가자 접속으로 인한 영상 정보 유출 등을 방지하기 위해 ID, 비밀번호 외에도 IP나 MAC 주소 필터링 등을 이용하여 비인가자의 접근을 제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AhnLab 콘텐츠기획팀 제공

 

 

이한영 기자 sol119@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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