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복군의 대미(對美) 군사연대 제안 문건’ 발굴

2022.01.13 12:31:37

보훈처, 1942년 한국광복군 참모장 이범석이 작성한 보고서 문건
미(美)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의 조지 맥아피 맥큔 자료에서 발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처(처장 황기철, 이하 ‘보훈처’)는 1942년 6월 30일에 한국광복군이 미국 연방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작성한 ‘대미(對美) 군사연대 제안 공식문건’을 처음 발굴하여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미국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 소장된 조지 맥아피 맥큔(George McAfee McCune)* 기증자료 일부로, 작년 12월 나라 밖 독립운동 사료수집의 하나로 보훈처가 직접 발굴해 온 것이다.

 

  

* 조지 맥아피 맥큔(1808~1948) : 미국 출신 선교사이자 독립운동가로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조지 새넌 맥큔(George Shannon McCune)의 아들이며, 태평양전쟁이 일어난 뒤 미국 전략정보국(OSS), 국무부 등에서 한국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한국독립운동 관련 문서를 다수 소장하게 된 것으로 알려짐

 

 

해당 문건은 당시 한국광복군의 참모장 이범석(1900~1972)이 미국 연방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1942년 6월 3일에 작성한 10쪽 분량의 보고서 형식 문서로, 태평양전쟁 발발 이후 적극적으로 펼쳐진 한국광복군의 대미 참전외교 양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해당 문건에서는 △한국 독립이 필요한 이유 △한국광복군의 임무 △한국광복군이 태평양전쟁에서 담당할 수 있는 역할 △앞으로 미국과 협상이 필요한 사항 등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이 자료는 한국광복군 대미 참전외교의 초기활동을 보여주는 한국광복군 자체 공식문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문건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군대인 “한국광복군이 장래 독립국가 수립 이후 한국 국군의 근간을 이룰 것”임과 “한국광복군의 임무가 한국의 독립 달성을 넘어 연합국과 함께 인류평화를 달성하려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또한 “태평양전쟁에 한국광복군을 파견하고 미국의 지원을 받아 중국에서 한인 게릴라부대를 양성하여 일본군의 후방을 교란시키겠다.”라는 구체적인 군사연대 제안을 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미국과 협상이 필요한 사안으로 “파견 규모, 공작지점, 교통ㆍ운수, 지휘계통, 보급문제” 등 전쟁 수행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언급하고 있어 한국광복군이 태평양전쟁에서 미국과의 군사연대를 실질적으로 모색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현대사 연구자인 이화여자대학교 정병준 교수는 “해당 문건이 대한민국임시정부, 한국광복군, 주미외교위원부 관계자들이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과의 군사연대를 시도하였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이다”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한국광복군 연구자인 국사편찬위원회 김광재 연구관은 “해당 문건은 나라 안팎 처음 공개되는 희귀자료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라고 평가하였다.

 

보훈처는 “미국의 전략정보국(OSS) 활동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된 조지 맥아피 맥큔 자료를 분석하여 독립유공자 발굴 등에 활용할 예정이며, 앞으로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 관련 문건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국광복군의 대미 군사연대 문건 주요 내용

 

한국광복군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 (사진 1 참고)

ㅇ 머지않은 장래에 한국광복군은 중국에서 정식으로 대일항전에 참가할 것이다. 장래 연합국이 원동 대륙에서 대일공세를 시작하면, 한국광복군은 그중 유력한 일원이 되기를 희망한다. 중국 동북지역에는 한인 350만, 화북지역에는 한인 50여만이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대거 광복군에 입대하여 대일전을 수행한다면 일본에 중대한 타격을 줄 것이다.

 

 

한국광복군의 입장과 임무 (사진 2 참고)

ㅇ 한국광복군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군대이다.

 

ㅇ 한국광복군은 연합국과 함께 일본을 공동으로 박멸하며 전 인류를 노예로 삼으려는 음모를 분쇄한다.

 

ㅇ 광복군은 대한 3천만 인민의 군대가 되어, 일체 한국 독립 무장혁명 역량의 중심이 된다. 장래 독립국가 수립 이후 한국 국군의 근간을 이룬다.

 

한국광복군의 현재 역량과 발전 가능성 (사진 3 참고)

ㅇ 한국광복군은 현재 조직 중이다. 서안에 있는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지휘하에 4백여명의 특수공작원이 적의 후방에서 대적 선전, 일본군에 징집된 병사들을 한국광복군에 편입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ㅇ 장래 광복군이 정식으로 조직되고 지원을 받으면 전술단위 부대를 조직하여 적의 후방에서 게릴라전(유격전)을 벌인다.

 

 

한국광복군이 태평양전쟁에서 공헌 가능한 사항 (사진 4, 5 참고)

ㅇ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쿠바, 멕시코 한인으로 지원부대를 조직한다. 미국 당국의 동의를 얻으면 즉시 착수할 것이다. 이들 지원병이 조직되면 한국광복군의 미주지부가 될 것이다.

 

ㅇ 한국광복군의 인재는 일본 정세에 정통하고, 일본어에 능숙하다. 이는 태평양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미군에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광복군 대원은 국내로 진입해 한국 국내 지사와 연락하여 혁명을 발동하고 일본의 교통 운수 군수 물자를 파괴하고, 물러나 일본군의 정세를 연구한다.

 

ㅇ 32년 동안 3천만 한인은 일본의 억압과 착취에 시달렸다. 일본의 ‘조선을 약소민족으로 두겠다’는 일본의 수작으로 한국인들은 일본의 억압과 착취를 심각하고 철저하게 당하고 있다. 기회가 생긴다면 한국광복군은 인도, 미얀마, 호주 등자에 의견을 내어 일본의 흉악하고 기만적 행동의 실상을 알릴 것이다.

 

앞으로 미국과 논의 필요사항 (사진 6 참고)

ㅇ 한국광복군과 미국 정부는 대일전 수행에 있어 아래 내용의 군사적 연대 부분을 조기에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 (1) 미군에 파견될 한국광복군의 인원, (2) 공작지점, (3) 교통운수문제, (4) 지휘계통, (5) 보급문제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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