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은 정악단의 기획공연 ‘필운대 풍류’를 오는 7월 13일(수)과 14일(목) 이틀 동안 국립국악원 우면당에 올린다.
19세기, 인왕산 자락 한양 최고의 명소로 꼽힌 ‘필운대’
시서화악가무 즐기고 나눈 200여 년 전 ‘필운대 풍류’ 다시 무대로
‘필운대(弼雲臺)’는 현재 배화여고(종로구 필운대로 1길 34) 뒤편에 있는 곳으로 19세기 당시 한양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으뜸 명소로 꼽혔다. 이러한 정취에 취해 선비와 풍류객들은 이곳을 드나들며 시서화악가무를 즐겼는데 이러한 문화가 이른바 ‘필운대 풍류’로 불리며 ‘필운대’는 풍류문화의 산실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가객 박효관은 당시 필운대 부근에 ‘운애산방(雲崖山房)’을 열고 가객들을 모아 풍류를 즐겼는데, 당대의 가곡을 모아 가집(歌集) 《가곡원류》를 펴내 오늘날 가곡 전승의 바탕을 이루는 큰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정악과 풍류음악의 전통을 이어가는 국립국악원 정악단(예술감독 이상원)은 풍류음악의 멋을 깊이 있게 전하기 위해 19세기 풍류음악의 향유 무대였던 ‘필운대’에서 행해진 풍류음악을 국립국악원 우면당 무대로 옮겨 올해 기획공연으로 선보인다.
필운대를 옮긴 듯 한 무대 위에서
기악 독주와 합주, 시조, 가사, 가곡 등 유유히 흐르는 풍류음악의 멋
이번 공연의 무대는 멋스러운 암벽과 나무 등 필운대의 정취가 전해지는 자연의 공간으로 꾸며 풍류음악의 멋을 시각적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 무대로 옮겨놓은 필운대 위에서 정악단은 기악과 성악으로 풍류음악의 다채로운 멋을 전한다. 긴 호흡의 대금독주 ‘상령산’과 물에서 노니는 용을 표현한 ‘수룡음’, 영산회상 중 ‘하현 ․ 염불도드리, 타령’의 소규모 합주를 통해 아정하면서도 수려한 선율을 들려준다.
심청을 실은 배가 망망한 바다로 떠나는 내용의 사설시조 ‘범피중류’와 경포호에 비친 봄을 묘사한 시창 ‘경포대 십이난간’, 떠난 임을 향한 여인의 그리운 마음을 담은 가사 ‘상사별곡’, 짝을 잃은 이별의 슬픔을 노래하는 휘모리 시조 ‘푸른산중하’, 태평성대를 희망하는 가곡 ‘태평가’를 통해 풍류객들의 다양한 감정을 담은 이야기 또한 맑은 음색의 노래로 관객들의 마음을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이상원 예술감독은 “관객들의 분주한 일상 가운데 절제와 집중의 균형 속에서 한국적인 서정미와 세련됨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공연을 통해 풍류음악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기획공연 ‘필운대 풍류’는 오는 7월 13일(수)부터 14일(목)까지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선보이며,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또는 전화(02-580-3300)로 예매할 수 있다. A석 2만원, B석 1만원 (문의 02-580-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