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서 즐기는 '쉿' 전

2023.06.07 11:38:55

서울시립미술관,  6월1일~10월25일까지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쉿!》은 귀여움과 친숙함으로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김훈규, 순이지, 웡핑, 탈라 마다니의 회화와 애니메이션을 소개한다. 네 작가의 공통점은 귀여운 캐릭터와 만화적 요소 및 기법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아 작품에 몰입시킨다는 점과 상상력이 가미된 우화적 이미지나 풍자적인 언어유희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이다.

 

세련된 만화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와 사건을 그린 듯한 캔버스와 스크린은 마치 우리가 종일 들여다보고 있는 미디어의 액정 프레임을 상기시키며, 각 작품에서 다루는 소재와 이미지 또한 우리가 모바일의 여러 반복적인 피드와 유명한 밈 등을 통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친숙한 이미지로 가득하다. 그러나 친숙한 이미지와 캐릭터들은 단순히 ‘귀여운’ 것에 머물지 않고, 우크라이나 전쟁 및 홍콩의 정치적 문제, 코로나 팬데믹과 미디어의 영향, 파놉티콘으로 상징되는 감시와 이데올로기 등 지금, 여기, 우리를 둘러싼 첨예한 이슈에 대한 네 작가의 날카로운 유머감각과 영민한 해석을 담고 있어 관람객의 적극적인 독해를 요구한다.

 

 

지나칠 정도로 과한 내러티브와 광범위한 주제를 가로지르는 김훈규와 순이지의 회화와 자신의 일기를 보여주는 듯한 웡핑의 애니메이션 속 이야기들은 나의 일상과 나를 둘러싼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와도 유사하다. 작가들이 켜켜이 지어낸 이야기가 마치 내 일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그만큼 작가들이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정보화된 도시에서 비슷한 삶을 영위하면서 세계를 직접 경험하기보다 작가들의 작품에서 드러나듯 유리 액정 너머로 편집, 재구성한 기호와 이미지를 통해 세계를 인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탈라 마다니는 〈선풍기〉에서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의 지속적인 피드에 우리가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드러냈다. 마다니는 “우리는 아름다움으로 현실을 약화시키거나 고통을 경감시킬 모르핀 같은 예술이 아닌, 의식 변화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촉발시키는 예술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예술은 귀엽고 친숙하여 불호 없이 매끈할지언정, 팬데믹 시기에 후각처럼 마비되었던 우리의 인식을 환기시킬 수 있는 예술이어야 한다. 이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작가들처럼 예민한 시선으로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것이 과연 오롯한 내 생각과 감정인지, 아니면 무차별적인 공세를 퍼붓는 피상적 이미지와 정보들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쉿!》은 귀여움과 친숙함으로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김훈규, 순이지, 웡핑, 탈라 마다니의 회화와 애니메이션을 소개한다. 네 작가의 공통점은 귀여운 캐릭터와 만화적 요소 및 기법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아 작품에 몰입시킨다는 점과 상상력이 가미된 우화적 이미지나 풍자적인 언어유희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이다.

 

세련된 만화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와 사건을 그린 듯한 캔버스와 스크린은 마치 우리가 종일 들여다보고 있는 미디어의 액정 프레임을 상기시키며, 각 작품에서 다루는 소재와 이미지 또한 우리가 모바일의 여러 반복적인 피드와 유명한 밈 등을 통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친숙한 이미지로 가득하다. 그러나 친숙한 이미지와 캐릭터들은 단순히 ‘귀여운’ 것에 머물지 않고, 우크라이나 전쟁 및 홍콩의 정치적 문제, 코로나 팬데믹과 미디어의 영향, 파놉티콘으로 상징되는 감시와 이데올로기 등 지금, 여기, 우리를 둘러싼 첨예한 이슈에 대한 네 작가의 날카로운 유머감각과 영민한 해석을 담고 있어 관람객의 적극적인 독해를 요구한다.

 

지나칠 정도로 과한 내러티브와 광범위한 주제를 가로지르는 김훈규와 순이지의 회화와 자신의 일기를 보여주는 듯한 웡핑의 애니메이션 속 이야기들은 나의 일상과 나를 둘러싼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와도 유사하다. 작가들이 켜켜이 지어낸 이야기가 마치 내 일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그만큼 작가들이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정보화된 도시에서 비슷한 삶을 영위하면서 세계를 직접 경험하기보다 작가들의 작품에서 드러나듯 유리 액정 너머로 편집, 재구성한 기호와 이미지를 통해 세계를 인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탈라 마다니는 〈선풍기〉에서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의 지속적인 피드에 우리가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드러냈다. 마다니는 “우리는 아름다움으로 현실을 약화시키거나 고통을 경감시킬 모르핀 같은 예술이 아닌, 의식 변화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촉발시키는 예술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예술은 귀엽고 친숙하여 불호 없이 매끈할지언정, 팬데믹 시기에 후각처럼 마비되었던 우리의 인식을 환기시킬 수 있는 예술이어야 한다. 이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작가들처럼 예민한 시선으로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것이 과연 오롯한 내 생각과 감정인지, 아니면 무차별적인 공세를 퍼붓는 피상적 이미지와 정보들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서울시립미술관,  6월1일~10월25일까지, 안내: 02-2124-5248

 

 

전수희 기자 rhsls6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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