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꿈을 먹고 산다

2023.08.04 11:09:09

힘든 일을 감수하고 즐긴다면 비로소 꿈은 이루어져
[산사에서 띄우는 편지 9]

[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내가 허약한 가설 위에 지어 올렸던 환상의 성은 눈 깜짝할 사이에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그 후에는 무감각하고 밋밋한 평면이 덩그렇게 남아있을 뿐이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 《상실의 시대》 가운데서-

 

어느 날 내가 기대했던 어느 것 하나가 환상이었음을 깨닫곤 한다.

복권을 사놓고 긴장된 마음으로 추첨 일을 기다렸다가 추첨이 끝나자, 주먹 안에 무참하게 뭉개진 종잇장처럼 그 시간까지 기대했던 꿈도 처절하게 뭉개진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꿈이 어느 때는 그저 생각만으로 지어 올린 가설과 논리들의 군상들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가 다가설 수 없는 여러 색깔의 꿈의 반란을 체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꿈이 없는 삶이란 망막한 사막과 같다.

 

한 여자가 양계장에서 하루 일을 해주고 그 대가로 달걀 한 판을 받았다. 달걀판을 머리에 이고 부픈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그녀는 큰 부자가 될 거라는 꿈을 꾸며 길을 걸었다.

 

“이 달걀을 부화시키면 병아리 30마리가 된다. 30마리 병아리를 다섯 달 동안 잘 키우게 되면 그 닭들이 수많은 알을 낳게 되고, 그 알로 또다시 병아리를 부화시키면 닭은 엄청나게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는 닭장을 늘리고 직원들을 채용하고 판매처를 늘리게 된다. 나는 당연히 돈이 많은 사장이 될 것이고, 주위에 부러움을 사게 될 것이다. 어느 날 시녀를 거느리고, 여왕처럼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나는 무도회에 갈 것이다. 그곳에 가면 당연히 잘생긴 귀공자들이 내게 다가와 춤을 추자고 손을 내밀 것이다. 그러면 난 손을 뿌리치며 '싫어요!. 하고 세차게 고개를 돌려 버려야지.”

 

생각하며 고개를 돌리는 순간 머리에 이고 있던 달걀 바구니가 길바닥에 떨어져 박살이 나고 말았다.

 

꿈은 어느 누가 말을 해도 자유롭다. 그리고 광대무변하다.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꿈은 방대하게 인간 삶 속에 에너지로 작용하고 있다.

 

꿈은 생명이요, 희망의 세계로 건너가는 징검다리다. 우리 생활에 항상 행복과 기쁨을 안겨주는 무전여행의 승차권이다. 어린이들은 꿈이 많아 꿈을 먹고 산다고도 한다. 그러기에 어린 학동들에게 항상 꿈을 가지라고 한다.

 

그렇다고 어른들은 꿈이 없겠는가. 알고 보면 꿈이 훨씬 많을 수 있다. 꿈이 없는 것은 삶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무미건조하다는 것이다. 꿈이 실현 가능성이 있든 없든 누구나 관계치 않는다. 그저 마음껏 펼쳐보는 것이 상수다. 꿈은 자유로워야만 삶이 원만하고 매끄럽다. 꿈이 있으므로 미래가 있고 기대에 찬 오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꿈은 꿈일 뿐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경우도 참으로 많다. 때때로 꿈은 전도몽상(顚倒夢想, 본말이 뒤집힌 헛된 꿈)이 될 수도 있고, 허무한 망상으로 끝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는 잘생긴 배우를 애인으로 삼고 싶은 꿈을 가져보고, 어떤 사람은 주식을 하여 일확천금을 꿈꾸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잘못된 꿈이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도 관여할 수 없는 그 사람만의 꿈의 세계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꿈들은 오래가지 못하고 일시에 무너지거나 사라져버린다. 그렇더라도, 꿈이 하루아침에 무너진다고 하더라도, 포기하거나 두려워해서는 안 될 일이다. 왜냐면, 꿈 그 자체가 생명이고,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고, 활력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꿈을 잃게 되면 멀쩡한 사람이 의욕을 잃고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게 되며 절망의 늪에 빠지는 경우를 우리 주위에서 종종 보아왔다. 생명줄 같은 한 가닥 마지막 꿈마저 상실했을 때는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선택하는 예도 늘 심심치 않게 뉴스에 보도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사회복지나 삶의 구조가 잘못되었다는 것일까’라는 의심도 해본다. 그런데 나라 밖 여행을 자주 즐기는 여행가들의 이야기로는 “여러 나라들을 다 돌아보아도 우리나라같이 살기 좋은 나라가 없다.”라고 말들을 한다. 그런데 왜 살기가 힘들다고 광화문 앞에는 매일과 같이 집단으로 아우성들일까. 그리고 온갖 불평과 이웃 간의 반목과 대립이 날로 심해 가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꿈을 키워 나아갈 수 없다고 외국으로 이민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다. 그 때문인지 마음에 맞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실의에 빠져 방황하거나, 두문불출하는 젊은 사람들을 주위에서 흔하게 보고 산다.

 

그렇지만 반대로 우리나라 소규모 직장이나, 일이 힘든 직종에서는 일할 사람을 구할 수가 없어 외국 노동자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으니, 어떻게 된 일인가? 수많은 외국인이 모르긴 해도 멀리 타국에서 우리나라에 와서 힘든 일을 감수하고 노동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돈벌이가 되고, 그들의 소중한 꿈을 이루기에 적합하다는 증거일 거다.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가 꿈을 이룰 수 없는 삭막한 나라가 아닌 듯싶다.

 

문제는 부정과 비관과 무력함에서 오는 포기이며 나태일 것이다. 그 때문에 꿈의 달성은, 고뇌하고 어렵게 생각한다거나 불가사의한 마력을 지닌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각만 바꾸면 노력에 따라 어느 때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어떤 어려운 꿈이라 할지라도 간절한 마음이 있어야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리고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처럼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도 해야 할 것 같다.

 

한 가지 꿈을 가지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서 힘든 일이라고 해서 피하거나 싫어하지 말고, 그 일을 감수하고 노력하고 즐긴다면 비로소 꿈은 이루어지고 행복 또한 눈앞에 펼쳐질 게 분명하다.

 

성공한 자는 가능성을 가능하게 만드는 과정을 즐긴다. 과정이란 때로는 힘들고 어렵지만, 이를 극복하고 감내했을 때 무한한 성취감을 안겨준다. 감나무 아래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꿈은 도전이다. 도전정신이 약하면 원대한 꿈을 이룰 수 없다. 오늘의 노동이 힘들다고 해서 멈춰버리면 결국 결실의 쾌감을 얻을 수 없다. 오늘 힘든 노동을 즐길 때 삶의 보람은 함께 온다.

 

 

꿈은 삶의 에너지이고, 보람을 창출하는 힘이다. 꿈이 있으므로 미래의 행복으로 이어진다. 말단 직원에서 곧장 사장이 되기란 어렵다. 사장이 되기까지는 여러 단계 직급이 있고 그 계단을 딛고 올라서야 한다. 그리고 많은 시간 학습도 해야 하고 경험도 쌓아야 한다. 그래야만 올바른 사장이 되고 통솔자가 된다.

 

부자가 되는 것도 또한 그렇다. 단박에 큰돈이 들어와 호화롭게 떵떵거리며 산다는 것이 잘 산다고 하겠는가. 물질로는 풍요로울지 모르지만, 속은 텅 비어 알맹이가 없는 허망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들이 어떻게 인생의 참맛을 알겠는가. 그저 일확천금이나,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으로 부자가 되겠다는 꿈은 삶의 값어치를 포기하는 졸장부의 기형적인 형태이다. 부자가 되기 위한 꿈을 가진다면 무엇보다 검소한 생활과 남보다 두 배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대 회장이었던 정주영이나 미국의 철의 황제 앤드루 카네기 등 세계 으뜸 부자들의 지난 삶을 비춰 보면, 그들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 말단에서부터 수많은 역경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이었다.

 

영국의 유명한 질적 공리주의자인 존 스튜어트 밀은 “배부른 돼지보다는 고뇌하는 인간이 되겠다”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빌려 정신적 쾌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이 말은 오늘날 명분보다 실리를 좇는 이들을 일컫는 표현으로 통용되고 있다. 진실 내가 피나는 노력으로 달성한 부야말로 어느 것에도 견줄 수 없는 값진 부자라 하겠다.

 

배부르다는 것과 만족스럽다는 것은 배고픈 것과 불만족스러운 것보다 양적으로 더 큰 행복을 뜻하는 것이고, 인간과 소크라테스는 돼지보다 질적으로 더 큰 행복을 누린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 가지 꿈을 실천하는 데는 많은 생각과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험과 실천이 밑바탕이 된다는 것 또한 당연한 사실이다. 그렇지 않고는 세상살이가 전도몽상이 될 수도 있고, 일장춘몽이 될 수도 있다.

 

꿈은 교만해서도 안 되고, 자만해서도 안 되고 허황되어서도 안 된다. 아름다운 꿈의 실천을 위해서는 성실한 마음과 노력과 간절한 기도가 응축된다면 꿈은 절대 빗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 같다.

 

2002년 붉은 악마들이 외친 “꿈은 이루어진다”의 함성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나의 소중한 꿈의 실현을 위하여 꿈에 대한 명언들을 새겨보자.

 

   미래는 꿈의 아름다움을 믿는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 엘리노어 루즈벨트 한마디 -

 

   나는 밤에 꿈을 꾸지 않는다.

   나는 하루 종일 꿈을 꾼다.

   나는 생계를 위해 꿈을 꾼다.

                   - 스티븐 스필버그 한마디 -

 

   꿈을 이루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유일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 파울로 코엘류 한마디 -

 

   꿈을 계속 간직하고 있으면 반드시 실현할 때가 온다.

                                               - 괴테 -

 

   계획 없는 목표는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꿈이 실현되지 않는 원인은

   그 바람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바람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 다케우치 히토시 -

 

   꿈을 기록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던 적은 없다.

   꿈을 실현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 만 레이 -

 

 

일취스님(철학박사) cleanmind3007@daum.net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