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최병구)은 깊어 가는 가을, 혼인의 계절을 맞아 광복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서울시민의 혼인문화 변천을 이야기하는「서울 가족 삼대의 결혼이야기」 기획전시를 11월 8일(금)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서울생활사박물관에서 연다. 서울생활사박물관은 서울역사박물관의 분관으로, 서울 동북권역의 대표 문화기관이며, 광복 이후부터 현재까지 평범한 서울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재미있게 보여주는 박물관이다. 해마다 상ㆍ하반기에 서울 사람들의 기억과 감성을 담은 다양한 생활사 주제의 기획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1888년 정동교회에서 아펜젤러 선교사의 주례로 처음 신식 혼례식이 치러진 이후, 지금, 이 순간에도 전통과 외래 요소가 결합하여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서울시민의 혼인문화를 소개한다. 전시는 2023년 서울생활사조사연구 『서울시민의 결혼문화』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기획하였으며, <1부. 만남에서 결혼 준비까지 : 인생의 동반자를 찾아서>, <2부. 결혼식 : 인생 최고의 이벤트>, <3부. 새로운 출발 : 꿈에서 현실로>의 세 부분으로 구성하였다.
<1부. 만남에서 결혼 준비까지 : 인생의 동반자를 찾아서>에서는 서울 사람들이 배우자를 만나는 방법과 혼인 날짜를 정하기, 예물과 예단, 혼수를 준비하는 과정, 경제 발전 과정에서 결혼 관련 산업의 발달 등을 관련 유물과 사진 자료, 영상으로 소개한다. 중매혼인에서 연애혼인으로, 약혼식에서 상견례로 등의 시대별 혼인 준비 과정 변화를 살펴보고, 실제로 서울시민들이 혼수와 예물, 예단으로 준비했던 요강, 이불, 재봉틀, 시계, 반지, 함 등 유물을 전시한다. 아울러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함진아비와 함 들이기 영상 보며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2부. 결혼식 : 인생 최고의 이벤트>에서는 혼례식 장소와 모습의 변화, 답례품과 피로연의 변화 등을 시대별로 살펴본다. 과거 엄숙했던 혼례식에서, 이제는 나만의 축제로 혼례식을 즐기는 요즘 서울시민의 이야기를 영상과 관련 자료로 만날 수 있다. 1990년대 혼례식 비디오 영상과 2020년대 혼례식 브이로그 영상(자신의 일상을 직접 찍은 동영상 콘텐츠)을 통해 신랑ㆍ신부 입장, 주례사, 폐백 등 혼례식 모습의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관람객들이 능동적으로 전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태극기가 걸린 1950년대 혼례식장과 꽃으로 장식된 현재의 신부대기실을 꾸며 사진마당을 마련하였다.
<3부. 새로운 출발 : 꿈에서 현실로>에서는 지금은 모두 당연하게 여기는 신혼여행을 서울시민들은 언제부터 어디로 떠났는지 시대별 신혼여행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신혼여행 뒤 부모님을 떠나 새로운 가정을 꾸리며 서로 의지하는 ‘부부’로 거듭나는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택시 타고 남산을 드라이브했던 조부모님 세대, 당시 최고의 신혼여행지인 제주도에서 택시 기사의 지휘 아래 모두 똑같은 포즈를 취하고 기념사진을 찍던 부모님 세대, 혼례 준비로 쌓인 피로를 풀며 추억을 쌓는 요즘 세대의 신혼여행 모습을 관련 사진과 영상, 유물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최병구 관장은 “평범한 서울 사람들의 혼례 준비 과정과 혼례식 당일 모습, 그리고 혼례식 이후의 이야기로 꾸며진 이번 전시를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하며, 서로의 혼례식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8일부터 2025년 3월 30일까지 서울생활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평일과 주말 모두 아침 9시에서 저녁 6시까지며, 공휴일을 뺀 월요일은 쉰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생활사박물관 누리집(https://museum.seoul.go.kr/sulm/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문의 : 02-3399-2900)
참고로 사람들은 ‘혼례’라는 말보다는 ‘결혼’이라는 말에 익숙하다. 그런데 혼인은 '장가간다'와 '시집간다'라는 뜻이 다 들어있지만, 결혼이라는 말에는 '장가간다'라는 뜻만 들어있다. 따라서 결혼보다는 혼인이라는 말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