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째 이어오고 있는 한일미술교류전, 안산서 개막

  • 등록 2025.11.04 11: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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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 이어 안산 갤러리SUN에서 어제 개막식 가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3일) 저녁 5시, 안산에 있는 ‘갤러리SUN’에서는 아주 특별한 미술전시회 개막식이 있었다. <2025년 제23회 한일미술교류전(아래 ‘한일교류전’)> 행사로 한국과 일본 작가의 작품 76점이 선보였다. 올해로 23년째 이어지고 있는 한일교류전은 1차로(10.10-18) 일본 오사카한국문화원에서 열렸으며 이번 안산 전시회는 2차 전시회로 어제(3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전시장과 집이 멀어 일찌감치 출발한 덕에 5시 개막 30분 전에 도착하여 여유를 가지고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이번 전시작품은 한일 사이 중진급 작가들과 젊은 작가, 재일동포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유화, 수채화, 조각, 유리, 칠보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사실 이번 한일교류전 취재를 하게 된 계기는 2003년부터 한일교류전을 총감독해 온 재일동포 김석출(76) 화백의 방한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김석출 화백은 올해 광복 80년을 맞이하여 유관순 열사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고자 충남 천안에서 열린 <재일동포 김석출 화백 유관순 열사 그림 특별전시회>(9.17-23)를 열었고, 작품 32점을 유관순열사기념관에 기증한 바 있다.

 

미술에 문외한인 기자로서는 으레 미술품 전시라고 하면 ‘인사동’을 떠올렸기에 한일교류전이 열리는 안산까지 찾아간다는 것이 쉬운 발걸음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한일교류 전시회라면 도심 한복판의 갤러리려니 생각했는데 뜻밖에 안산의 갤러리는 주택가에 있는 작고 아담한 곳이었다. 오사카에서의 1차 전시회 장면을 보니 널찍한 벽면에 작품 하나씩 걸려있었고, 은은한 조명을 받고 있는데 견주어 안산 갤러리에는 한 벽면에 두 작품씩 걸려있어 다소 안쓰러운(?)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곧 시작된 개막식을 통해 나의 그런 ‘외형적인 전시 공간 타령’이 얼마나 부끄러운 생각인지 깨닫게 되었다.

 

 

 

“예술은 언제나 타인을 향한 마음의 열림에서 시작됩니다. 서로 다른 언어, 다른 문화, 다른 표현방식 속에서도 우리가 꾸준히 함께 전시를 만들어온 까닭은 단순한 협업을 넘은 신뢰와 공감의 관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관계 안에는 눈빛 하나로 통하는 동료에 작업을 향한 진지한 토론, 때로는 말없이 건넨 미소와 같은 작은 진심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는 개막식 사회를 본 김용호 화백(문화예술단체 ‘심심하지않은학교’ 대표)의 인사말이다. ‘예술이란 타인에 대한 열린 마음과 공감 관계’를 갖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지 ‘크고 화려한 장소’에 있지 않은 것임에랴. 순간 인사동을 떠올린 자신이 부끄러웠다. 미술 개막식 행사 등에는 별반 참석한 적이 없었기에 내심 참석 인사들의 ‘장황한 인사말’ 등이 걱정되었으나 오히려 한일 사이 우정을 나누고 확인하는 시간이 되어 흡족했다.

 

이번 한일교류전에 일본에서 참가한 작가는 다마노 세이조, 이시다 세이시, 사코하타 가즈오 등의 원로 작가와 김석출, 홍성익 등 재일동포 작가 28명이었고, 한국에서는 김령, 김순선, 신영진, 이성주 등 중진 작가와 젊은 작가들을 포함한 48명이 참가하였다.

 

김용호 대표의 정감 어린 사회로 시작된 개막식에서는 참석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야말로 한일 사이 ‘우정의 무대’를 꾸린 느낌이었다. 특히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참여하여 “한일교류전을 23년째 이어오고 있는 한일 작가분들의 열정과 예술에 대한 사랑에 존경과 찬사를 보내며 앞으로도 한일 사이 우정을 돈독히 쌓아가길 바란다.”라는 간략하면서도 뜻깊은 환영의 인사말이 장내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이어서 재일동포 김석출 화백도 축사에서 “한일교류전이 어느새 23회를 맞이하여 기쁘다. 이처럼 오랫동안 예술을 통해 한일 사이 문화교류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참여 작가들의 불타는 예술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참여 작가들을 격려했다.

 

딱딱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열린 <2025년 제23회 한일미술교류전> 개막식을 통해 “두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인적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무엇보다 기쁘다. 예술의 힘은 작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함께 어울려 서로의 우정을 나누는 것 역시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나누며 참석자들과 가진 친선의 시간은 기자에게도 ‘무한공감’을 느낀 순간이었다.

 

특히 올해는 한일수교 60돌을 맞이하는 해다.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의 작가들이 예술교류를 하면서 서로의 작품과 우정을 나누는 작업이 더욱더 발전되길 기원해 본다.

 

 

 

<2025년 제23회 한일미술교류전> 안내

때: 2025년 11월 3일-16일

곳: 안산시 상록구 본원로 93 <갤러리 SUN>

문의: 백경주 사무국장 010-6275-0895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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