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서울 종묘 주변에 초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허용된 것에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과 국가문화유산청 허민 청장이 나란히 세계문화유산 서울 종묘를 찾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막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종묘 세운4구역 관련해서 입장발표문을 통해 “종묘는 대한민국 정부가 1995년 첫 등재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며, 500년 넘게 이어오는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이 정기적으로 이어지는 공간으로 살아있는 유산입니다. 하지만, 이 종묘가 지금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종묘 앞에 세워질 종로타워 수준 높이의 건물들은 서울 내 조선왕실 유산들이 수백 년 동안 유지해 온 역사문화경관과 종합적 값어치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것입니다. 국가유산청은 정부의 지원 아래 주어진 권한 아래 세계유산법 개정 등 모든 방법을 세워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를 지키고, 종묘가 가진 값어치가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전승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이 사안은 단순히 높이냐, 그늘이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초고층 건물들이 세계유산 종묘를 에워싼 채 발밑에 두고 내려다보는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미래세대에게 전 세계인이 함께 누리는 세계유산을 물려줄 것인가, 아니면 콘크리트 빌딩들을 물려줄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최휘영 장관은 “그늘이 안 생기면 된다고 하나요? 아니, 하늘을 가리는데 무슨 말씀입니까? 이것이 바로 60, 70년대식 마구잡이 난개발 행정 아닙니까?"라고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개발이 추진되는 건너편, 종묘가 내려다보이는 세운상가 위에서 "지방정부의 사업을 일방적으로 깎아내리는 모습에 강한 유감을 표합니다. 낙후된 도심을 재개발하며, 종묘의 값어치가 더 돋보이도록 녹지 축을 조성하겠다라는 뜻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조선시대, ‘우사직 좌종묘(右社稷左宗廟)’가 나라의 뿌리와 줄기였다
《주례(周禮)》와 《예기(禮記)》에 보면 ‘우사직 좌종묘(右社稷左宗廟)’라 하고, <제의(祭儀)>에는 ‘좌묘우사(左廟右社)’라 하여, 임금이 도성을 건설할 때 궁궐 왼쪽엔 종묘를, 오른쪽엔 사직단을 세워야 했다. 다시 말하면 종묘와 사직단은 나라의 뿌리와 줄기였다. 물론 이제 조선 왕조는 막을 내렸다. 하지만, 역사가 없는 나라와 겨레는 있을 수 없다. 우리의 근본이 고조선이며, 고구려ㆍ백제ㆍ신라며, 고려고 조선이었던 것이다. 이런 바탕 아래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최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부정하고 "광복은 연합국의 선물"이라고 해서 큰 물의를 빚었다. 그런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종묘 앞 세운4구역에 142m 이상의 건물도 세울 수 있도록 재개발 계획을 변경한 것 역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이은 배달겨레의 주체성을 잊은 망발이란 생각이다.
우리는 자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 유행으로 세계 문화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누리고 있다. 영국의 축구 영웅 데이비드 베컴의 기사 작위 수여식에 왕실 악단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가 '골든'을 현악으로 연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무슬림 맘다니의 당선으로, 파란을 일으킨 뉴욕시장 선거에서 "투표해! 투표해! 우리의 목소리로~ <영원히 깨질 수 없는…>"라고 뉴욕 게이 합창단이 우리말로 불러 누리소통망에 올린 투표 독려 노래 역시 '골든'이었다는 MBC 보도도 있었다.
'문화강국'의 자부심을 무너뜨리지 말라
그런데도 많은 정치인의 현주소는 배달겨레의 정신을 깡그리 잊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정치인은 이제 국민의 선택에서 밀려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동시에, '문화강국'의 자부심이 무너지는 이런 계획 곧 우리의 빛나는 문화우산을 짓밟는 60, 70년대식 마구잡이 난개발은 반드시 막아야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