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송이구름

  • 등록 2025.11.13 12: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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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핀 꽃송이? 송이구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우리가 '새털구름'이나 '비늘구름'처럼 하늘 높은 곳에 뜬 엷은 구름을 바라볼 때, 그 구름을 이루는 작은 조각조각의 모양을 눈여겨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떨 때는 물결 같고 어떨 때는 비늘 같지만, 또 어떨 때는 마치 하얀 솜을 조금씩 뜯어 흩어놓은 듯, 또 작은 꽃송이나 풀씨가 뭉쳐 날아다니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바로 이처럼 앙증맞고 귀여운 구름의 모양을 가리키는, '송이구름'입니다. '송이구름'은 그 이름에서 '꽃 한 송이', '버섯 한 송이' 할 때의 그 '송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주 커다란 덩어리가 아니라, 작고 오밀조밀하게 뭉쳐 있는 모양새를 가리키는 말이지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송이구름'을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작은 꽃술 또는 잡풀 같은 모양을 한 구름 덩어리. 주로 권운, 권적운, 고적운 따위에 나타난다.

 

풀이를 살펴보면, '송이구름'은 뭉게구름처럼 하나의 커다란 구름을 뜻하기보다는, 하늘 높은 곳에 뜨는 엷은 구름들(새털구름, 비늘구름, 높쌘구름 따위)을 이루는 작은 덩어리들의 '모양'을 가리키는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모양이 꼭 작은 꽃술이 뭉친 것 같기도 하고, 솜털이나 잡풀이 흩어진 것 같기도 한, 그런 오밀조밀한 구름 조각을 바로 '송이구름'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우리가 앞서 이야기 나눈 '구름송이'라는 말이 떠오르시는 분이 계실까요? '구름송이'가 '구름의 덩어리나 조각' 그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라면, '송이구름'은 그 조각의 모양이 '꽃술'이나 '잡풀'처럼 생겼다는 데에 조금 더 마음을 둔 이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늘구름'이나 '양떼구름'이 하늘에 펼쳐져 있을 때, 그 구름을 이루는 하나하나의 작은 구름 조각을 보며 "저기 '구름송이'가 참 예쁘다" 하고 말할 수도 있고, 그 앙증맞은 모양새를 보며 "하늘에 '송이구름'이 피었네" 하고 말할 수도 있는 셈이지요. 참으로 살가운 우리 토박이말의 쓰임새라고 생각합니다.

 

'송이구름'은 주로 하늘 높은 곳의 엷은 구름을 가리킬 때 그 멋을 더해줍니다.  나날살이에서 이렇게 써 보시기 바랍니다.

저기 '비늘구름' 좀 봐. 꼭 하얀 송이구름이 촘촘히 모여서 만들어진 것 같아.

파란 하늘에 붓끝으로 하얀 물감을 톡톡 찍어서 앙증맞은 송이구름을 그려 넣었어요.

바람에 날리는 민들레 꽃씨처럼, 하늘에 송이구름이 가득 피었네요.

 

'송이구름'이라고 하면 마치 하늘에 작은 꽃이 피어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늘 가장 높은 곳에 떠서 바람의 결을 따라 흩어지는 작은 구름 조각조차 그냥  지나치지 않고, '송이구름'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따뜻한 눈길이 참 곱게 느껴집니다.

 

오늘도 제가 있는 곳의 하늘은 구름이 많습니다. 하늘에 뜬 구름 조각들 가운데 앙증맞은 '송이구름'을 찾아보고 있으면 아이들에게 "하늘에 작은 꽃술같은 구름이 있지요? 저게 '송이구름'이랍니다." 하고 알려주어야겠습니다.

 

이창수 기자 baedalmaljig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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