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산을 넘지 못하고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한다.”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 지리학의 개념을 잘 보여주는데 1769년 신경준이 펴낸 <산경표(山經表)>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잘 나타나며,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에 이르는 1개 대간(백두대간)과 1개 정간 및 13개 정맥 체계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리시간에 배운 산맥은 이와는 다릅니다. 산맥은 땅속의 지질구조에 근거하여 땅 위의 산들을 나누었기 때문에 산맥은 도중에 강과 바다에 의해 끊기고, 실제 땅모양과 맞지 않습니다. 이 산맥이라는 말은 1903년 일본인 지리학자 고토 분지로가 조선의 지질을 연구하여 ‘한반도의 지질구조도’라는 것을 발표한 데서 나온 것입니다. 또 이 것은 조선의 땅 속에 묻힌 지하자원을 강탈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일본인의 망언이 극에 달한 지금 새삼 상기할 이야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