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권영훈 교수] 신문을 펼쳐보니 영부인이 청와대 이사하는 순간 살아서 나갈까 걱정했다고 회고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 관사에서 쫓겨난 이승만 박사와 그 경내에서 죽은 이기붕 일가, 박정희 대통령 부부의 운명을 떠올리면서 흉가에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어 과연 우리는 살아나갈 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분명한 흉가는 청와대가 틀림없는가?
어느 길에 수레가 지나갈 때 백이면 백 모두 넘어지는 곳이 있다면 아마도 그 길은 누가 지나가도 넘어지리라. 남이 망하는 길을 따라가지 마라. 그대라고 예외일 순 없다. 남의 훌륭한 선행을 나의 스승으로 삼아라. 그것이 지혜다.
▲ "단 참외에 쓴 꼭지가 있고, 맛 좋은 대추나무에 가시가 있음을 명심하라 /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
장자의 친구가 제후를 유세하고 크게 부자가 되어 돌아와서는 장자에게 거드름을 피웠다.
“나는 궁벽한 시골에서 잘난 척 떠드는 너와는 다르다. 한 번 제후를 만나니 이와 같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인물이 되었다.”
그러자 장자는 이렇게 응수했다.
“내가 들으니 진나라 임금은 종기를 빨아 낫게 해주면 비단을 수레에 한 채나 채워주고, 치질을 낫게 해주면 비단을 두 수레 준다고 들었는데, 너는 도대체 종기를 얼마나 빨았기에 그토록 냄새가 나는가?”
이 말은 힘 있는 자 앞에 얼마나 비굴하게 입방귀를 뀌었으면 그렇게 출세했느냐는 것이다. 권력이 좋으나 권력 때문에 죽은 놈이 반, 산 놈이 반이다. 색(色)이 좋으나 색(色) 때문에 신세 망친 놈도 무수히 많으니, 세상만사 부귀영화 그러하지 않은 것이 별로 없다.
하늘이 더 없이 높아도 고개를 숙여야 하고, 땅은 지극히 두터우나 조심조심 걸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단 참외에 쓴 꼭지가 있고, 맛 좋은 대추나무에 가시가 있음을 명심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