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얼레빗 = 최미현 기자]
쟁반 가운데에 놓인 일찍 익은 감(홍시)이 곱게도 보이는구나.
유자가 아니라 해도 품어 가지고 갈 마음이 있지만
감을 품어가도 반가워 해 줄 부모님이 안 계시니 그것이 서럽구나 -박인로-
‘早紅枾歌(조홍시가)'라 이르는 이 노래는, 지은이가 선조 34년 9월에 평생 친구인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을 찾아가 감을 대접 받았을 때, 중국 후한시대 육적의 회귤(懷橘) 고사(故事)를 생각하고 돌아가신 어버이를 슬퍼하여 지은 효도의 노래이다.
조선 중기의 문신인 한음 이덕형(1561∼1613) 선생은 반가운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홍시를 내놓곤 했다. 선생은 선조 13년(1580) 문과에 급제한 뒤 승무원에 보직되고, 이어 선조 25년(1592) 예조참판에 올라 대제학을 겸임하였다.
그 후 병조판서, 우의정, 좌의정까지 올랐으며 1608년 광해군이 즉위하자 영의정으로 추천되었으나 영창대군의 처형을 반대하다 직위를 박탈당하여 양근에서 은거하다 생을 마쳤다. 글씨에도 뛰어나 저서로 『한음문고』를 남겼으며, 현재 포천의 용연서원, 상주의 근암서원 등에서 그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고 있다.
한음 이덕형 선생의 영정은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98호로 지정되어 현재 당진군 송악읍 금곡리 산50번지 ‘한음영당’에 보존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