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광국사탑, 5년간 보존처리 마치고 본래의 모습 되찾아

2021.01.20 11:34:29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처리 과정과 연구성과 담은 보고서 펴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정소영)는 2016년부터 5년여에 걸친 지광국사탑 보존처리를 끝냈다. 또한, 최근 연구 결과를 담은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보존‧복원Ⅲ》 보고서를 펴내 누리집에 공개했으며, 지광국사탑 관련 문화재 정보와 보존처리 관련 내용을 웹툰으로 만들어 국민에게 온라인 공개하기로 했다.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국보 제101호)은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터에 세워졌던 고려시대 국사(國師) 해린(海麟, 984~1070)의 승탑으로, 독특한 구조와 화려한 조각, 뛰어난 장엄장식으로 역대 가장 개성 있고 화려한 승탑으로 꼽힌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인 1912년 일본 오사카로 반출되는 등 십여 차례 옮겨 세움과 한국전쟁 중 폭격을 받아 파손되었던 역사적 고난과 아픔을 겪은 바 있다.

* 국사(國師): 신라ㆍ고려 시대에 있었던 승려의 최고법계

* 승탑(僧塔):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묘탑.

* 장엄장식: 석탑을 아름답고 엄숙하게 꾸미기 위해 장식된 문양

 

지광국사탑은 그간 두 차례 있었던 정기조사(2005년, 2010년)와 특별 종합점검(2014년), 정밀안전진단(2015년) 결과, 다수의 갈라짐과 모르타르(mortar)로 복원된 부위에서의 손상이 확인되었다. 게다가 모르타르로 복원된 옥개석(屋蓋石, 지붕돌)과 상륜부는 구조적 불안정까지 더해져 추가 훼손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마침내 2015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전면 해체해 보존처리를 하는 것이 결정된 바 있다.

* 모르타르(mortar) : 1957년 시멘트와 철근 등을 사용하여 복원한 부분을 지칭함

 

이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2016년 석탑을 완전 해체하고 지금까지 보존처리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해체 부재들을 일일이 기록했으며, 모르타르는 걷어냈다. 결실되어 없어진 부재에 대해서는 신석재로 새로 제작했고, 파손부재들은 붙였다.

 

부득이 새로 구해야 하는 신석재들은 산지(産地)를 과학적으로 추정하여 가능하면 그 산지에서 구하고자 했다. 전국의 주요 산지를 조사한 결과, 신석재들은 지광국사탑이 있던 원주에서 채석됐으며, 탑이 조성될 당시에 쓰인 석재와 가장 비슷한 재질로 구했다. 또한, 유리건판과 실측도면 등을 바탕으로 도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여 결실부분의 도상을 복원하였고, 전통기술과 도구를 사용하여 가공하고 접합하였다. 이밖에도 추후 탑이 복원될 때 사용될 무기질 결합재 연구 등에서도 학문적 성과를 도출해냈다.

* 복원 석재: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 귀래리 석산에서 채석함

* 도상 연구: 일제강점기의 유리건판과 실측도면 등을 참고하여 복원하는 부분의 도상을 연구함

* 무기질 결합재: 산화마그네슘 인산염 기반 모르타르로 백화현상 등이 발생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원주 현장에서 복원할 때 부재 사이 빈 곳을 채우기 위한 용도로 쓸 예정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보존처리를 통해 전체 29개 부재 가운데 19개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신석재를 썼으며, 옥개석과 앙화, 보륜 등 상륜부 부재는 절반 정도를 신석재로 복원하여 구조적 안정성도 확보하였다. 또한, 탑신석 사리공에서 발견된 옥개석 파손부재 조각과 법천사지에서 발굴된 하층 기단갑석 조각을 과학적 조사와 고증을 거쳐 원래 위치에 복원하였고, 1957년 수리 당시 잘못 복원된 옥개석의 방위와 추녀 위치를 바로잡는 등 과학적ㆍ인문학적 융복합 연구를 통해 지광국사탑의 잃어버렸던 본래의 모습을 최대한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 앙화(仰花): 탑의 복발(伏鉢) 위에 꽃잎을 위로 향하여 벌려놓은 모양으로 조각한 것

* 보륜(寶輪): 탑의 상륜부에 들어가는 원형 모양의 부재

 

이번에 발간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보존‧복원Ⅲ》 보고서에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된 사업내용과 연구, 복원 과정을 상세히 담았다. 가장 비슷한 재질의 신석재를 원주에서 찾아 이를 탑에 끼워 넣는 과정, 장엄 조각과 무늬에 관한 연구, 특허기술을 활용해 파손부위에 대한 구조보강 과정 등도 꼼꼼하게 담았다. 보고서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http://www.nrich.go.kr,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도 공개하여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이후 지광국사탑의 이전 복원에 대해서는 문화재청과 원주시가 긴밀히 협의해 문화재가 잘 보존될 방안을 찾을 예정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이번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의 보존처리 완료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석조문화재의 원형보존과 과학적 보존처리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다.

 

한성훈 기자 sol119@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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