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서울경찰청과 공조하여 2006년 전남 장성군 필암서원에서 도둑맞은 전남유형문화재 제216호 ‘장성필암서원하서유묵목판일괄(56판)’ 중 묵죽도판(墨竹圖板) 3점을 포함한 모두 34점의 도난문화재를 회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도난문화재 관련 첩보를 2019년 7월 입수하여, 문화재매매업자와 문화재사범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지속해서 수행하였고, 끈질긴 수사 끝에 도난문화재를 2019년 1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3회에 걸쳐 회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 문화재 사범: 문화재 안전관리를 위태롭게 하거나 침해하는 범죄, 또는 그러한 자
이번에 회수한 문화재 중가운데 전남유형문화재 제216호 ‘장성필암서원하서유묵목판일괄’은 필암서원 내 경장각에 보관되던 것으로 조선 중기 인종이 하서 김인후(1510~1560)에게 하사한 3점이다. 선조 1년(1568)과 영조 46년(1770)에 새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군(인종)과 신(김인후)의 이상적인 관계를 널리 알린다는 뜻으로 새긴 것이다. 하서 김인후의 초서체 글씨는 당시 성리학자들 사이에 전형적인 글씨로 모범이 되었고, 묵죽도판을 통해 판각의 변천양식과 조선사회 생활방식을 파악할 수 있어 문화재적 값어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 초서체(草書體): 필획을 가장 흘려 쓴 서체로 획과 획의 생략이 심함
특히, 필암서원이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이번에 회수한 문화재를 전시나 교육에 활용할 경우, 필암서원의 값어치를 보다 높일 수 있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나라 밖에도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함께 회수된 문화재 중 전북유형문화재 제14호 ‘선운사석씨원류’는 석가의 일대기와 불법(佛法)을 글과 그림으로 제작한 목판으로 조선시대 삽화 가운데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1910~20년대 사이 지어진 보은 우당고택(국가민속문화재 제134호) 내 ‘무량수각 현판’도 회수하였다. 이들 문화재도 앞으로 제자리를 찾게 되면 해당 문화재가 보존된 장소의 값어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