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은 사라지고 5층전탑만 외롭구나

2021.02.09 11:29:27

안동시 운흥동 법림사터 5층전탑 보물 제56호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법림사터(法林寺址)는 ”안동기차역 동쪽에 위치한다. 사찰의 창건과 폐사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신증동국흥지승람(新增東國興地勝覽)》 권24, 경상도안동대호부(慶尙道安東大都護府) 불우(佛宇) 조(條)에 ’성 남쪽에 있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경상도속찬지리지(慶尙道續撰地理誌)에는 ’선종에 속한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영가지(永嘉誌)》 권6에, 지금은 다만 3칸만 남아있다“ 고 기록한 《한국사지총람》를 들고 2월 5일 토요일, 안동역을 찾았다.

 

법림사터 5층전탑은 가수 진성의 ’안동역에서‘ 노래비가 서있는 안동역 동쪽 끝자락에 있는데 탑이 높아 관심만 가진다면 큰길가에서도 쉽게 눈에 띄었다. 그러나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 자리에 천년 묵은 절터가 있으리란 생각은 쉽게 하지 못할 것이다. 기자 역시 안동에 여러 번 갔지만 안동역 가까이에 ’남북국시대(통일신라, 676~935)의 절인 법림사가 있었고 거기에 5층전탑과 당간지주‘가 있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5층전탑은 큰 대로변 안쪽에 있었는데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건물과 차량 10여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 끝 빈터에 포위된 채 외로운 모습으로 서있었다. 석탑은 흔해도 전탑(塼塔, 점토를 벽돌처럼 구워 만든 탑)은 귀한 지라 눈앞에 오롯이 서있는 5층전탑이 색달라보였다. 《영가지(永嘉誌)》에 7층이었다고 하나 눈앞의 전탑은 5층이다. 이 전탑은 선조 31년(1598) 명나라 장군이 훼손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때문에 조선후기에 탑을 개축할 때 5층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게 7층전탑은 5층으로 두개 층이 사라졌고 그나마도 한국전쟁때 탑의 일부가 파손되어 1962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천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절도 탑도 부서지고 복원되길 몇 차례 거듭한 끝에 지금의 모습으로 남아있다니 그저 감개무량할뿐이다.

 

현재 탑 높이는 8.35미터로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결코 작은 크기가 아니다. 어른 키 몇 배나 되는 높이니 말이다. 처음 완공할 때의 7층 높이 탑이 남아 있다면 그 위풍당당한 모습은 지척에 있는 법흥사터 7층전탑(국보 제16호)에 버금가는 모습이었으리라. 법림사의 7층전탑(현재는 5층)과 법흥사의 7층전탑이 세워져 있던 이 일대는 그 옛날 대규모의 사찰림(寺刹林)으로 하나의 원을 그리고 있었을지  모른다. 웅장한 탑의 높이만큼이나 절의 규모도 적지 않았을 듯하지만 천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운흥동의 5층전탑과 당간지주 그리고 근처 법흥동에 있는 7층전탑뿐이다.

 

이 두 절 사이에 있는 안동역도 2020년 12월 16일자로 폐쇄되었다. 청량리역으로부터 안동역까지 달리던 중앙선 안동역은 지금 역사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자 재단장중이다. 일제는 1942년 2월 중앙선 철도를 부설할 때 독립운동의 산실인 임청각의 정기를 끊고자 직선코스가 있었음에도 일부러 임청각을 가로지르는 우회 철로를 놓았었다.

 

이제 법림사터에 있는 5층전탑 안내는 ’안동기차역 동쪽‘이 아니라 ’구 안동역 동쪽‘으로 바로잡아야할 것이다. 안동역이 역사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니 바로 지척에 있는 5층전탑(보물제56호,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00호)의 안내라도 제대로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최우성 작가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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