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급식센터 비난’ 일본은 국제적 조롱거리

2021.08.03 22:41:23

[맛있는 일본이야기 612]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어에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말이 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말이겠지만 <다음 국어사전>의 뜻을 빌리자면 “지은 죄가 있으면 자연히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는 말”이라고 한다. 일본어에는 이런 말이 없지만 구태여 일본말로 옮겨보면 “悪いことをすると気がとがめて必ずばれてしまう(나쁜 짓을 하면 마음의 가책을 느껴 반드시 들통난다)”라는 정도로 바꿀 수 있겠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그제(2일), 교도통신(共同通信) 보도가 볼썽사나운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 한국선수단이 선수촌에서 제공되는 후쿠시마 산 식재료를 피해 자체 급식센터를 설치했다”라면서 근거없는 피해(風評被害, 후효히가이)를 조장하는 한국선수단의 급식센터에 대해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응해야 한다는 게 골자였다.

 

이러한 교도통신의 뉴스에 대해서는 이미 한국의 언론에서도 “2008년 북경 올림픽 때부터 자체 급식센터를 운영해왔는데 새삼 무슨 소리냐.”라고 반박하는 기사가 나와 있는 상황이다. 문제의 본질은 일본이 후쿠시마산 식재료에 대해 너무 과민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올림픽 참가 선수들은 단순한 관광객들이 아니다. ‘먹는 것이 곧 체력이요, 체력이 곧 메달 색’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잘 먹어야 한다. 잘 먹는다는 것은 평소 자신이 늘 먹던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많은 돈을 들여 개최국에 조리팀을 보내 자국 선수들의 체력을 보강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국 선수들은 김치, 깍두기, 파김치, 오이소박이, 나박김치 등의 각종 김치류에, 불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등의 고기류, 동태탕, 알탕, 매운탕, 우거지탕, 된장찌개 등의 국탕류, 북어찜, 아구찜 등의 찜류, 콩나물무침부터 각종 밑반찬류 등을 평소 먹고 있다. 이러한 푸짐한 식단을 짤 수 있는 것은 고춧가루, 고추장, 된장, 마늘, 참기름, 깨소금 등 각종 양념류를 많이 쓰는 한국 음식의 특성 덕이다.

 

반면, 일본 음식을 보자. 양념이라야 간장과 식초, 설탕, 소금이 전부이다 보니 한국처럼 다양한 상차림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밍밍한 일본 음식을 관광객이 아닌 올림픽 선수들 보고 매 끼니 먹으라는 것은 무리가 아니라 무례다.

 

 

올림픽 규정에 자국의 급식팀이 현지에 와서 뒷바라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개최국의 입장에서 일부지역(후쿠시마산) 식재료를 피하려고 한국이 자체 급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트집을 잡는 것은 어른스럽지 않다. 일본이 한국선수단 급식센터 운영에 무슨 도움을 주었는가? 언론도 이상하다.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식의 보도도 모자라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이 문제를 따져야 한다는 식의 보도를 앞다투어 내고 있다. 이 무슨 결례인가?

 

‘가만있으면 절반은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일본의 언론들이 가만히 있었으면 ‘후쿠시마산 식재료가 그렇게 문제가 많은 것’인지 아무도 눈치 못 챘을 터인데 공연히 한국을 건드려 일파만파 일이 커졌다 그렇게 후쿠시마산 식재료가 자신 있고 문제가 없다면 그 식재료를 ’쓰냐 안 쓰냐‘로 시비를 걸지 않아도 될 일이다.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각국 선수들이 ‘일본음식’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적응 못 한다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에는 관심이 없이 유독 ‘후쿠시마산 식재료’에만 촉각을 세우고 있는 모습은 전 세계인의 조롱거리임을 명백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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