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 기록 ‘나의 만남 이야기’

2021.11.03 11:00:44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 어린이박물관 1층 상설전시 “우리 이제 만나요”(2021. 4. 27 ~ 2023. 3. 12.) 한쪽 벽에는 방문 아이들의 짧은 기록이 빼곡히 붙어있다. 전시에 대한 체험에서 부터 친구에게 보내는 안부까지 그 내용도 다양하다.

 

전래 동화 속 ‘만남’ 이야기를 통해 함께 할 수 있음의 소중함을 느껴보자는 취지의 이 전시 체험공간에서, 아이들은 ‘내가 생각하는 만남은요~’라는 주제로 다양하고 재미난 기록을 남겨 주었다. 그 중 137편을 추려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선보이게 되었다.

 

‘만남’에 대한 아이들의 의견과 소망은 다양하다. ‘친구와의 재미있던 추억’, ‘시골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 ‘만나고 싶은 유명인’, ‘앞으로 만날 첫사랑의 이상형’, 등 아이들의 다채롭고 자유분방한 이야기들이 페이지마다 살아있다. 이를 보고 있노라면, 팍팍한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미소와 공감을 자아내는 아이들의 순수한 바람들이 우리의 삶 속으로 속히 다시 찾아오기를 절로 바라게 된다.

 

 

코로나19를 함께 겪는 아이들이 자기 ‘만남’ 이야기를 들려주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은 마스크 벗은 일상입니다.’(10살 이다인) 라는 한 아이의 글은 ‘갑작스런 만남 상실 시대를 아이들 역시 함께 견뎌내고 있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글 속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대상과의 만남을 이야기한다. ‘만남이란 좋은 것’, ‘만남이란 행복한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만나고 싶은 대상으로는 ‘친구’를 가장 많이 꼽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그 뒤를 이었다. 함께 해서 행복한 대상으로 가족을 꼽았고, 그 중에도 ‘아빠와 엄마’가 가장 많이 등장하였다.

 

아이들이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 중 만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글 들을 보고 있자면, 어른의 힘듬에 버금가는 만남 결핍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 그러나 이내 그 상황 속에서 엿보이는 귀여운 대견함에 미소가 피어나기도 한다.

 

이루어지지 못할까 두렵고, 만날 수 없을 것 같아 불안에 떨다가, 그것이 이루어 졌을 때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8살 김단율)

 

친구랑 놀이터에서 만날 때, 친구랑 유치원에서 만날 때, 유치원 끝나고 엄마랑 만날 때, 아빠 회사 끝나고 만날 때 행복해져요. (7살 윤가은)

 

만난다는 것은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에요. 축하할 일이고요. 우리 모두 많이 만나요~ 코로나가 우리를 막고 있어도 만나야 하고 북한 이산가족도 하루빨리 만나야 해요. (9살 소아란)

 

자신의 의견을 글로 남긴 아동도 있는 반면 다양한 그림으로 스스로의 생각을 표현해 준 아이들도 여럿 있다. 가족끼리 함께 전시관을 방문하여 ‘편하게 손 잡는 날까지♡’라는 글 밑으로 마치 서로 손을 잡은 듯 겹쳐 그린 세 아이의 손 모양 그림은 우리 모두가 지금 진정으로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재차 느끼게 하는 상징적인 작품이다.

 

 고사리 손으로 꼭꼭 눌러 적은 그 ‘만남’을 이제 시작해보자.

 

이제 전 사회적인 비대면 생활을 지나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연습을 시도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그 ‘만남’이 예전 같지는 않겠지만 고사리 손으로 꼭꼭 눌러가며 남긴 글 속 아이들의 바람이 점차 일상으로 돌아오는 듯하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1 ‘우리 이제 만나요’에는 여전히 관람 아동들이 남겨 놓은 ‘만남’에 대한 짧은 글들로 한쪽 벽면이 채워지고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의 첫 단계가 시작되어 어린이박물관 회차별 입장객도 19명에서 50명으로 확대된 만큼 청명한 가을볕도 만끽할 겸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보는 것도 좋겠다. 아이들과 함께 다가올 ‘만남’에 대한 기대를 나눠 볼 기회가 될 것이다.

 

난생 처음 겪는 팬데믹 상황을 어른들 곁에서 잘 참아 내고 있는 우리 어린 친구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이제 아이들에게 이 모든 경험이 친구와, 가족, 주변인들과 힘 모아 견뎌 이겨낸 장한 기억으로만 남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아이들의 글 모음 ‘나의 만남 이야기’는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누리집(www.nfm.go.kr/kids)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금나래 기자 narae@koya-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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