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길을 찾다]6-싸움터, 종살이

2021.11.15 11:30:15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의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책에서 길을 찾다]5-싸움터, 종살이

 

오늘 되새겨 볼 글도 지난 글에 이어서 이극로 님의 '고투사십년' 안에 있는 유열 님의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에 있는 것입니다. 월에서 제 눈에 띄는 말을 가지고 생각해  본 것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해외 생활 이십년 드디어 1929년 정월에 민족적인 사명을 스스로 지시고, 왜족의 눈초리 날카로운 요꼬하마(橫濱) 부두에 내리시어 일로 슬픔 어린 조국 조선으로 들어오셨다. 조선 사람으로서는 처음인 경제학 박사의 영예스러운 학위를 받고, 누가 보아도 몸에 비단을 감고 고향에 돌아오는 성공의 길이언만, 사실에 있어서는 가슴 깊이 조국재건의 경륜을 품으시고 손에는 비수를 들고 싸움터에 들어온 것이었다.


왜족 아래에서 종 살이 열 몇해에 우리의 겨레는 어찌되었나, 거리마다 날뛰는 것은 주구의 무리의 환통이었으니 우리의 참다운 동포의 정상, 그리고 왜족의 말발굽 밑에서 우리의 강산은 어이 되었나? 불 타는 조국애의 심희로 여러달이란 긴 날짜를 걸쳐 우리 동포가 살고 있는 이 강산 골짝 골짝을 샅샅이 자세히 살피시었다.[이극로(2014), 고투사십년, 227쪽.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_유열]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첫째 줄의 '스스로 지시고'와 '눈초리 날카로운'입니다.  '겨레의 짐을 스스로 지셨다는' 무게와 '일본 사람들의 날카로운 눈초리'가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둘째 줄에 '슬픔 어린 조국 조선'이라는 말에서 그야말로 슬픔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을 보고 '맨 처음'이라는 뜻을 가진 토박이말 '꽃등'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넷째 줄에 있는 '싸움터'라는 말을 보고는 '전장(戰場)'이라고 하지 않아서 좋았으며 그 말은 그 때 우리나라의 모습을 참 잘 나타낸 말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다섯째 줄의 '종살이'라는 말을 보고 '노예 생활'이라고 하지 않은 것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겨레가 일본에 종노릇을 하던 일이 떠오르게 했으며 '열 몇해'라는 말을 보면서 아직도 나라를 되찾을 때까지 스무해도 더 남았을 때라고 생각하니 제 마음이 더 무거워졌습니다.  '주구의 무리'라는 말과 '참다운 동포'라는 말에서 우리 쪽에서 나라를 되찾고자 한 사람들은 참다운 겨레 사람들이라고 하고 그와 다른 쪽에 있던 사람들을 사냥개에 빗댐으로써 서로 다른 두 무리를 참 남다르게 나타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일본 사람들의 억누름을 '말발굽'에 빗댄 것도 남다르게 느껴졌으며 '장기간'을 '여러 달이란 긴 날짜를 걸쳐'로 풀어 쓴 것도 참 좋아 보였습니다. '골짝 골짝을 샅샅이 자세히 살피시었다'는 토박이말 '톺아보시었다'라고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54해 들겨울달 열닷새 한날(2021년 11월 15일 월요일) 바람 바람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이극로 #유열 #종살이 #싸움터 #터박이말 #참우리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이창수 기자 baedalmaljigi@gmail.com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