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환경을 살리는 가게 고양시 '산두로 상점'

2021.11.27 11:28:50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운동이란 쓰레기를 제로화 하자는 것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나는 오늘 쓰레기를 얼마나 만들었을까?

내가 가장 오래 쓰고 있는 물건은 뭐더라?

나는 왜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산두로 상점에 들어서면 이런 글귀가 벽면에 붙어 있다. 마치 나에게 하는 질문 같아 순간 가슴이 뜨끔해짐을 느낀다. 그렇다. 우리의 삶은 단 한 순간도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고 살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마트에서 사 온 저녁 찬거리만 해도 모두 포장지에 겹겹이 싸여 있는 것들이라서 장바구니를 풀어 놓으면 한숨부터 나온다. 두부찌개 하나를 끓이려고 해도 플라스틱 두부 용기 속에 포장된 두부를 사야 하는 일부터 양파 한 개도 비닐 압축 포장이다. 거기에 청양고추도 비닐봉지에 들어 있고, 표고버섯이나 대파마저도 비닐포장이다. 어디 먹거리뿐인가?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하려는 주방의 풍경은 어떠한가? 프라스틱 용기에 들어있는 세제며 설거지용 수세미, 행주 등도 천연재료가 아니라서 쓰고 나면 처치 곤란한 쓰레기다.

 

 

 

먹거리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적어도 주방에서 쓰는 물건이라도 천연재료를 사용할 수는 없을까? 하던 차에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운동'을 실천하는 가게를 만났다. 바로 고양시 산두로에 있는 ‘산두로 상점(대표 문소라)’이 그곳이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이란 쓰레기를 0(제로)에 가깝게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한마디로 ‘과도한 포장지를 없애고 플라스틱을 줄이자는 친환경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브라질에서 시작된 제로웨이스트 운동은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뜻의 ‘어택운동’을 통해 표면화된 이래, ‘알맹 상점’이란 이름의 상점 등 전국에 100여 곳의 제로웨이스트숍이 문을 열었다. 고양시의 산두로 상점도 그러한 취지를 살린 가게다.

 

아담한 가게 안에 들어서면 눈에 확 들어오는 물건이 수세미다. 갓구운 마늘빵처럼 길고 꼿꼿한 모습의 천연 수세미의 한 개 값은 4,000원이다. 이 녀석을 아기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잘라 쓴다면 못 해도 6토막은 낼법하다. 또한 대나무 칫솔, 헝겊 마스크, 수세미 컵받침, 각종 천연 솔(브러쉬), 반려동물 비누, 유기농 비누망, 세탁이나 설거지용 천연비누 소프넛(무환자나무 열매) 등등 다양한 생활제품을 포장재 없이 팔고 있다.

 

 

또한 집에서 세제 담을 그릇을 따로 가져와 각종 천연세제 등을 도채우기(리필)로 사 갈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플라스틱 용기를 버리고 새로 사지 않으니 그만큼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도 생활 속에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고체치약, 실리콘 면봉 등 다양한 친환경 아이디어 상품 200여 가지를 갖추고 있다.

 

 

문소라 대표는 “가게를 연 것은 6달 전이며, 평소에 친환경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이 있었고 스스로 오래전부터 장바구니나 통컵(텀블러) 등을 서서 비닐봉투나 종이컵 같은 1회용 쓰레기를 줄이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왔습니다.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 것과 지구환경을 위해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 뜻에서 가게를 찾아 주시는 손님들은 ‘실천가’ 들이라고 봐야지요” 라고 말하면서 “지구환경을 살리는 일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것에서부터 실천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상점을 몇 달 운영하다 보니 수익구조가 열악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지치지 않고 환경문제를 이웃들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라며 웃는다.

 

 

 

매장에서 만난 양인선 씨(화성시 거주, 주부)는 “평소에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은 해봤지만, 차일피일 미루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작은 실천을 더 미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에 참여하기로 맘먹고 이곳에 찾아왔습니다. 귀찮더라도, 가능한 한 지구를 살리는 일에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입니다.”라며 사람들이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게를 둘러보고 있는 사이에도 ‘의식있는(?)’ 손님들이 여러 명 다녀갔다. 작은 물건이지만 알뜰하게 친환경 제품을 고르는 그들의 선택이 미미해 보이지만,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병들어 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가장 확실한 대안이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산두로 상점 안내>

* 곳: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109번길 32, 1층

* 여는 때 : 화~토 12:00~20:00, 일: 14:00~18:00, 월요일은 쉼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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