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인정전 일월오봉도 보존처리 끝

2022.01.19 11:48:29

국립문화재연구소, 병풍틀 배접지에 사용된 시권으로 1840년대 이후 제작품
의궤, 유리건판 자료 등을 토대로 금박 장황 복원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정소영)는 창덕궁 인정전 일월오봉도의 보존처리를 끝내고, 보존처리 과정과 관련 연구 결과를 담은 《창덕궁 인정전 일월오봉도 보존처리》 보고서를 펴냈다.

 

일월오봉도는 해와 달, 그 아래 다섯 봉우리와 소나무 그리고 파도치는 물결이 좌우 대칭을 이루며 영원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조선 왕실에서 임금의 존재와 권위를 나타내고자 임금의 공간에 설치하는 그림이다. 창덕궁 인정전의 일월오봉도는 창덕궁의 정전인 인정전 당가(唐家)의 어좌 뒤에 설치된 4폭 병풍으로, 인정전이 일반 관람객들에게 개방되어 바깥 공기가 들어오는 환경에 노출되면서 일월오봉도의 화면이 터지거나 물감이 들뜨고, 구조를 지탱하는 병풍틀이 틀어지는 등의 손상을 입으면서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2015년 말에 옮겨와 2016년부터 전면 해체 보존처리를 시작해 지난 2021년 말 작업을 마쳤다.

* 당가(唐家): 어좌와 좌탑을 둘러싼 닫집(어좌를 장엄하는 조형물)

 

 

 

해체 과정에서 화면-배접지-1960년대 신문지-시권-병풍틀의 순서로 겹쳐진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1960년대 일월오봉도를 처리할 때는 조선 시대 일월오봉도의 제작 시 사용하였던 기존의 병풍틀을 재사용하여 지금까지 이어져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시권(試券): 조선 시대 과거 시험 답안지

* 배접지(褙接紙): 서화를 지지하고 장황하기 위해 뒷면에 붙이는 종이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전면 해체 뒤 각 재질을 분석해 병풍틀의 수종과 사용된 물감, 배접지, 바탕 화면의 재질 등을 각각 확인했으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보존처리에 적용하였다. 이번 보존처리에서는 기존 병풍틀이 벌레가 먹고 틀어지는 등 구조적인 손상으로 인해 재사용이 불가능해지면서 수종 분석 결과를 토대로 새로 제작했다.

 

이밖에, 《인정전영건도감의궤》와 《인정전중수도감의궤》, 1900년대 초 경복궁 근정전 일월오봉도와 덕수궁 중화전 일월오봉도의 유리건판 사진, 창덕궁 신선원전 일월오봉도 등 문헌과 사진, 유사유물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정전 일월오봉도의 장황을 녹색 구름 무늬 비단에 꽃무늬 금박을 붙이는 등 의궤 속 모습을 재현하였다.

* 장황(粧䌙): 글씨나 그림을 족자ㆍ병풍ㆍ책 등의 형태로 꾸미는 일로 조선시대 때부터의 말이며, ‘표구’는 일본서 들어온 말이다.


 

 

 

 

또한, 고문서 전문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병풍틀의 첫 번째 배접지로 사용된 여러 장의 시권 가운데 모두 27장이 과거 시험 답안과 관련 있는 시권이라는 것을 밝혀내고, 이 중 25장의 시권이 동일한 시험에서의 답안으로 1840년에 시행된 식년감시초시의 낙폭지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선왕실에서 제작한 일월오봉도는 낙폭지를 재활용하여 제작한다는 사실과 제작 연대가 1840년대 이후로 특정할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 식년감시초시(式年監試初試): 조선 시대 3년마다 정기적으로 치러진 과거시험이 식년시이며, 감시초시는 생원시와 진사시를 합하여 부르는 말임

* 낙폭지: 과거에 떨어진 사람의 답안지

 

한편, 이번에 발간한 《창덕궁 인정전 일월오봉도 보존처리》 보고서에는 창덕궁 인정전 일월오봉도에 대한 그동안의 보존처리 과정과 재료 분석 내용, 일월오봉도 병풍의 변형에 관한 미술사적 연구와 장황의 고증, 병풍틀에 배접된 시권의 내용과 의미 등을 상세히 실었다. 보고서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http://www.nrich.go.kr,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도 공개하여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한성훈 기자 sol119@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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