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타고 온 바람난 여인 얼레지꽃

2022.03.31 11:47:27

그리고 노루귀, 생강나무꽃, 진달래
[정운복의 아침시평 105]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주말에 주왕산을 다녀왔습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바위의 열병이 마음을 들뜨게 했지만,

길가에 다소곳이 피어난 얼레지와 노루귀, 생강나무꽃과 성급한 진달래가

봄을 이야기하고 있음이 좋았습니다.

 

 

잎이 얼룩덜룩한 얼레지는 나물로도 유명한 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명지산 연인산 정상부에 끝없이 펼쳐진 얼레지 군락이 유명한데

그 길을 걷다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깊은 산속

산모퉁이의 양지바른 곳에 수줍게 피어난 연분홍 얼레지를 봅니다.

얼레지는 꽃이 땅을 향해있고 꽃잎이 치마를 훌렁 걷어 올린 것처럼 보여

바람난 여인이라는 꽃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부끄러움에 하늘을 쳐다보지 못하니 꽃말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지요.

 

얼레지는 발아하여 성장하다 꽃을 피워 올릴 때까지 무려 7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 어려움을 딛고 피어난 꽃이기에 더욱 반가운지 모르지요.

얼레지는 엘레지와 다릅니다.

엘레지는 슬픔을 노래한 시를 의미하거든요

 

 

여하튼

얼레지라는 명칭이 서구적이어서 멋스럽게 다가올는지는 모르지만

이는 이파리가 얼룩덜룩하여 얼레지라고 이름 붙였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봄입니다.

이제 산야에 푸르름이 지천으로 피어나겠지요.

푸름 속에 연분홍이 멋스러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봄 탓만은 아닐 겁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의도하지도 않았고, 예기치도 않았는데

멋진 풍광이나 아름다운 들꽃을 만나는 호사를 누릴 때가 있습니다.

봄바람 타고 온 바람난 여인

올봄이 다 가기 전에 그 아름다움에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정운복 칼럼니스트 jwb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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