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이 빠진 왕조 중심의 역사

2022.08.19 11:48:35

[정운복의 아침시평 122]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임금은 세종대왕일 것입니다.

세종대제가 아니고 세종대왕인 까닭은

중국은 황제인 데 견줘 변방 국가인 조선은 제후국이라는 관념 때문일 것입니다.

그 이름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대왕(大王)에서 ‘大’ 자를 쓰는 까닭은

유독 우리나라가 큰 것을 사랑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소통령과 중통령은 없어도 나라의 수반은 대통령이고

비교적 작은 땅덩어리를 가진 우리나라 국호도 대한민국입니다.

국호에 크다는 의미가 들어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영국뿐입니다.

 

한강 30여 개의 다리 이름엔 대부분 대자가 들어 있습니다.

성수대교 양화대교 잠실대교 행주대교 마포대교 성산대교 반포대교….

대교가 아닌 것은 광진교 하나뿐인 것만 보아도

무언가 크게 보이고 싶은 심리에서 시작한 이름짓기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은 세자 기간이 짧았던 임금 가운데 하나입니다.

세자 기간이 가장 짧았던 임금은 정종으로 8일이고 세종은 두 달입니다.

(세자 기간이 없었던 6명의 임금은 빼고….)

아이러니하게도 세자 기간이 가장 길었던 임금은 세종의 아들 문종입니다.

그는 무려 29년 동안의 세자생활에 고작 임금은 2년하고 승하하고 말지요.

 

어쩌면 문종은 아들인 단종보다도 덜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는 매우 출중한 외모를 갖고 있었고

인품이 관대하고 후하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학문을 좋아하고 천문학과 수학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고 하지요.

묘호가 문종(文宗)인 것으로 보아도 문치를 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사에 가정이 있을 수 없지만, 문종의 재위 기간이 길었다면

조선 역사에 세종과 더불어 그만한 태평성대도 없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세조와 단종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도 없었을 테고요.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왕조 중심의 역사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 관련 기록들이 왕조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인데요.

그중에서 나라의 바탕을 이루고 역사의 물줄기를 이룬

백성의 역사가 배제된 것이 안타깝습니다.

 

 

어쩌면 단원 김홍도나 혜원 신윤복이 유명해진 이유도

백성의 삶을 화폭에 담았기 때문일 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의 삶도 용산과 여의도 중심이 아니라

나라의 바탕을 이루는 평범한 시민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정운복 칼럼니스트 jwb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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