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르게 바라고, 꿈꾸다

2022.10.29 12:14:45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가’ 셰하이룽 사진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 사진가가 14억 인구대국에서 그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다면, 그는 생존한 채로 이미 하나의 전설이다. 중국 사진가 셰하이룽(解海龙). 중국 사진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진으로 꼽히는 ‘큰 눈’을 찍은 사진가이자,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가’로 뽑힌 인물이다.

 

1980년대 중반, 셰하이룽은 편벽한 지역의 농촌 아이들이 공부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목격하였다. 아이들은 집안 사정이 어렵거나 동네에 학교가 없어 교육을 못 받고 있었다. 학교가 있어도 아이들이 안락하게 교육받을 만한 최소한의 요건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환경을 보면서, 셰하이룽은 강한 사회적 책임감을 느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사진으로 교육과 사회 발전을 추진하는 ‘희망공정(希望工程)’ 프로젝트다. 셰하이룽은 약 20년 동안 농촌 어린이를 중심으로 편벽한 농촌 초등학교의 상태를 기록함으로써, 교육을 넘어 사회의 변화를 이룩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특히 교실 책상 앞에서 공부에 열중한 커다란 눈망울의 소녀 사진 ‘큰 눈’은 희망공정의 상징적인 사진으로 널리 퍼졌다. 대륙의 벽지 구석구석까지 학교를 지어줘야 한다는 공감을 일으켰고, 기나긴 역사 내내 교육에서 소외되었던 여자아이들도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자각을 일깨웠다. 수천수만의 시민들과 양심 있는 여러 인사들이 분분히 희망공정을 지원하였다.

 

한 사진가의 의지에서 시작된 희망공정으로 중국 내에 수많은 학교가 건립될 수 있었고 수천만 명의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현재까지 생겨난 중국의 희망공정 소학교가 무려 19,814개, 희망공정 도서관이 23,490개에 달한다.

 

 

 

 

셰하이룽의 사진들은, ‘사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는 것을 14억 중국인에게 알렸다. 교육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중국의 매체에 장기적으로 금기시되었던 ‘가난과 사회문제를 폭로하는’ 도구로서 사진이 공식적인 자격을 얻게 된 것 또한 커다란 변화로, 중국 사진계와 사진사에서 극히 중요한 뜻을 지니는 까닭이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캐나다.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전시되어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셰하이룽과 그의 희망공정 사진들이 한국에 처음 소개된 것은 2019년 류가헌에서 열린 <중국이 사랑하는 사진가 5인의 흑백사진_ Black & White, CHINA> 전시를 통해서였다. 그때 대표작 ‘큰 눈’을 비롯해 수 점의 사진이 소개된 바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셰하이룽의 희망공정 대표작 40점이 전시된다.

 

 

 

 

셰하이룽 사진전 <갈망ㆍ원몽(渴望ㆍ圆梦, ‘목마르게 바라고 꿈꾸다’라는 뜻) _ 사진으로 교육과 사회 변화를 꿈꾼 ‘희망공정(希望工程)’ 20년의 기록> 전시는 류가헌이 중국 북경에 있는 국제문화유한공사와 함께 기획한 두 번째 ‘한중 교류전’으로, 앞으로도 해마다 양국의 사진가와 사진을 서울과 베이징에서 소개하는 교류전을 지속해갈 예정이다.

 

전시는 11월 1일부터 20일까지, 류가헌 전시1관, 2관에서 열린다. 전시를 위해 소량 입고된 셰하이룽 사진집 《갈망ㆍ원몽(渴望ㆍ圆梦)》도 현장 판매된다.

입장료는 3,000원(자율입장요금)이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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